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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지역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부촌’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그에 걸맞게 아파트값도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같은 서울 지역 아파트 시세 보다도 2배 이상 높다. 덕분에 언제부턴가 ‘강남’이라는 단어는 ‘부촌’을 대신하는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위례나 판교, 동탄 등 신도시 내에서도 땅값 비싼 곳을 일컬어 ‘판교의 강남’, ‘동탄의 강남’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강남 지역 외에도 서울 시내에는 부촌이라 불릴만한 곳이 여럿 존재한다. 성북구 성북동부터 용산구 한남동, 종로구 평창동 등이 대표적이다. 강남 지역을 포함, 이들 지역 대부분은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해 있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가격뿐 아니라 교육·문화 등 인프라부터 이웃의 수준이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땅값만 비싸다고 ‘부촌’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떠한 조건을 충족해야 비로소 ‘부촌’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의 이슈포커스 주제로 ‘부촌(富村)의 조건’을 선정하고 서울·수도권 지역 신흥부촌을 찾아 해당 지역이 부촌으로 거듭난 계기와 그곳에 거주하는 이들의 면면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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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 유은주·길해성 기자]서울 서초구 우면동 우면산 끝자락에 자리한 성촌·형촌마을이 신흥부촌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면동 소재 잿말어린이공원을 기준으로 북쪽이 성촌마을(잿말), 남쪽이 형촌마을(샛말)이다. 이곳은 쾌적한 환경과 입지적 장점 덕분에 유명 인사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점차 부촌으로 변모해 왔다. 이곳의 변화는 지금도 현재진행중이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서울 강남 대표하는 전원주택 단지 입소문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성촌·형촌마을은 지난 2015년 입주가 시작된 삼성전자 R&D캠퍼스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우면산 남동쪽 방향에 위치한 두 마을은 쾌적한 공기와 더불어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두 마을을 찾았을 때도 서울 강남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을 정도로 공기가 좋았다. 대로변에서도 멀찌감치 떨어진 탓에 소음은커녕 적막함까지 느껴졌다. 지난 2011년 여름 대규모 집중호수로 산사태가 발생해 십수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지만 당시의 흔적은 말끔히 지워져 찾아볼 수조차 없는 상태였다.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인근 부동산 및 주민들의 설명에 따르면 원래 이곳은 광산 김씨, 풍양 조씨 등의 집성촌이 자리하고 있었다. 1990년대부터 강남과 가까우면서도 조용한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외지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외지인 대부분이 재력을 갖춘 유명 인사들인 탓에 점차 ‘부촌’ 이미지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곳에 태어나고 자랐다는 김정인(가명·여)씨는 “서울 강남권이지만 공기가 깨끗하고 개인별로 보유하고 있는 땅이 넓다보니 주차난 등 번잡함이 없는 편이다”며 “이곳은 한 가구 당 토지 소유 면적이 평균적으로 100평 이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마트와도 가깝고 마을 인근에는 우면산 산책로까지 위치해 있어 여러 가지로 유리한 점이 많다”며 “다만 대부분 대형 평수이다 보니 어지간한 재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이곳에 주택을 갖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산책을 하고 있던 인근 주민 오순옥(62)씨는 “여기(성촌·형촌마을)는 각 가구 당 값비싼 외제차들을 여러 대 소유하고 있는 것은 기본이다”며 “성촌·형촌마을이 부촌으로 각광받으면서 그 여파가 인근 아파트 단지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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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우면동 소재 정우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성촌·형촌마을 일대 주택 시세는 신축과 리모델링 여부, 조경에 들인 비용과 입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커 토지 3.3㎡(평) 당 2000~4000만원 사이다”며 “지난 2006년 그린벨트 해제와 더불어 주거1종지역이 지닌 난개발 불가 등의 장점 때문에 전원주택지로는 A급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성촌·형촌마을이 부촌으로 탈바꿈하는 데는 단순히 환경적·지리적 장점과 더불어 풍수지리적 장점이 한 몫 했다는 평가도 많다. 성촌·형촌마을과 맞닿아 있는 우면산은 풍수지리전문가들 사이에서 ‘소가 누워 먹이를 먹고 있는 분위기를 지닌 산’으로 평가된다. 관악산이 바위가 많아 ‘살기’가 있다면 우면산은 편안하고 ‘아늑한 산’이라는 설명이다.
조수범 단국대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는 “소가 누워서 되새김질하고 있는 모습은 편안함을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된 것이다”며 “성촌·형촌마을 인근에는 우면산 뿐 아니라 청계산도 위치해 있지만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어 산과 산이 맞닿아 마을을 압박하는 기운도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과천의 물이 양재천을 따라 한강에서 만나고 청계·관악·우면산이 한 바퀴 돌아서 연결돼있어 ‘산태극수태극’ 형세라 볼 수 있다”며 “안동 하회마을도 비슷한 형세인데 이런 곳들은 대체로 좋은 기운이 많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산맥이 떨어지는 자리, 향법, 좌향 등에 따라 풍수는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집터가 풍수지리적 ‘명당’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우면산은 살기가 없는 산이기 때문에 성촌·형촌마을은 사람들이 모여살기 적합한 곳이다”고 덧붙였다.
황창규·구학서 등 재계 거물들 포함 유명인사 주택 다수 존재
환경·지리적 장점과 더불어 풍수지리학적으로도 훌륭한 길지로 평가되는 성촌·형촌마을 내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인사 소유의 주택이 다수 존재한다. 대기업 임원부터 유명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약하고 있거나 혹은 은퇴 후 노후를 지내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자녀를 위해 이곳으로 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고급 아파트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 살던 방 의장은 지난 2006년 성촌마을로 이사를 왔다. 마을 사정에 정통한 한 주민은 “방 의장의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자녀를 위해 공기가 좋은 이곳으로 이사를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방 의장 소유 단독주택은 성촌마을 내에서도 꽤 규모가 있는 편이다. 그가 주택 매입에 들인 돈만 무려 40억원에 달한다. 해당주택은 3개의 필지(약 275평) 위에 들어서 있으며 연면적 958㎡(약 290평)다. 방 의장 소유 주택의 현재 시세는 82억원에 달한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약 10년 새 2배 이상 시세가 상승한 셈이다.
KT그룹 총수인 황창규 회장 역시 이곳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9년 인기 여배우이자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의 아내인 심은하로부터 해당 주택을 매입했다. 매입가는 32억원이었다. 해당 주택의 규모는 대지면적은 383㎡(약 116평), 연면적 344.12㎡(약 104평) 등이다. 해당 주택의 현재 시세는 35억원에 형성돼 있다.
인근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일찌감치 형촌마을에 둥지를 튼 구학서 신세계 고문은 산사태로 전 부인과 사별한 뒤 새롭게 지은 주택에서 재혼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구 고문 소유 주택은 대지면적 351㎡(약 106평), 연면적 481.89㎡(약 145평) 등의 규모다. 해당 주택 시세는 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인영 보령 사장은 성촌마을에 주택을 한 채 보유하고 있다. 이 사장이 지난해 1월 20억에 매입한 주택의 규모는 대지면적 358㎡(약 108평), 연면적 289.59㎡(약 87평) 등의 규모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이 사장 소유 주택의 현재 시세는 32억원이다.
고 황성호 제비표페인트 회장의 아내인 임예정 씨도 일대 지역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해당 주택의 현재 시세는 104억원이다. 임 씨는 지난 2011년 별세한 고 황 회장으로부터 해당 주택을 상속받았다. 주택은 대지면적은 1148㎡(약 347평), 연면적 329.89㎡(약 100평) 등의 규모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해당 주택에는 임 씨의 며느리와 손주가 거주하고 있다.
성촌·형촌마을 주택 소유주 중에는 정관계 인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김귀한 전 서울시의회장, 한호선 초대 농협중앙회 민선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 전 의장은 지난 1998년 성촌마을 소재 토지를 매입한 뒤 몇 년 후 새롭게 지하1층, 지상2층 구조로 된 단독주택을 지었다. 김 전 의장 소유 주택의 규모는 대지면적 621㎡(약 188평), 연면적 571.32㎡(약 173평) 등이며 현재 시세는 약 56억원이다.
한호선 전 농협중앙회 회장은 1996년 15대 국회의원, 1998년 강원도지사(민선 2기), 농협중앙회 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2년 성촌마을 소재 주택 한 채를 매입했다. 해당 주택은 대지면적 343㎡(약 104평), 연면적 199.77㎡(약 60평) 등의 규모다. 해당 주택의 현재 시세는 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계에서 오랫동안 몸담은 인물도 이곳 주택 소유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 미술대학 학장을 지낸 최인수 명예교수도 성촌마을의 단독주택을 부인과 공동명의로 지난 2001년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최 명예교수 소유 주택의 규모는 대지면적 343㎡(약 104평), 연면적 199.77㎡(약 60평) 등의 규모다. 해당 주택의 현재 시세는 3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명 방송인 소유의 주택도 존재했다.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설수진은 가족과 공동 명의로 성촌마을 초입에 위치한 주택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 해당 주택은 대지면적 319㎡(약 96평), 연면적 127.9㎡(약 38평) 등의 규모다. 현재 시세는 2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알려지지 않은 재력가들도 성촌·형촌마을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 재력가는 주택을 꾸미는 데만 수십억원을 들인 것으로 밝혀져 주변의 눈길을 끌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강남일대 빌딩 3채를 보유한 부동산 재력가 정모 씨는 조경에만 평당 약 2500만원을 들였다. 주택 마당에는 각각 7억원, 8억원 등에 달하는 돌 2개가 존재한다. 2억원 상당의 소나무도 심어져 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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