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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발표와 더불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수익형 부동산 열풍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꾸준한 임대수익 덕분에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아왔다.
특히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위치한 꼬마빌딩의 경우 공실 발생과 금리 인상이 겹치게 되면 빌딩 가치하락, 수익률 저하 등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됐다. 무엇보다 그동안 꼬마빌딩에 투자했던 투자자들 대부분이 대출을 받아 매입한 만큼 가계파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 장밋빛 기대감에 너도나도 꼬마빌딩 열풍
부동산업계 및 임대업자 등에 따르면 꼬마빌딩은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손꼽힌다. 꼬마빌딩은 오피스나 상가, 원룸 등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5층 이하 건물을 일컫는다.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대책 초점이 아파트와 다주택자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지목됐다.
덕분에 지역은 물론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꼬마빌딩은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서점의 재테크·부동산 구역만 가도 표지에 ‘꼬마빌딩’이라고 적혀있는 책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 꼬마빌딩에 대한 열기를 고스란히 반증한다.
책 뿐 만이 아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에 꼬마빌딩, 수익형 빌딩 등을 검색하면 부동산 전문가의 강의부터 연예인 빌딩에 대한 정보까지 수두룩하게 등장한다. 투자전략이나 노하우를 설명하는 오프라인 강의도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다.
유력 경제전문매체는 지난달 18일부터 ‘꼬마빌딩 건물주 되기 10주 프로젝트’라는 강의를 총 10주에 걸쳐서 진행하고 있다. 참가비 60만원에 선착순 30명의 소규모로 진행되지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가정보연구소도 지난달 22일 꼬마빌딩, 중소형 빌딩 등 투자전략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홈페이지 접수에 선착순 마감으로 진행된 행사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지난 15일 세종파이낸스센터는 ‘세종파이낸스센터 8·2부동산대책’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해당 세미나에서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망과 수익형 부동산 투자 필요성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는데, 약 300명의 인파가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수익형 부동산 열풍은 지방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전문기관인 부동산114는 지난달 9일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 순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전망과 대체 투자 상품 성공법칙’을 주제로 서울, 부산, 광주, 여수 등에서 선착순 500명에 한해 무료로 진행됐다.
책, 영상 등을 통해 부동산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은 ‘저금리’다. 최근 몇 년간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1%대를 맴돌고 있기 때문에 은행의 예·적금 상품을 통한 이자로 생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반면 꼬마빌딩은 꾸준한 임대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출을 통해 구매하면 이자를 납입하고도 적지 않은 부수입을 챙길 수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편안한 노후 위한 꼬마빌딩 투자, 장기간 공실로 빌딩푸어 전락 후 ‘시름’
하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상당수 꼬마빌딩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금리인상 등 수익률 악화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꼬마빌딩 열풍은 한 풀 꺾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실패를 맛본 사례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보장된 임대수익을 기대하며 대출을 받고 ‘꼬마빌딩’을 매입했지만 정작 빌딩푸어로 전락한 것이다.
은퇴 후 대출을 받고 꼬마빌딩을 매입한 김재현(가명·63) 씨는 공실로 인해 빌딩푸어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는 말에 혹해 전 재산은 물론 대출까지 껴서 꼬마빌딩을 매입했다”며 “공실로 인해 수익률은 2%를 간신히 넘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사무실, 학원 등으로 구성된 매매가 34억원의 5층 건물(지층제외)을 주택담보대출비율(LTV·Loan to Value Ratio)을 70% 인정받고 최대한도 23억8000만원을 대출받아 해당 건물을 매입했다.
공실이 없다는 가정 하에 건물전체의 보증금은 3억5500만원, 월 임대료는 1억500만원이다. 대출금에 대한 은행의 이자는 연 3%로 7140만원이다. 공실이 없다는 가정 하에 기본 수익률은 3.4% 수준이고, 대출액을 제외한 순수익률은 5.1%다. 이론상 김 씨는 연 30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건물 가치 상승분을 더하면 수익률은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A씨의 건물의 4·5층이 장기간 임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해당 호실들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가 200만원이다. 4·5층에 공실이 발생해 연임대 수익은 5700만원, 보증금 2억9500만원으로 사실상 A씨의 수익률은 기본 수익률 절반에 가까운 1.8%대에 불과한 셈이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보증금과 월세가 동일한 상태에서 대출금리가 연 3%에서 0.5%p 인상된다면 수익률은 대폭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씨의 경우 대출금 23억8000만원에 대한 연3.5%의 대출이자는 8330만원으로 지금보다 약 1200만원을 더 내야한다.
부동산업계 안팎에서 꼬마빌딩 투자가 사실상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월동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꼬마빌딩을 매입한 이후 세금부터 복비, 건물수리비 등 소모되는 비용도 적지 않다”며 “공실이 생겨도 가격을 낮춰서 매물로 내놓으면 건물가가 떨어질까 우려해 그냥 공실인 채로 갖고 있는 건물주들이 대다수다”고 설명했다.
[정수민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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