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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중국 관광객 감소로 매출 하락의 위기를 겪은 유통업계는 최근 분주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중 양국 간 화해분위기 조성으로 사드보복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 관광객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은 한국단체관광객들의 비자발급을 중단했다. 개별 관광객의 방문이 허용되긴 했지만 단체 관광객 비자발급 제한조치 후 중국인 관광객은 예년 평균에 비해 60% 가량 감소했다. 이로 인해 서울 명동·신사동·동대문 등 중국 관광객들이 주로 찾던 지역 내 유통시설 및 점포 등은 매출 하락이 불가피 했다.
하지만 지난달 양국이 31일 양국이 ‘한중관계 개선 관련 양국 합의 결과’를 발표한 뒤 중국인 단체관광객 문의가 차츰 늘고 있다. 덕분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을 목 놓아 기다렸던 유통업계는 크게 들썩이고 있다.
요우커 붐볐던 그곳, 썰렁한 분위기만…한·중 관계개선 발표 뒤 기대감 솔솔
인천관광공사,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의료기기업체 유더그룹 관계사가 직원 3000여명의 포상관광을 최근 인천관광공사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 비자발급 중단 후 8개월여 만의 일이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거나 구체적으로 조율되진 않았지만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관광 문의는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관광업계는 내다봤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색을 표하는 곳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이른바 ‘요우커’가 즐겨 찾던 서울 중심가다.
서울 명동과 가로수길의 화장품 로드숍들은 중국의 사드보복조치로 인해 기존에 비해 매출이 80% 가량 감소했다. 비단 단체관광객들뿐만 아니라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도매상 및 구매대행업체들의 발길도 끊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 움직임이 생겨나면서 기대감을 품은 반응이 역력하다.
가로수길 내 자리한 화장품브랜드 ‘숨’ 매장 관계자는 “오늘(1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 불리는 광군제를 앞두고 매장을 찾는 중국인 개별관광객이 늘어났다”며 “그간의 타격이 불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매장 고객의 80%는 중국인 관광객들이었다”면서 “타격이 심각했던 만큼 하루빨리 양국 관계가 진전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화장품 브랜드 ‘클리오’ 매장 관계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1+1’·‘3+1’ 등의 대량 증정·할인 이벤트 등은 그간 사드여파로 인해 중단됐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활성화 될 경우 이 같은 프로모션이 보다 확대·재개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브랜드 ‘미샤’ 매장 관계자는 “물건을 쓸어 담아가던 효자고객 중국인 관광객·구매대행업자 등이 모습을 감춘 뒤 힘겨운 시간의 연속이었다”며 “사드 국면이 완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나니 벌써부터 예전과 같은 호황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높아진 관세, 대량구매 걸림돌 우려 속 면세점·패션업계 ‘그래도 안심’
면세점·패션업계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관세 등으로 인해 예전만큼 대량구매 하는 고객들이 등장하기 어려울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일부 제도개선과 더불어 중국 당국의 금한령 조치가 거둬진다면 본격적인 사드훈풍을 체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단체관광객 손님이 많은 면세점 특성상 단체비자 발급·단체관광 프로그램·전세기 운행 등의 각종 절차가 해결돼야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길 것이다”며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타격 입은 매출의 반등 조짐은 확실히 보이고 있어 내심 기대 중이다”고 전망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업계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벗어나 예전의 모습을 되찾길 기대하고 있는데 한중정상회담 이후 실질적인 대책이 뒤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대문 패션상가 디자이너클럽 운영위원회 연경흠 실장은 “사드여파로 인해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상당 대량으로 구매해가던 중국인 도매상이 줄어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단체관광객·도매상 등의 입국이 활성화되길 기다리는 한편, 언제 규제가 완화될지 몰라 중국 여행에이전시 등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배포하는 등 판촉활동을 계속해 왔다”고 전했다.
김태황 명지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사드완화 체감 속도는 업계·업체 별로 상이하겠지만 그간 정체돼있던 부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단체관광객 등의 입국을 위해서는 단체비자 발급 등의 제도적 문제 해결을 포함해 관광객 당사자들의 계획·일정 조정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국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합의를 마친 이상 중국도 해당 합의가 실현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며 “유통업계는 그간 사드보복으로 가장 움츠러들었던 만큼 지금의 상황을 반갑게 맞이하면서 대형 할인 이벤트 등 앞다퉈 각종 프로모션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슬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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