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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전국 현지=김도현 부장, 이성은·길해성·이슬비 기자]불법 성매매가 이뤄지는 티켓다방도 최근 변화를 맞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여성접객원의 출신이다. 한국인 여성들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중국 연변 등에서 온 조선족 또는 중국인 여성, 심지어 탈북여성들까지 티켓다방 여성접객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티켓다방이 남성들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 주로 영업 중이다 보니 불법 성매매의 경우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편이었다. 자연스럽게 화대는 ‘부르는 게 값’이라 불릴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조선족·중국인·탈북자 등이 티켓다방 여성접객원으로 활동하면서 성매매 화대도 저렴해 졌다. 자연스레 지방 군소도시에서 영업 중인 티켓다방에서는 한국여성들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아예 중국인 여성만 고용하는 티켓다방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인 여성으로 채워진 시골다방…한국말 전혀 못해도 고용하는 이유는
다방접객원 김미영(37·여·가명) 씨는 당초 거주지인 경기 안산에서 경기 평택 안중지역, 충남 당진 지역 등에 위치한 티켓다방을 오가며 근무했다. 현재 김 씨는 집 근처인 안산소재 다방에서 근무 중이다. 김 씨에게서 최근 지방 소도시의 티켓다방 영업 실태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김 씨는 “무엇보다 최근 수년 새 지방 티켓다방은 한국인 여성들이 씨가 말랐다고 보면 된다”면서 “일반적으로 손님이 성매매 의사가 있으면 20~25만원을 불러왔는데 조선족에 이어 중국인까지 진출하면서 가격이 13~15만원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과 함께 도매급으로 취급되기 싫은 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다른 업종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힘겹게 지방까지 내려가서 일을 하는 것인데 굳이 이런 환경 속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졌다”며 “지금은 집 근처에 위치한 다방에 출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평택시 안중읍 내 다방 밀집 지역인 안중시장을 찾았다. 시장 및 상가들과 주택가가 혼재한 이곳에는 10여곳의 다방이 성업 중이다. 한 업소에 직접 들어가 봤다. 유리창 내부를 막아 바깥에서는 내부 상황을 전혀 알 수 없게 꾸며져 있었다.
업소 내에는 여성 접객원을 옆에 앉히고 손을 잡고 있거나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중년남성들이 눈에 띄었다. 빈자리를 찾아가서 앉자 곧장 접객원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이 합석했다. 커피를 마실 것인지를 묻는 이들의 질문에는 중국 억양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주문을 받는 정도는 한국어 대화가 가능했으나 그 외 다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번역기를 써야만 했다. 한 여성접객원은 스스로를 중국 상하이에서 왔으며 나이는 26세라고 소개했다. 여성은 줄곧 커피를 마시고 노래방에 가자고 권유했다. 그리고 손·발짓과 어설픈 우리말을 동원해 시간당 3만원을 치르면 노래방에서 함께 술을 마실 수 있고 또 16만원을 주면 모텔에도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 외에도 일대 다방에서 근무하는 여성접객원 절대다수는 외국인이었다. 중국인이 가장 많았으며 필리핀·태국 등 동남아 출신의 여성접객원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다. 일부 다방의 경우 업주까지 외국인인 경우도 있었다.
다방업주들 중 상당수는 노래방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중국인 여성접객원이 노래방에 가자고 권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다방을 찾은 손님들에게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자고 권하고 술기운이 달아오르면 모텔로 이끄는 영업방식이 일종의 패턴처럼 고착화 된 것이었다.
지방 소도시 티켓다방에 외국인 여성접객원이 많은 이유는 관광 비자를 통해 국내로 쉽게 들어올 수 있어서다. 충남여성인권센터 김유리 팀장은 “러시아, 필리핀, 중국 등지에 전문 브로커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주로 동호회의 단체 관광객으로 위장해 3개월짜리 관광 비자를 만들어 한국에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업주들은 수익적인 면 때문에 외국인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었다. 10년간 다방을 운영해왔다는 서진희(56·가명) 씨는 “과거 한국인 여성접객원들과는 수익을 5:5로 나눠왔는데 외국인들의 경우 업주가 6을 접객원이 4를 챙길 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국인을 선호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티켓다방으로 몰리는 탈북 여성들…쉽게 돈 벌 생각에 뛰어들었다가 빚쟁이 전락
최근에는 북한 출신의 티켓다방 여성접객원 수도 늘고 있다. 국내 입국자조사가 시작된 1948년부터 지난해까지 탈북자 중 연간입국자 중 남성은 831명에서 8684명으로 10.5배 증가하는 동안 여성은 116명에서 2만1004명으로 181.1배 증가했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내 탈북민 여성거주현황을 보면 탈북여성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사펴보면 △수원 △화성 △용인 △평택 △안산 등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불법 티켓다방 등 성매매 빈도가 높은 지역들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유입된 탈북인이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다 보니 여성들의 경우 성매매에 나서는 경우가 잦다고 진단했다. 김유리 팀장은 “탈북자 커뮤니티에 다방 업주들이 공고를 올리거나 중간 브로커가 개입해 일자리를 알선하는 방식으로 탈북여성들의 티켓다방 진출이 은밀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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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탈북여성들은 억양은 독특하나 의사소통이 자유로워 손님들 입장에서 중국인 여성들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다방 업주들은 입을 모았다. 아예 탈북자가 가게를 차린 사례도 적지 않았다. 황해남도 신천이 고향인 김수연(36·여·가명) 씨는 “수원 영통에서 1년 정도 일하다 티켓다방에 취직했다”며 “가끔 탈북자 사장이 직접 티켓다방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들 중 몇몇은 우리의 속사정을 다 알기 때문에 더 악독하게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한 탈북자센터 관계자는 “탈북여성들은 보통 아무 준비 없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며 “문화적인 차이로 한국 사람들과 어울리기 어렵고 대부분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생각해 빨리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티켓다방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티켓다방에서 만난 한 탈북여성은 “자격증을 준비해보라는 권유가 많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너무 많아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후 일자리를 찾다가 탈북여성 선배에게 아르바이트를 소개를 받은 곳이 이곳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과 달리 대부분은 돈을 모으기는커녕 오히려 빚만 지게 된 경우가 많았다. 한국으로 넘어올 때 지불한 브로커 비용(선수금) 때문이다. 탈북여성들은 탈북과정에서 브로커가 먼저 지불한 300만~500만원을 갚아야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생활비 등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벌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빚을 갚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충남여성인권복지센터 김유리 팀장은 “티켓다방 여성들은 지각비(3만원)·결근비(30만원) 등이 붙으면 빚이 점점 늘어나는 구조다”며 “빚이 감당할 수 없는 정도까지 쌓이면 결국 성매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집결지(집장촌·유사성행위업소)로 이동하는 데 이 마저도 다음 업주가 돈을 갚아 주고 데려오는 식이기 때문에 악순환은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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