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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두고 일부 산업분야에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준비가 미진한 기업들은 주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존 처리하던 업무를 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준비를 마친 기업들 대부분도 변경되는 근무제 준비를 위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찌감치 완벽한 준비를 마쳐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기업들도 존재한다. 롯데그룹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남성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재계 전반에 일가양립 분위기를 전파시켜 온 롯데그룹은 그동안 구성원 개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지원정책을 선보여 왔다. 일찌감치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고 한정된 근무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왔다.
직원들 위한 아이디어의 산실…임직원·외부전문가 ‘기업문화위원회’
롯데그룹은 임직원 및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업문화위원회를 조직해 다양한 정책을 수립 중이다.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하고 근무효율화, 가족친화적 근무환경 조성 등을 위해 추진된 ‘유연근무제’ 역시 이곳에서 시작됐다.
2016년부터 전 계열사로 확대 운영 중인 유연근무제는 일하는 시간은 유지하되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롯데그룹 출근시간은 오전 8시부터 30분 단위로 구분돼 있다. 마찬가지로 퇴근시간 역시 오후 5시부터 30분단위로 나뉘어져 있다. 업무상황과 개인사정 등을 고려해 임직원 개인이 자신에 맞게 선택하면 되는 구조다.
‘집중근무제도’도 운영 중이다. 각 계열사 상황에 맞춰 운영되는 해당 제도는 오전 10시부터 11시, 오후 3시부터 4시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하고 해당 시간의 사적인 활동을 제한한다. 반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족 사랑의 날’은 주 1회에서 주2회로 확대됐다. 가족 사랑의 날이란 평소보다 30분 일찍 퇴근하는 날이다.
롯데그룹은 ‘리프레쉬(Re-fresh)휴가’와 계열사별로 퇴근시간에 맞춰 컴퓨터가 로그아웃되는 ‘PC오프(Off)’ 등의 제도도 차례로 도입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무시간 외 모바일기기를 이용한 업무지시 금지를 골자로 하는 ‘모바일오프’제도도 연중 계열사 별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작년 8월 기업문화위원회에서 제안된 ‘창의적 휴식 공간 설치’도 확대 중이다. 해당 방안은 사무환경을 개선하고 창의적인 휴식 공간을 마련해 기존 롯데그룹의 경직된 조직문화를 탈피하며 임직원들이 휴식을 취하며 창의성을 발휘하고 동시에 조직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롯데지주·롯데물산·롯데케미칼 등 롯데월드타워 입주 계열사들은 업체들은 직원들이 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좌석제를 도입, 개인별 사물함 설치 등을 골자로 한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했다. 동시에 창의적 휴식 공간 설치를 위해 창가에는 카페와 소파를 설치했고 사무실 내에는 여직원 전용 휴게실인 ‘모성보호실’도 신설했다.
입수계열사부터 속속 시작된 창의적 휴식 공간 설치는 이제 다른 계열사들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사무실 리뉴얼을 진행한 롯데마트도 자율좌석제 도입과 동시에 책상 칸막이를 없앴으며 회의실은 외부에서도 볼 수 있게 투명유리로 외벽을 교체했다.
서울 청계천로 시그니처타워로 이전한 롯데자산개발도 스마트오피스 구축과 동시에 1인용 사무실 ‘아이디어룸’, 직원소통공간 ‘커뮤니케이션월’ 등을 통해 창의성 실현과 사내 교류를 촉진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서울 소공동 롯데쇼핑센터빌딩으로 이사한 롯데면세점도 카페설치를 통해 직원들의 휴식을 배려하고 있으며, 롯데시네마도 스마트오피스를 표방하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월드타워 입주사를 시작으로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직원들의 휴식을 배려하는 계열사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롯데가 표방하는 질적성장 실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육아휴직 장려 앞장선 롯데그룹 “2018년 중점과제 일과 가정의 균형”
롯데기업문화위원회는 올해 ‘일과 가정의 균형’ 이른바 워라밸 구축을 위한 중점과제를 선정하고 각 계열사에 전파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남성육아휴직과 PC오프제도를 아직 미실시 중인 전 계열사에 일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며 초과근로와 관련해 임금 대신 휴가로 보장하는 ‘근로시간 저축 휴가제’ 등도 병행한다.
특히 남성육아휴직제도의 경우 업계 최초로 의무화한 정책으로 사내·외에서 높이 평가받는 직원친화 정책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롯데그룹 내 육아휴직 사용자는 총 1100명이다. 2016년 1년 간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직원 수가 180여명임을 감안할 때 단순 산술적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우리나라 전체 남성육아휴직자 수가 1만2000명이다. 롯데그룹 직원들 비중이 10% 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전체 육아휴직 남성근로자들 중 10명 중 1명이 롯데그룹 직원이라는 의미다. 그룹 내에서 뿐 아니라 점차 타 기업의 모범사례로 꼽히며 남성육아휴직 사용 및 제도 확산에 시금석이 됐다는 평가다.
그동안 남성 근로자들은 사회적 편견과 더불어 임금감소 등 경제적인 이유로 육아휴직 사용을 꺼려왔다. 이에 롯데그룹는 휴직사용을 의무화하며 정부지원금과 통상임금간 차액을 회사에서 전액 보전하는 방식으로 육아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를 지원함으로써 직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였다.
아울러 남성육아휴직자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인 ‘롯데 대디스쿨’을 운영해 육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롯데 대디스쿨은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총 9회차가 진행됐으며 롯데그룹 임직원 680명에게 실질적인 육아 노하우를 전수했다.
[김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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