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분식회계 의혹 11월 중순이후 재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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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감리 심의 결론 안나…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평가 쟁점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1-01 14:25:16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재감리 조치안 심의에 착수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금융감독원은 1차 증선위 심의 때와 마찬가지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견을 고수하는 반면 삼성 측은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 결론은 증선위 회의를 1, 2차례 더 거친 뒤 이르면 11월경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31일 오전 9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증선위 정례회의를 열고 지난 19일 금감원이 보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결과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할 방침이다. 대심제로 진행되는 이날 회의에선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모두 참석해 의견을 진술하게 된다. 금융위는 논의를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이슈는 11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증선위는 7월 정례회의에서 미국 바이오젠과 맺은 콜옵션 사항의 공시 누락에 고의성이 있었다면서도 회계처리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하고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 처리가 적정했는지 여부다. 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5년 말 바이오에피스 가치를 장부에 반영하면서 회계 처리 기준을 ‘종속 회사’에서 ‘관계 회사’로 바꿨다.

회계 기준에서 볼 때 A기업이 B기업에 대해 확실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면 B기업을 A기업의 종속 회사로 보고 그 회사 가치를 '장부 가격'으로 평가한 후 A기업 재무제표에 반영한다. 반면 지배력이 없다면 관계 회사로 분류하고 단순 투자 대상처럼 간주해 시장에서 평가하는 가격으로 가치를 매겨 장부에 올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 종속회사로, 지배력 없이 지분만 있다면 관계회사로 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가치를 장부가액(취득원가)에서 공정가액(시장가격)으로 변경, 4년간 적자였던 실적이 단숨에 흑자로 돌아섰다.

금감원은 여전히 2015년의 회계변경을 기업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고의적 분식회계로 보고 있다. 최근 재감리를 통해 회계변경 이전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봐야했다는 입장을 증선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 이번에 증선위가 금감원의 손을 들어줄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기업변경은 중대한 분식회계로 결론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금감원이 조치안으로 내놓은 과징금 등 중징계도 피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증선위가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은 금감원의 앞뒤 주장이 모순된다며 무혐의를 주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주장대로라면 2015년 종속 회사에서 관계 회사로 회계 처리 기준을 바꾼 것은 그전까지 잘못됐던 회계 처리를 맞게 바로잡은 것인데, 왜 지난번 증선위 때는 2015년 회계 처리가 문제라고 했느냐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바논란에 다들 관심이 없다. 어차피 무혐의로 결론이 날거다”며 “큰 문제없을 가능성이 높아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거다”라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