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지의 모태가 되는 《한서지리지》에서 요동(遼東), 요서(遼西), 낙랑(樂浪), 현토(玄菟), 상곡(上谷), 어양(漁陽), 우북평(右北平), 대(代), 탁(𣵠), 발해(渤海) 등 10개 군(郡)들이 유주(幽州)에 속한다고 기록돼 있다. 그 중 요동, 낙랑, 현토군 등은 우리 고대사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먼저 유주에 대한 연혁에 대해 알아보자. 단군왕검이 조선을 다스릴 때 요(堯)임금은 화하족의 당(唐)나라를 통치하고 있었다. 요임금의 덕이 날로 쇠퇴해지자 단군왕검은 우순(虞舜)에게 당(唐)나라를 치라고 명했다. 힘에 부친 요임금은 순에게 나라를 넘겨주고는 두 딸을 주어 생명을 보존했다. 조선인 순이 중국총독이 됐던 것이다.

 

얼마 후 엄청난 대홍수가 천하를 뒤덮었다. 조선에서는 치수에 성공해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순임금은 우(禹)를 조선에 올려 보내 오행치수(五行治水)법을 배워갔다. 이후 하(夏)나라 시조가 되는 우가 천하를 9개 주로 나눠 공부(貢賦)를 정했다고 해서 이를 우공의 9주(禹貢九州)라고 한다.

 

원래 우공의 9주에는 기(冀), 연(兖), 청(青), 서(徐), 양(揚), 형(荆), 예(豫), 량(梁), 옹(雍) 등이 있었다. 순임금이 기주 땅을 기(冀), 유(幽), 병(并), 영(營)주로 나눠 12주로 했다고 <상서 순전>에 기록돼 있다. 즉 원래 유주는 우공의 기주 땅의 일부였던 것이다.

 

《대명일통지·요동지》에 따르면 “순임금이 우공 기주의 동북쪽을 분리해 유주라 했는데 지금의 광녕(廣寧) 서쪽이고 청주의 동북쪽을 분리해 영주라 했는데 광녕 동쪽이다. 상·주나라 때는 숙신씨의 땅이라 했다. 기자가 조선으로 도피한 곳이며 주 무왕이 그 땅에 봉했고 조선과의 경계가 됐다, 전국시대에는 연(燕)에 속했으며 진나라가 연을 없애고 유주를 요서군으로 영주를 요동군으로 했다”고 해 유주는 중국과 조선의 경계였음을 알 수 있다.

 

《주례·직방(周禮職方)》에 “동북쪽을 유주라 일컬었다”, 《이아·석지(尔雅·釋地)》에는 “연(燕)을 유주라 일컬었다”고 기록돼 있다.

 

그런데 청나라 건륭제 때 그려진 대청광여도(大淸廣與圖)에는 ‘우공 기주의 땅(禹貢冀州地)’이 산서남부 평양부(平陽府=임분) 부근에 그려져 있다. 순임금의 도읍은 포판(浦阪)이었다. 따라서 기주의 동북쪽에 있어야하는 유주 역시 산서성 남부 일대에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일 사학계는 유주에 속하는 상곡, 어양군, 우북평, 대, 탁, 발해 등 6개 군은 북경 부근에, 요서와 요동 2개 군은 서만주에, 낙랑과 현토 2개 군은 한반도 북부에 위치했다고 엉터리 역사를 날조해냈다. 한마디로 우리민족의 주 활동무대였던 중원 땅을 코도 풀지 않고 중국에게 내준 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일제식민사학을 맹종하고 있는 강단사학계의 반도사관을 맹비난하고 있는 재야사학 역시 엉터리이기는 매한가지다. 그들은 우리 고대사 지명의 핵심인 패수를 북경 부근 영정하 또는 난하로 봄으로서 식민사학과 마찬가지로 중원 땅을 모두 중국에게 내어주고 말았다. 정도 차이일 뿐이다.

 

우리 민족의 주 활동무대가 대륙의 중원이었다는 사실은 많은 사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식민사학계는 물론 재야사학계도 소위 ‘먹물’을 먹어 그런지 이런 사실에 대해 관심도 없어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학설과 다르다는 이유로 부정하고 있다. 지식인들의 무지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맹자는 공손축장구(公孫丑章句)에서 “하·은·주의 전성기에도 땅이 천리를 넘지 않았는데 제가 그만한 땅을 가지고 있으며 닭과 개 우는 소리가 서로 들리어서 사방의 국경에 도달하고 있다. (夏后殷周之盛 地未有過千里者也 而齊有其地矣 鷄鳴狗吠相聞而達乎四境)”고 언급해 고대 중국의 땅은 사방 천리가 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마찬가지로 만장장구하(萬章章句下)에서는 “천자의 땅은 사방 천리고 공과 후는 모두 사방 100리며 백은 70리고 자와 남은 50리이니 무릇 네 등급인데 오십 리가 못 되는 나라는 천자에게 직접 통하지 못해 제후에게 부속시키니 이를 부용국이라 한다. (天子之制地方千里 公侯皆方百里 伯七十里 子男五十里 凡四等 不能五十里不達於天子 附於諸侯曰附庸)”고 말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 중국대륙을 서울시로 비유하자면 고대 중국의 강역은 한강 주변인 용산, 강남, 서초구 정도였다. 나머지 서울시 땅은 모두 우리 민족이 경영했던 땅이었다. 그렇게 위대했다 보니 주변나라들에 의해 견제를 당해 역사를 완전 말살당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중국과 일본이 조작해낸 가짜역사 때문인지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러한 사실을 새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못난 후예들은 옛 조상들의 그 찬란했던 영광에 대해 관심도 없고 또 알려고도 하질 않는다. 민족의 미래가 점점 어두워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