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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원 땅 1억, 총수부인에서 사업가·연예인 망라

1천만원 땅이 1억, 총수부인에서 사업가·연예인 망라
특화상권 늘며 곳곳 핫플레이스…유동인구 급증 시너지 내며 지가 상승 견인

정성문 기자(mooni@skyedaily.com)

기사입력 2015-11-02 00:05:33

▲ 이태원은 최근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으면서 이태원 분위기는 사뭇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 미군들을 대상으로 한 상권이 발달했다면 현재는 내·외국인 섞여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사진은 이태원의 랜드마크 해밀턴호텔(위)과 제일기획 본사 빌딩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서울 이태원이 과거에는 미군을 대상으로 한 상권이 발달했다면 현재는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삼각지역에서 시작하는 이태원로는 통상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인근에서부터 이태원역이 있는 해밀턴호텔과 제일기획을 거쳐 서울용산국제학교가 있는 한강진역까지 거리를 통칭한다.

수많은 음식점과 빌딩이 빼곡히 들어 선 이곳에는 초호화 유명인들이 대거 빌딩을 소유했다. 대표적으로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의 아우디빌딩(약 300억원 시세), 배우 장동건 빌딩(약 130억원), 가수 싸이 빌딩(약 120억원), 원재연 전 큐릭스 대표의 빌딩(약 341억원) 등이 있다.

이태원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미군 기지가 들어섰다. 특히 1970년대 미8군이 주둔하면서 1만명이 넘는 미군을 상대로 한 관련 업종들이 이태원에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여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상권들이 생겼다. 이태원 특유의 명멸하는 삶의 애환들이 상권이라는 모습으로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였다.

이태원 상권이 발달할 즈음인 1973년, 랜드마크인 해밀턴 호텔이 지금의 자리에 들어섰다. 연이어 이태원 초입이라 할 수 있는 녹사평 대로에는 크라운호텔이 지어졌다.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이 서울에서 개최되면서 이태원도 함께 부각되기 시작했다.

서울 이태원이 과거에는 미군을 대상으로 한 상권이 발달했다면, 현재는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동인구 늘자 부동산 시세 껑충, 연예인 등 빌딩투자 곳곳

이태원은 2000년 중반부터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예전 이태원은 미군 전용의 유흥 공간이었다면 현재는 내·외국인 한데 모여 새로운 이태원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 이태원 일대는 새롭게 분위기가 많이 변했지만 이태원소방서 언덕길에는 여전히 옛 정치를 간직한 클럽이나 술집 등이 위치하고 있다. 과거 미군 전용 클럽이었던 ‘킹클럽’은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으면서 이태원 일대의 부동산 시세도 올랐다. 그러면서 연예인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투자처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태원에서 40년을 거주한 한 주민은 “현재 제일기획 앞 도로 역시 예전만 하더라도 미군의 군사도로였다”며 “현재는 아스팔트가 깔려 있었지만 예전에는 비포장 도로였다”고 옛 기억을 더듬었다.

이태원의 랜드마크인 제일기획 건물은 1991년 지어졌다. 예전에 비바백화점으로 이용되던 이곳은 개장 1년 만에 경영난을 겪으면서 건물이 매물로 나왔다. 그 빌딩을 제일기획이 경매를 통해 약 200억원에 낙찰 받았다.

이태원에서 20년 넘게 부동산을 중개한 한 전문가는 “IMF가 터지기 전에 제일기획은 약 500억원을 들여 내·외관을 수리했다”며 “갑자기 IMF가 터지자 제일기획도 약 700억원에 건물을 내 놓았는데 당시 찾는 이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까지 제일기획이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 제일기획 일대는 3.3㎡(1평)당 1000만원도 안하던 곳이 현재는 그 열배가 넘는 1억원에 거래가 되고 있다”며 “예전에 땅을 사 놓았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개인적인 아쉬움을 토로했다.

제일기획 빌딩 시세와 관련해 김윤수 원빌딩 팀장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연면적 3.3㎡당 1500만원 가량으로 약 1120억원의 시세다.

부동산 시세가 오르면서 이태원은 황금알을 낳는 땅으로 변모했고 부자들, 연예인들이 빌딩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배우 장동건, 가수 싸이, 방송인 홍석천,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 원재연 전 큐릭스 대표 등이 이태원에 부동산을 소유중이다.

▲ 이태원의 유흥업소들이 1980년대 강남개발로 인해 하나둘씩 빠져나가자 이태원은 잠시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태원은 새로운 문화를 원하는 젊은이들과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를 찾는 부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장동건 빌딩(왼쪽), 현대카드의 이태원 신사옥(오른쪽 위), 홍라희·이서현 모녀 소유 빌딩. ⓒ스카이데일리

2011년 6월 배우 장동건은 꼼데가르송길 입구에 있는 빌딩을 한 채를 매입했다. 당시 매입가격은 126억원이다. 현재 자동차 매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빌딩 토지면적은 330㎡(약 100평), 연면적은 1466㎡(약 443평)다.

장동건 빌딩 시세와 관련해 이태원 한 부동산 중개인은 “장동건이 빌딩을 매입할 때만 하더라도 평당 1억원이 넘는 금액 때문에 실패한 투자였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이태원 시세가 오르면서 결과적으로 성공한 투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장동건 빌딩 시세는 14억원이 오른 약 140억원다”고 덧붙였다.

배우 장동건이 빌딩을 매입한 지 8개월 후에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도 이곳 지역에 빌딩 한 채를 매입했다. 빌딩 매입 금액은 300억원이다. 홍 관장이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공동으로 매입한 빌딩 토지면적은 618㎡(약 187평)다. 이 빌딩에는 현재 자동차 판매장이 들어서 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삼성물산 직원이라는 사람을 통해 매매정보를 들었다는 한 부동산 소식통은 “삼성 사람들이 매매물건을 물색하러 다녔다. 국내 최고재벌인 삼성가 모녀가 이곳 지역에 투자를 한 것은 당시 시사하는 바가 컸다”고 전했다.

그는 “홍 관장 모녀가 산 빌딩을 현 시세인 토지면적 3.3㎡(1평)당 1억4000만원선으로 계산할 경우 약 262억원이다”며 “이곳 역시 장동건 빌딩과 마찬가지로 시세보다 비싸게 샀지만 점점 부동산 지가가 올라가고 있어 결과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밝혔다.

홍 관장 건물 맞은편에는 최근 현대카드가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새롭게 지은 현대카드 한남동 사옥이 위치했다. 현재 이곳은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라는 콘서트홀 등 일반 대중을 위한 문화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이 건물은 2008년 현대카드가 158억원에 매입했다. 이태원 대로변에 있는 한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태원동 부동산 지가가 상승하면서 현재 이 빌딩의 가치는 267억원이다.

원재연 전 큐릭스 대표 역시 이태원 소방서 인근에 빌딩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 원 전 대표는 2013년 주유소가 있던 부지를 토지면적 3.3㎡당(약 1평) 약 7800만원씩 총 190억원에 매입했다.

빌딩 시세와 관련해 원빌딩 이승진 팀장은 “이태원에 투자한 기업인 중 가장 성공한 케이스다”면서 “현재는 이태원 땅값이 많이 올라 이 빌딩은 현재 341억원 정도 가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이태원 상권이 점점 넓어지면서 경리단길까지 뻗어 나갔다. 경리단길에는 배우 길용우와 조인성이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조인성 건물은 60억원, 길용우 건물은 76억원이다. 사진은 조인성 건물(위)과 길용우 ⓒ스카이데일리

방송인 홍석천도 이태원에 빌딩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낡은 건물을 20억원에 매입했다. 낡은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새로운 건물로 탄생했다. 홍씨가 2012년 매입한 이 빌딩의 토지면적은 228㎡(69평), 연면적은 393㎡(119평)이다.

홍씨 빌딩 거래를 담당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홍씨가 부동산을 매입할 때는 이태원이 아직 뜨기 직전 단계여서 빌딩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매입했다”며 “현재는 이태원에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홍씨 빌딩은 15억원이 오른 약 35억원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태원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상권은 팽창됐다. 상권은 인근 경리단길까지 영향을 줬다. 전형적인 주택가였던 경리단길은 이태원동에서 현재 가장 부동산 투자가 활발한 곳이다.

경리단길 회나무로에는 배우 조인성과 길용우가 건물을 한 채씩 소유하고 있다. 조인성은 지난 2012년 경리단길에 있는 건물을 30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경리단길 소재 한 부동산 중개인에 따르면 현재 이 건물의 시세는 약 2배 상승한 60억원이다.

배우 조인성과 더불어 길용우도 2012년에 이곳 부동산에 투자했다. 길씨는 가족공동 명의로 회나무로에 접한 건물을 62억2500만원에 매입했다. 현재 이 빌딩은 경리단길 상권이 크게 오르며 3.3㎡당 6100만원, 약 76억원으로 올랐다.

경리단길에 위치한 한 빌딩 중개인은 “이태원 상권이 경리단길로 퍼지며 주택을 개조한 상가 건물이 늘고 있다”며 “시세가 오르면서 건물 투자 문의가 많아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