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금정역 일대는 지난 2010년 뉴타운 개발 계획이 무산된 이후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졌다. 그러나 최근 인근 지역에 인구 유입과 관련된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다시 이어지는 추세다.

덕분에 금정역 인근 먹자골몰 상권에 대한 기대심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가게를 열거나 비싼 권리금을 감수하면서도 기존 가게를 인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확인됐다.

금정역 인근에는 안양국제유통단지, 안양IT단지 등 대규모 오피스 밀집 지역이 조성돼 있다. 해당 오피스 밀집 지역에 출퇴근하는 직장인만 약 3만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정역 메인 상권 내에 근 직장인들의 저녁 식사나 회식 등의 장소로 이용될 만한 점포들이 대거 몰려 있는 배경이다. 상권 내에는 고깃집·곱창집·포차·호프 등 술과 식사를 겸할 수 있는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배후수요도 풍부한 편이다. 금정역에서 서남쪽 방향,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있다. 이곳에는 산본매화주공아파트 △개나리주공아파트 △동백우성아파트 △산본래미안하이어스 △산본e편한세상 △삼성장미아파트 △광정목련아파트 △신안모란아파트 등 약 17개 단지 1만400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1세대 당 3명씩만 거주한다고 보더라도 최소 5만2000명 가량이 금정역 상권의 배후수요 인구인 셈이다.

이처럼 상권 형성 최적의 조건에서 형성된 금정역 상권은 성장기를 거친 후 일정 기간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인근 지역에 새로운 호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상권이 또 다시 꿈틀대고 있다. 초고층 주상복합 및 아파트형 공장 등의 건립이 대표적인 호재로 꼽혔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보령제약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온 금정역세권 주상복합 개발사업은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9월 관할 관청인 경기도 군포시는 금정역세권 지구단위계획안을 확정·발표했기 때문이다. 보령제약은 현재 금정역세권 주상복합 개발 사업만을 위한 법인을 따로 설립할 정도로 사업 추진에 남다른 열의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삼성쉐르빌 분양 이후 한동안 가라앉았던 금정역 인근 지역에 대한 투자심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보령제약 부지와 맞닿아 있는 삼성쉐르빌은 지난 2010년 입주가 시작된 오피스텔(아파트식 주거용)로, 역에서 1~2분 거리에 위치한 입지적 조건 때문에 과거 분양 당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이어 그는 “삼성쉐르빌 분양 당시 성남·판교·강남 등에 직장을 둔 젊은층의 수요가 많았던 것처럼 향후 지어질 초고층 주상복합도 외부 인구 유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인구가 늘면 인근 상권도 자연스럽게 발달할 것으로 전망 된다”고 덧붙였다.

아파트형 공장인 ‘안양 SK V1센터(이하·V1센터)’의 건립 또한 금정역 인근 지역의 호재로 꼽히는 사안이다. V1센터는 분양 시작 일주일 만에 50%가 넘는 분양률을 보이며 인기 몰이를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V1센터 분양대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V1센터 인기 이유로 지하철 1·4호선 더블 역세권,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산본IC·평촌IC 인접 등 편리한 교통망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오는 2019년 착공이 예정된 GTX C노선(금정역-의정부)은 입주자들의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더블역세권에서 트리플역세권으로 변하는 만큼 교통의 이점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개발 호재에 따른 외부 인구 유입이 거의 확실시 되면서 금정역 인근 상권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금정역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가게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설을 지내고 가게계약을 맺기로 한 창업자가 3명이나 된다”고 귀띔했다.

금정역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금정역 인근 대로변(군포로) 건물의 임대 시세는 상가 1층 20평 기준 보증금 4000만원, 월세 140만원 등이다. 임대 시세는 지난해보다 평균 10% 가량 올랐다.

메인상권의 경우는 위치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상가 1층 40평 기준 보증금은 5000만원~1억원, 월세는 400~5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위치가 좋은 곳일 경우 월세는 550만원까지도 올라간다. 권리금은 1억7000만원에서 2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이곳 역시 지난해 대비 임대료가 약 10% 가량 올랐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금정역 메인상권의 확장 움직임이다. 현재 금정역 메인상권의 도로 건너편 삼성쉐르빌 주상복합 오피스텔 근처에 점포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대부분 젊은 층을 겨냥한 메뉴를 앞세운 음식점들이다. 이제 막 문을 연 프랜차이즈 음식점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평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테이블이 가득 차는 곳으로 알려진 무한리필 고깃집 ‘삼겹싸롱’도 문을 연지 6개월여 밖에 되지 않은 신생 점포다. 해당 점포의 나성원 사장은 인근 지역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다가 지난 6월 추가로 이 고깃집을 열었다. 나 사장이 운영하는 고깃집 두 곳은 모두 프렌차이즈 체인점들이다.

나 대표는 “이 지역의 고깃집은 원래 장사가 괜찮게 되는 편이라 가게를 또 냈다”며 “최근 들어 이 지역에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문을 연 가게의 사장들 중에서는 교통권과 개발호재에 대한 소식을 알고 이곳을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가게 문을 연 ‘시나포차’의 경우가 개발 호재를 사전에 파악하고 문을 연 사례다. 시나포차 대표는 “환승역인 금정역과 건너편 산업단지 등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소비율도 괜찮은 곳이라서 이곳을 택했다”며 “GTX개통과 더불어 주상복합 까지 생겨나면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달여 전 적지 않은 권리금을 지불하면서까지 점포를 인수한 호프집 ‘더 네이버스’ 대표 역시 상권발달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들어온 사례다. 그는 “상권이 크지는 않지만 교통이 편리하고 유동인구가 많아 예전부터 이곳을 쭉 지켜봐왔다”며 “현재 금정역 메인상권의 상가 권리금이 1억7000만원~2억원 정도에 형성돼 있어 비슷한 수준의 권리금을 지불하고 기존에 운영해오던 가게 그대로를 이어 받아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선경부동산 관계자는 “금정역 일대 지역은 땅값하고 건물가격이 매년 오르고 있는 추세다”며 “그래서인지 건물매매 위주로 투자 문의가 자주 들어오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외부에서(서울이나 타 지역）많이 온다”며 “하지만 주민들도 개발호재를 기다리는지 물건을 잘 내놓지 않아 새로 나온 물건은 거의 없고, 간혹 물건을 내놓더라도 기존 시세보다 금액을 올려서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정역 인근 S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얼마 전 매물로 나온 건물 중 하나는 기존 시세인 1500만원 보다 평당 약 200~300만원 가량 비싸게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투자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투자문의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더블역세권 혹은 역 인근의 매물들 위주로 수익형 부동산을 찾아다니는 투자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