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수요 노린 ‘타운하우스’ 찬바람 쌩쌩

부자 노린 '타운 하우스' 찬바람
고급 전원주택 인기 하락에 불황 겹쳐

이창호기자(lch9856@skyedaily.com)

기사입력 2012-11-01 00:03:04

서울 근교에 잇따라 들어선 ‘타운하우스’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2~3층의 주택을 연결해 지은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칭한다. 주로 유럽풍의 외관에 정원이 딸린 고급스러운 전원주택으로 지어진다. 서울 근교에서도 분당과 용인 등지에 강남부자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타운하우스가 많이 들어서 있다. 가격이 20억원대에 달해 부자가 아니면 엄두를 내기 힘든 수준이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 건설된 타운하우스들은 높은 가격에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겹쳐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타운하우스 자체에 대한 인기하락도 미분양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분양업체들은 가격을 수억원씩 낮춰 할인분양에 들어가고 있으나 수요자인 부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경전철 용인선의 개통 지연은 특히 용인 방면 타운하우스들이 고전하는 또 다른 이유로 꼽히고 있다. 고가의 타운하우스들이 주목하는 고객이 강남권에 거주하는 부자들이라는 점에서 가족 전체가 이주하는 경우 등은 공공교통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선진국형 고급주택 수요를 노리고 수도권에 들어서고 있는 타운하우스들의 경기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용인 지역 두 곳의 타운하우스를 스카이데일리가 현장 취재했다.

▲ 타운하우스는 고급 유럽풍의 디자인에 주택들이 연결된 구조, 담과 정원을 공유하는 고급 전원주택이라는 컨셉으로 서울 근교에 많이 보급됐다. 하지만 높은 분양가에 경기침체가 겹쳐 수년째 미분양인 곳이 목격되고 있다. 사진은 용인시 기흥구 동백지구 동백 라폴리움 ⓒ스카이데일리

고층 아파트 단지 너머로 독특한 외관의 주택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유럽 어딘가에서 온 듯한 고급스러운 외관의 주택들이다. 정원까지 끼고 있어 한 눈에 봐도 럭셔리한 전원주택의 분위기를 풍긴다.

주택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빌라촌인가 싶지만 층수가 높지 않다. 단독주택들이 한 지역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주택들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벽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여러 채의 주택을 한 지역에 함께 지은 것이다. 유럽풍의 디자인이라는 것도 일관성이 있어 지역 전체가 전원형 스타일을 즐기는 부자들이 모여 사는 호화주택이다.

이곳은 최근 서울 근교에서 유행하고 있는 타운하우스(town house) 중 한 곳이다.

타운하우스라는 말은 본래 교외주택(country house)에서 유래됐다. 교외주택과 반대로 도시 내에 있는 주택을 의미했다. 하지만 지금은 뜻이 바뀌어 2~3층짜리 주택을 연결해서 지은 형태를 부르는 말로 바뀌었다.

클래식한 외관에 이들 주택들이 공유하는 정원도 있어 교외의 전원주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형태의 주거단지다. 분당, 용인, 일산 등 서울 근교 다수의 지역에 이런 타운하우스들이 들어서 있거나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타운하우스는 한 채의 가격이 20억원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부자들이 주 고객이다.

분당이나 용인 등지에 타운하우스들이 들어서는 이유는 강남과의 접근성이 좋아 강남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년전에 건설된 타운하우스들이 아직 미분양인 상태에 있는가 하면 분양가를 대폭 할인하는 등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 동백 라폴리움 단지 입구 ⓒ스카이데일리

이는 타운하우스에 대한 인기 자체가 떨어지고 있는데다 불황의 여파가 몰아친 영향이라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타운하우스는 상대적으로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부자들을 고객으로 하고 있지만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불어 닥친 부동산 시장의 한파를 피해가지 못한 모습이다. 또 아파트에 비해 고가라는 점도 미분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용인 ‘동백 라폴리움’ 분양가 4억원 할인 분양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 있는 동백지구 동백 라폴리움은 전용면적 283㎡의 가격이 15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최초 분양가가 19억원이었으나 미분양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4억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동백 라폴리움 단지는 전용면적 228~283㎡대의 주택 37가구로 구성된 곳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설한 이곳은 2008년 분양을 시작했으며 2009년 하반기 입주가 시작됐다.

초당초등학교와 공원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으며 걸어서 5분 거리에 초당중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분양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8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고, 잔금 유예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분양가의 절반 가격에 입주를 먼저 할 수도 있다. 나머지 분양금을 추후 지급하는 대신 분양사가 근저당을 설정하고 입주를 먼저 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분양업체는 “일부 부동산 정보제공 매체에서 분양가의 절반 가격에도 입주가 가능하게 됐다는 내용은 분양가 할인이 아니라 이 같은 근저당 입주방식이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동백 라폴리움이 할인분양에 들어간 이유는 경전철 용인선 개통의 지연 등 교통 문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계단식 테라스가 인상적인 용인시 기흥구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 ⓒ스카이데일리

가까이에 경전철 용인선 ‘초당역’이 있어 개통 시 교통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2009년 개통 예정이던 용인선은 지자체와 시행사의 마찰로 인해 개통이 아직까지 지연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문제가 종결돼 2013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용인선은 지하철 분당선 기흥역과 연결돼 서울과의 접근성이 나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용인선이 개통된 후에도 동백 라폴리움의 인기가 상승할 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 높은 분양가와 주택경기 침체의 지속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 회사보유분 미분양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은 지하철 분당선 죽전역 인근으로 다수의 아파트 단지가 개발돼 있는 지역이다.

아파트촌 사이로 서 있는 독특한 외관의 테라스하우스가 눈에 띈다. 바로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다.

▲ 죽전 힐스테이트 조감도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는 전용면적 203~208㎡의 37가구로 구성돼 있다. 최초 분양가가 19억~21억원에 달했으나 현재 층마다 다른 할인율을 적용해 할인분양을 하고 있다.

분양업체 측은 “일부 부동산매체에서 최초 분양가가 22억원이라고 한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건축한 이곳은 2009년 8월 분양을 시작했으며 그해 하반기 입주가 시작됐다.

단박에 시선을 잡아끄는 특징은 계단식으로 연결된 테라스의 독특한 외관이다. 테라스의 넓이가 123㎡에 달해 간단한 레저나 파티까지 즐길 수 있다.

죽현마을 중앙공원이 단지 앞에 있고 대로변에는 강남역을 거쳐 서울역으로 가는 광역버스가 다녀 조건이 좋다.

하지만 20억원에 가까운 분양가가 걸림돌로 작용해 분양이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3가구가 남아 할인분양이 적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