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기업인들 즐겨찾는 강남 ‘알뜰 유흥가’

법조·기업인 찾는 강남 '알뜰 유흥가'
[기획탐방=강남상권을 가다]-⑰남부터미널역 배후지…불황기에도 호황

김신기자(skim11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2-11-22 00:03:18

서초역과 교대역 주변은 과거 영동개발 당시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법조타운이 조성되면서 강남권의 메카로 떠올랐다. 하지만 법조타운 인근 상권은 사무실과 음식점 및 소규모 카페 등으로 형성돼 럭셔리한 강남의 유흥가와는 사뭇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곳을 조금 벗어난 지역에 강남 유흥가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상권이 있다. 지하철 3호선 교대역에서 남쪽으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남부터미널 사거리 배후 상권이 그곳이다. 남부터미널역에서 교대 사거리 방면으로 가는 왼편에는 고층의 오피스빌딩들이 즐비하다. 이들 오피스빌딩 뒤편 이면도로들에는 주·야 구분 없는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유흥·요식업 위주의 상권이 형성돼 있다. 낮 시간대에는 주변 오피스빌딩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식사 시간대를 이용해 식당을 찾는 유동인구가 북적인다. 밤에는 주변 직장인들과 함께 서초동 법조타운의 법조인을 비롯해 테헤란로의 기업인 등까지 각양각층의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곳에는 이들 고객을 맡기 위한 룸살롱·단란주점 등 이른바 중고가 수준의 ‘비즈니스 클럽’들이 몰려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강남의 ‘알뜰 유흥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밤 못지 않게 낮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 지역에는 모텔·안마방 등의 경우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영업하는 경우가 흔하게 목격된다. 이 같은 유흥과 숙박상권은 점포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게 해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유흥가가 몰려 있는 남부터미널 배후상가를 두 번에 걸쳐 현장 취재·보도한다.

남부터미널 주변 상권 위치도

▲ 남부터미널역 사거리에서 서울교대 사거리 방면으로 가다 보면 좌측으로 오피스건물들이 즐비하고, 그 뒤로 요식업·유흥 중심의 상권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곳에는 중고가형 룸살롱, 단란주점, 안마방, 바(BAR) 등의 유흥업소와 모텔들이 대거 밀집해 있다. 주변 법조타운의 법조인들과 테헤란로의 기업인 등이 찾는 알뜰형 유흥가로 잘 알려져 있다.

▲ 남부터미널 주변 상권 위치도(위) 및 전경. ⓒ스카이데일리 <그림=최은숙>

강남권에 위치한 있지만 화려하지 않고 소박해 보이기까지 하는 ‘서울남부터미널’ 주변은 시민들에게 과거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시외버스의 이미지 때문에 친근한 정서를 주는 곳이다.

남부터미널 인근지역은 같은 이름의 지하철3호선 역까지 함께 있어 유동인구가 작지 않지만 인근 상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의외로 역세권 인구에 덜 영향을 받는 특징이 보인다.

오히려 다양한 먹거리와 유흥가가 풍부하고 국제전자센터 등의 상권이 유동인구를 역(逆) 흡인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주·야간 구분 없이 꾸준한 유동인구가 이곳에 몰려 들고 있다.

남부터미널 사거리에서 서울교대 방면으로 가다 보면 좌측으로 오피스 건물들이 즐비하고 그 뒷골목으로 요식업과 유흥가 중심의 상권들이 줄지어 있다.

이곳에는 단란주점, 안마방, 바(BAR), 노래방 등의 유흥업소와 크고 작은 모텔들이 대거 밀집해 있다. 이용자들은 주로 인근의 법조인들 관계 공무원, 테헤란로의 기업인과 샐러리맨 등이 자주 찾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인근 S부동산 관계자 L씨 “밤이 되면 인근 사무실과 오피스텔 및 강남일대 직장인 등 소위 ‘넥타이 부대’가 속속 모여 들면서 대부분의 음식점이나 유흥가에 사람들로 꽉 차는 모습이 거의 매일 목격된다”고 말했다.

▲ 남부터미널 주변은 밤시간대에는 물론이고 주변 오피스빌딩에서 다니는 직장인들로 인해 점심시간 등의 낮 시간대에도 길에서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 남부터미널 주변 야간 모습(위) 및 낮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유흥가가 이처럼 성업하면서 점포 운영자들은 웬만하면 손해 보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 부동산의 설명이다.

또한 이곳 주변 사무실에 다니는 직장인들로 점심시간 등의 낮 시간대에도 대부분의 식당들은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기업인·법조인 등 즐겨 찾는 유흥상권

인근 직장인들에게 남부터미널 상권의 특성이나 이미지에 대해 질문하면 거의 대부분 ‘유흥상권’이라는 대답을 한다.

식당을 찾은 샐러리맨 K씨는 스카이데일리와 만나 “낮에는 식당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지만 밤에는 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유흥업소에 몰린다”며 “아주 비싸지도 않고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는 업소들이 몰려 있어 야간 상권이 더욱 활발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 남부터미널 상권은 모텔, 단란주점, 룸살롱 들이 밀집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곳에 위치한 안마방, 모텔 등은 주로 밤시간대 영업을 하는 업소들임에도 불구하고 24시간 업소들도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

S부동산의 다른 K씨는 “수십 개의 모텔과 함께 자리한 안마방, 단란주점, 룸살롱 등의 유흥업소가 기업인·법조인 등의 접대자리로 이용되고 있다”며 “언론사에서도 유명인들이 자주 찾는 업소를 취재하기 위해 부동산에 종종 들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별히 사람이 많이 몰리는 가게가 있다는 소문은 들은 바 없지만 각 가게마다 단골을 보유하고 있어 대부분의 가게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은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흥 중심상권인 효령로 55길과 반포대로 14길 상권들의 화려한 간판만 봐도 외관상으로는 테헤란로 배후지의 특급 유흥가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이 지역은 낮 시간에도 안마방, 마사지샵 등의 간판에 불이 켜져 있기도 했다. 또한 인근 모텔들에는 중대형 차량들의 드나드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안마방들에 잠입취재 형식으로 24시간 영업배경에 대해 탐문한 결과 A업소 관계자는 “낮에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찾는 사람이 있다”고 귀띔해 주었다. 기자임을 밝히고 주 고객층에 대해 묻자 그는 “영업 방해하지 말아 달라”며 대꾸조차 거부했다.

L호텔의 한 종업원은 “숙박업소 임에도 불구하고 낮에는 ‘대실 손님’(일명·파트타임)이 많아 수익이 밤 시간대와 비슷한 편이기도 하다”며 “이 곳에 위치한 대부분의 숙박업소들은 24시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낮 시간대 ‘점심 특수’ 24시간 영업

유흥가와 숙박업소를 중심으로 낮·밤 구분 없이 운영하는 상권이 발달하면서 이곳에는 24시간 영업하는 식당들도 적지 않다.

낮 시간대에는 주변에 위치한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식당을 찾고, 저녁에는 강남권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S부동산 관계자 L씨는 “이곳에는 오피스텔들이 인근 강남권에 비해 많이 몰려 있지만 공실이 없을 정도다. 한 오피스텔 건물당 수백명 이상이 근무 또는 거주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유동인구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같은 메뉴를 파는 업소가 많이 몰리지 않는다”며 “낮에 찾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같은 업소를 반복해서 찾지 않고 다양한 메뉴를 접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30평 권리금 7000만원 선에 매물 드물어

L씨에 따르면 이 지역은 경기를 타지 않고 꾸준한 편이라고 한다. 특히 낮·밤 없는 유동인구 덕에 점포 문의 또한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곳 30평 규모의 평균 점포시세는 권리금 7000만원, 보증금 3000만원, 월세 250만원 정도이고 위치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인다”며 “다른 지역들에 비해 약권리금이 약간 높은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점포들은 주류 판매 위주의 점포임에도 따로 점심특선 등을 마련해 식사시간대를 이용한 운영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점포 매물이 많지 않은 편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