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강남명성 쇼핑센터, 묵은 때 털고 기지개

30년 강남명성 쇼핑, 묵은 때 털고 기지개
[기획탐방=강남상권을 가다]-<27>반포쇼핑타운…새단장 후 신흥상권 활기

천유정기자(you888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2-12-26 00:03:40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 일대는 상권이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호남선), 경부고속터미널(경부선), 강남터미널 지하쇼핑센터, 반포쇼핑타운으로 크게 분화돼 있다. 이곳은 서울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고속터미널이 위치해 있고 지하철 3호선, 7호선, 9호선이 지나는 초역세권이다. 버스 역시 지선·간선·광역·공항버스 등 다양한 대중교통 노선들이 있어 강북이나 과천, 분당 등 서울 외곽까지 한번에 갈 수 있는 교통요지다. 이 일대는 래미안 퍼스티지, 반포자이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몰려 있다. 거주인구와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상권도 발달, 걸어서 10분 거리 이내에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가운데 30년 전통의 반포쇼핑타운은 센트럴시티가 들어 설 때만 해도 상권이 위협을 받았지만 지금은 제각각 특화돼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받고 있다는 게 인근 부동산 업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에 따르면 센트럴시티는 주로 20∼30대 젊은 층이, 반포쇼핑타운은 40∼50대 장년층이 즐겨 찾는 곳이다. 또 디자인서울 계획에 따라 서초구가 지난 2011년부터 올해 10월까지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을 실시, 반포쇼핑타운은 새 단장을 마쳤다. 스카이데일리가 30년 전통의 반포쇼핑타운을 현장 취재했다.

▲ 반포쇼핑센터 위치도(위). 서초구 반포동 반포쇼핑타운이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데 이어 대형 매장들이 입점하면서 새로운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그림=최은숙>

반포쇼핑타운에 LG전자, KFC, 기아자동차 등 대형 매장들이 입점하면서 새로운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주거인구를 중심으로 한 동네상권의 성격이었다면, 주변에 경쟁 상권이 형성되면서 현재는 대형 매장과 프랜차이즈 업종들이 속속 들어와 일각에서는 반포쇼핑타운 매장이 대형화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포쇼핑타운은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 건너편에 위치, 약 700m에 걸쳐 총 8개동 1000여의 상가가 밀집된 곳이다.

그러나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건물도 노후한 데다 크고 작은 간판들이 무질서하게 설치돼 있어 도시미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기존 반포쇼핑타운 건물에 설치된 간판들은 업소 당 많게는 4~5개씩 세워져 건물 전면뿐 아니라 후면, 측면까지 온통 간판이 뒤덮고 있을 정도로 어지럽다.

▲ 2동에 LG전자 베스트샵 반포점이 100여평 규모로 입점했다.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2009년부터 광고물정비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을 벌여온 서초구가 2011년부터 올 10월까지 순차적으로 간판정비와 함께 건물 리모델링을 실시, 새롭게 단장했다.

반포쇼핑타운은 인근에 한신아파트 등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1983년 만들어졌다. 이곳에는 식당이나 부동산, 학원, 피부관리숍 등 일반 동네에 들어서 있는 업종들이 대부분이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1층은 부동산이, 2∼3층은 학원, 4∼5층은 사무실, 지하 1층은 식당가 등이 주로 들어 서 있다.

▲ 6동에 들어선 기아차동차는 50평 규모로 넓은 전시장과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특히 유사 업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세입자가 들어오고 나가는 시기가 비슷해 공실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반포쇼핑타운은 소위 대박 나는 집은 없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기 때문에 안 돼도 기본 임대료 정도는 충분히 나오는 곳” 이라고 말했다. 신반포 한신아파트, 반포우성아파트, 신반포아파트 등 인근 아파트가 워낙 대규모라 이들만 상대해도 소위 망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 7동에 위치한 한식집 옹달샘(위)과 3동의 전주식당은 이곳에서만 30년을 영업한 터줏대감이다. ⓒ스카이데일리

반포쇼핑타운 7동에 위치한 한식집 옹달샘이나 3동의 전주식당은 이곳에만 30년을 영업한 터줏대감이다. 두 곳 모두 한식전문점으로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만큼 단골손님이 늘어 나면서 이웃 매장까지 인수·확장해 영업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이곳 임대료는 1층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80만원이며 그 외 층수는 이보다 낮다.

반포쇼핑타운은 각 점포마다 주인이 달라 대규모 매장을 운영하고 싶어도 월세 등을 조정하는 게 녹록치 않아 그동안 대부분 10평 남짓의 소규모 점포들만이 운영돼 왔다.

하지만 LG전자, KFC, 기아자동차 등 규모가 큰 매장들이 들어오면서 상가도 변모하고 있다.

올 초 2동에 LG전자 베스트샵 반포점이 100여평 규모로 입점했다. 쇼핑타운내에서 가장 큰 평수이고 전자대리점으로는 유일하다.

KFC 역시 규모는 132.23㎡(약 40평)에 달하며 타운내 프랜차이즈 업종으로는 처음이다.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주로 길 건너편 센트럴시티나 신세계백화점 등에 입주했다.

6동에 들어선 기아차동차는 50평 규모로 전시장과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다. 또 이곳에 은행은 국민은행이 유일하게 입주해 있었지만 지금은 기업은행(2동), 신한은행(4동), 한화투자증권(6동) 등 각종 금융기관들도 입점해 있다.

그동안 상가에는 학원이나 클리닉, 미용실, 부동산 등 개인이 운영하는 점포가 대부분이었지만 인근에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 강남터미널 지하쇼핑센터 등 경쟁 상권이 발달하면서 30년 전통의 반포쇼핑타운도 변모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동네 주민이기도 한 부동산 관계자는 “그동안 상가주인들의 의견조율이 쉽지 않아 큰 매장이 없었는데 이 지역도 센트럴시티 등이 들어서면서 대형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며 “이같은 변화는 대기업들이 터미널 상권을 접수하기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