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콰이아 신화’의 아들 800억 매각 뒤 홀연

‘에스콰이아’ 아들 800억 매각 뒤 홀연
[부촌 한남동 명사들<18>]-이범 전 회장…10평 창업 구두명품가 ‘아쉬운 2대’

이창호 기자(lch9856@skyedaily.com)

기사입력 2013-05-22 01:15:38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위치한 헤렌하우스는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보유한 곳으로 유명하다. 헤렌하우스는 2002년 완공된 지하4층, 지상3층 건물로 총 16세대가 있는 집합건물이다. 고급빌라로 명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범 전 에스콰이아 회장 역시 헤렌하우스 1개 호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 전 회장은 이곳 242.92㎡(73.5평)을 2002년 분양받았다. 건물이 준공된 후인 2003년 이곳으로 주소지를 옮기기도 했다.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이곳 빌라는 가구당 45억원 가량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3.3㎡(1평)당 600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고급빌라를 보유한 이 전 회장은 제화 명문 에스콰이아의 창업주 고 이인표 회장의 장남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999년 이인표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회장직에 올랐다. 이인표 회장은 2002년 작고했다. 이 전 회장은 1988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회사를 이끌기 시작했다. 회사의 지분은 이 전 회장과 가족 등 특수관계인들이 100% 보유하고 있었다. 이 전 회장은 2000년대 들어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자 회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고 같은 해 대표이사직도 사임하면서 회사를 떠났다. 국내 제화 명문의 주인이 2대째 만에 바뀌게 된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국내 제화업계의 살아있는 역사인 에스콰이아의 이범 전 회장 보유 한남동 빌라와 에스콰이아의 최근 동향을 취재했다.

▲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있는 고급빌라 헤렌하우스(위·위치도)의 1개 호실을 이범 에스콰이아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스카이데일리 <그림=최은숙>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위치한 헤렌하우스는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보유한 곳으로 유명하다.

헤렌하우스는 2002년 완공된 지하4층, 지상3층 건물로 총 16세대가 있는 집합건물이다. 고급빌라로 명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범 전 에스콰이아 회장 역시 헤렌하우스 1개 호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결과 확인됐다.

이 전 회장은 이곳 242.92㎡(73.5평)를 2002년 분양받았다. 건물이 준공된 후인 2003년 이곳으로 주소지를 옮기기도 했다.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이곳 빌라는 가구당 45억원 가량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3.3㎡(1평)당 6000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고급빌라를 보유한 이 전 회장은 제화 명문 에스콰이아의 창업주 고 이인표 회장의 장남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999년 이인표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회장직에 올랐다. 이인표 회장은 2002년 작고했다.

이 전 회장은 1988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회사를 이끌기 시작했다. 회사의 지분은 이 전 회장과 가족 등 특수관계인들이 100% 보유하고 있었다.

이 전 회장은 2000년대 들어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자 회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고 같은 해 대표이사직도 사임하면서 회사를 떠났다. 국내 제화 명문의 주인이 2대째 만에 바뀌게 된 것이다.

국내 제화 명문,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뀌기까지

고 이인표 회장은 1957년 서울 명동에 대동영화를 세우는 등 양품점으로 큰 성공을 이룬다. 1961년에는 수제화점인 에스콰이아제화를 설립하고 제화사업에 나섰다. 시작 당시에는 이 회장이 10평 남짓한 가게에서 손수 신발을 만들었다고 한다.

▲ 2011년 회사의 50주년을 기념해 에스콰이아가 내놓은 한정판 제품 <사진=뉴시스>

1966년 국내 최초로 구두의 대량생산에 들어갔으며, 1970년에는 성수동에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70년대 들어 에스콰이아는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한다. 1977년에는 (주)에스콰이아핸드백을 설립해 핸드백 사업에 뛰어들었고 1981년에는 (주)영에이지를 설립해 의류업에도 나섰다.

디자인과 품질에서 인정받은 에스콰이아는 80년대 들어 금강제화와 함께 한국 구두시장을 양분했다. 이후 다양한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있었지만 수십년의 전통으로 쌓은 브랜드 파워를 발휘해 명성을 이어갔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제화업계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상품권 발행을 크게 늘렸고 이것이 경영악화로 연결됐다. 상품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IMF의 파고가 지나간 2000년대 초에는 패션산업에 투자를 늘렸다가 2003년 터진 카드대란 사태로 경영에 직격탄을 맞았다.

계열사를 처분하며 회사를 수습했지만 회생은 쉽지 않았다.

심지어 2009년에는 회사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려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랜드에 지분 28.42%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2008년 12월 MOU까지 체결했으나 이듬해 1월 이랜드가 지분 매입을 포기하면서 무산됐다. 이랜드가 인수를 위한 실사까지 나선 이후에 지분 인수를 포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해 7월 이 전 회장은 자신과 가족 등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지분 100%를 미국의 투자전문회사인 H&Q에 매각한다. 매각액은 80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현재 에스콰이아의 지분은 H&Q가 만든 사모펀드 H&Q EFG투자목적회사가 100% 보유하고 있다.

회사 매각 이전 이 전 회장의 부친이 처음 사업을 시작한 에스콰이아 명동점도 매각했다. 경영난에 회사의 뿌리가 사라진 것이다.

이 전 회장은 2009년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회사에서 물러났다. 2대에 이어진 제화 명문은 이제 외국 사모펀드로 넘어갔다.

에스콰이아는 이후인 2011년 사명을 EFC로 변경했다. 또 지난 2월에는 본사를 성수동에서 강남구 역삼동으로 옮겼다.

성수동 본사는 1970년 처음 공장을 설립한 뒤부터 40년간 회사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온 곳이다. 사모펀드로 회사가 넘어가기 이전인 2007년 이미 에스콰이아는 회사의 중심을 성남으로 한 차례 옮긴 바 있지만 법인 등기부등본 상 본점의 주소지는 여전히 성수동이었다.

이에프씨로 사명이 바뀐 에스콰이아의 2012년 매출액은 1803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53억원 가량 적자를 기록했다.

지금도 에스콰이아 브랜드는 살아 있다. 역삼동으로 본점을 이전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고 이인표 회장의 역사를 이어가던 아들 이 전 회장의 모습은 회사에서 찾아볼 수 없다. 회사 매각 이후 이 전 회장의 행적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