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말 현재 수도권 아파트 월세수익률(임대수익률)은 4.18%를 기록, 최근 6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기도와 인천의 경우 각각 4.49%, 4.35%로 4%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아파트 가격이 비싼 서울은 3.65%에 그쳤다. 또 저가 및 소형아파트의 수익률이 고가 및 대형아파트보다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30일 발표한 ‘주택 월세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25개 구 가운데 아파트 면적당 가격이 제일 높은 강남구의 경우 월세수익률이 3.03%로 가장 낮았다. 지난 3월 현재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의 정기예금(신규) 금리가 3.04%임을 감안하면 은행 이자만큼도 수익이 나오지 못한 셈이다.

 

또 송파구, 용산구, 서초구도 각각 3.18%, 3.24%, 3.25%를 기록, 서울에서 월세수익률이 가장 낮은 지역이었다.

 

반면 전용면적당 매매가격이 낮은 금천구, 중랑구, 도봉구 등은 각각 4.08%, 4.05%, 4.04%로 월세수익률이 높았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종로구로 4.12%였다. 또 4%이상의 수익률을 보인 곳은 서대문구, 성북구 등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대형아파트보다는 소형아파트의 수익률이 좋았다.

 

서울의 대형아파트 수익률은 3.24%로 가장 낮았고 경기도와 인천도 각각 3.64%, 3.44%를 기록, 모두 4% 미만이었다. 소형아파트는 경기도와 인천이 각각 4.90%, 4.72%로 수익률이 높았으나 서울은 소형임에도 불구하고 3.89%에 그쳤다.

 

그러나 보고서는 “최근 수도권 대형아파트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월세수익률 상승속도는 소형아파트보다 빠르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도권 소형아파트의 수익률은 4.53%에서 올 4월말 4.56%로 0.03%포인트 오른 반면 수도권 대형아파트는 같은 기간 3.36%에서 3.44%로 0.08%포인트 상승했다는 것이다.

 

월세수익률은 주택매매가격 대비 월세수익 금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임대수익률을 말한다. 이번 보고서의 수익률은 각종 세금 등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수익률이라고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설명했다. 또 전용면적(㎡)당 가격은 월세가격 조사가능 대상 아파트 단지의 가격으로 전체 지역별 아파트 가격과는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전국 월세가구 비중은 1995년 14%에서 2010년 21%로 상승한 반면 전세가구는 30%에서 22%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가구구조의 변화와 주택시장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향후 국내 임차시장은 월세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월세거주 비중이 높은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저금리 때문에 임대인의 월세 선호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세는 늘고 있지만 전세가구가 월세로 전환하면 추가로 지출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로 인해 임차가구의 저축 및 소비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됐다.

 

보고서는 수도권 전세아파트에 살고 있는 가구가 월세로 바꿀 경우 연간 약 577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추가 소요자금을 추정한 결과, 올 4월 현재 수도권 전세아파트 중간가격(1억6350만원)에 거주하는 가구가 월세로 바꾸면 연간 약 577만원이 더 발생한다. 이는 연소득 대비 11%, 소득에서 지출을 뺀 여유자금 대비 51.3%에 해당된다.

 

또 전세가격이 낮을수록 월세 전환으로 인한 부담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추가적인 부담때문에 전세가구가 월세로 전환하는 시기는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고서는 “전세가구와 월세가구의 높은 주거비용은 월세가구 증가 속도를 다소 늦출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임차가구의 주거비용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기경묵 연구위원은 “월세 전환은 임차가구의 가계부담을 키우고 저소득층 등의 저축과 소비 위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며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