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사이드호텔은 강남의 끄트머리이자 강북으로의 진출로인 한남대로 남단에 위치해 있다. 입지조건이 매우 좋아 보이지만 과거 이곳 호텔에 대한 평은 분분한 편이었다.

 

그러나 90년대 ‘좀 놀아본’ 사람이라면 이 호텔을 한번쯤은 들러봤을 법 하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최고급 호텔도 아닌데 이런 명성을 얻게 된 이유는 이 호텔의 나이트클럽이 워낙 유명했기 때문이다. 이 호텔이 바로 ‘리버사이드 호텔’이다.

 

1981년 개장한 리버사이드 호텔은 지하 2층, 지하 13층의 크기에 객실수가 총 109개인 특2급 호텔이다. 호텔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리버사이드 나이트는 90년대 한때 강남의 양대 나이트클럽으로 꼽힐 정도였다.

 

1997년 영업정지된 뒤 1999년 영업을 재개했으며 2000년대 들어 이름이 ‘물(Mool) 나이트’로 바뀌기도 했다. 물 나이트는 한동안 중장년 세대와 젊은 층 나이트를 구분한 소위 ‘물관리 나이트클럽’으로 명성이 높았다.

 

호텔이 2010년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장한 뒤에는 다시 ‘유시티 나이트클럽’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아는 사람은 안다는 리버사이드호텔은 90년대 들어 부도가 나면서 수차례 경매에 나왔다. 경매가 성사됐다가도 낙찰자가 잔금을 치르지 못하거나 부도가 나 다시 경매에 나오기를 반복하며 2000년대 초까지 주인이 정해지지 않았다.

 

수차례 주인이 바뀐 호텔은 하이브리드 건설이 낙찰받았고 계속해서 이어지던 소송도 2009년 들어 마무리됐다.

 

하이브리드건설은 다시 안병균(65) 전 나산그룹 회장에게 인수된 이후 2010년 회사명이 ‘주식회사 가우플랜’으로 변경된다. 같은 해에 안 전 회장의 아들인 안필호(38)씨가 대표에 올랐다.

 

소유관계를 보면 안 전 회장 일가가 리버사이드호텔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극장식당 ‘무랑르즈’와 ‘초원의 집’으로 유명한 안 전 회장은 종로5가에서 의류도매업을 거쳐 ‘나산신화’를 만들어 낸 의류업계의 기린아였다.

 

그는 창업 후 10여년 만에 재계랭킹 50위권으로 뛰어올랐던 인물이다. 나산은 지난 1990년대 초반 ‘조이너스와 꼼빠니아 브랜드 신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명동은 과거부터 서울의 소비 중심지로 꼽히던 지역이다. 서울시청 옆에는 롯데호텔소공과 붙어있는 롯데백화점이 있다. 한국은행을 지나 회현사거리 방면으로 신세계백화점도 찾을 수 있다.

 

이 곳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정확히는 가장 오래된 백화점 터는 롯데백화점 옆에 있는 롯데 영플라자다.

 

영플라자 위치에는 일제시대인 1921년 처음으로 백화점이 들어선다. 일본인이 지은 이 백화점의 이름은 조지아백화점이다. 정자옥(丁字屋)이라는 한자 표기로도 유명한 곳이다. 조지아백화점 보다 앞서 지어진 백화점이 있었지만 이후 호텔이 들어서면서 가장 오랜 기간 백화점이 서 있던 터는 조지아백화점 터가 됐다.

 

현재는 롯데의 패션전문 쇼핑몰인 롯데 영플라자가 위치해 있다. 건물의 소유주는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올 1월 합병을 통해 이 건물을 소유하게 됐다. 이전 소유주는 롯데의 계열사인 롯데미도파였다.

 

‘미도파’는 롯데 영플라자 위치에 있던 백화점의 이름이기도 하다. 조지아백화점에서 바뀐 이름 중 가장 오랜 기간 이곳을 지칭하는 이름이었다.

 

롯데는 2003년 (주)미도파를 인수해 롯데미도파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올 1월 롯데쇼핑이 롯데미도파를 합병하면서 ‘미도파’라는 이름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곳에 위치한 백화점 이름이 미도파로 바뀐 1954년 이후 59년만의 일이다.

 

일본인의 재산이었던 조지아백화점은 해방 이후 한국인 기업에 인수되고 이름도 미도파백화점으로 바꾼다. 이후 한국무역협회로 주인이 바뀌었다가 1969년 건설업체인 진흥기업에 인수된다.

 

진흥기업은 박영준 대농 회장이 세운 회사로 대농그룹의 계열사다. 미도파백화점이 대농그룹의 계열사가 된 순간이다. 이후 대농그룹의 핵심기업을 역으로 인수해 그룹의 모기업이 됐다.

 

1997년에는 격렬한 경영권 전쟁에 휘말려 고전 끝에 경영권을 지켜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자금을 무리하게 끌어다 쓴 미도파는 1년이 채 안돼 부도가 났다.

 

2001년, 사람이 살기에는 비좁고 열악했던 곳을 당장 들어가 살고 싶은 집으로 새단장 해주는 방송국 프로그램이 인기였다.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신동엽의 러브하우스’에서 그는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 지 몰랐던 집을 탁월한 건축공간 창조능력으로 ‘뚝딱’ 새 집을 만들어 냈다.

 

마치 마술같이 변한 집을 선물받은 거주자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 역시 그의 능력과 착해 보이는 외모 그리고 휴머니스트처럼 풍겨 나오는 이미지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러브하우스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 인물은 바로 이창하(57)씨다. 그의 주소지와 소유한 땅이 이곳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있다. 그의 땅과 주소지는 한강조망이 탁월한 곳에 위치해 있다. 그의 주소지는 러브하우스를 연상케 할 정도로 자연과 어우러진 주택 모습이다. 나지막한 2층 건물에 한강방면으로는 마치 공원같은 마당이 펼쳐져 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주택과 인접한 대지 535㎡(161.8평)를 이씨는 소유하고 있다. 2007년 4월 매입해 건물은 멸실 상태로 기록돼 있다. 토지는 세 번째로 결혼한 현 부인인 이모씨와 그의 자녀 6명에게 2008년 증여된 상태다.

 

2007년 당시 거래가액은 22억원으로 적혀 있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이곳 땅값이 평당 35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56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등기부등본에 그의 주소는 바로 옆 집으로 돼 있다. 실제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의 주소지가 있는 주택은 정모씨 등의 소유로 등기부등본에는 적혀 있다.

 

2011년 미스코리아 출신 한성주씨와 조망권을 둘러싼 법정소송 건으로 매스컴에 다시 나타난 이창하씨는 러브하우스를 통해 집 없는 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지만 2006년 학력위조 사건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각종 비리사건에도 연루된 인물로 당시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한남동 부촌 중에서도 이태원동까지 이어지는 일대는 삼성일가가 다수의 토지와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남동에 위치한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 옆 도로를 지나면 이태원동이 시작된다. 이곳에는 김승호(81) 보령제약 회장이 보유한 주택도 위치해 있다.

 

인근 주택들이 2층 높이의 담장에 둘러싸여 건물의 외관조차 보여주지 않는데 반해 김 회장의 주택은 담장 너머로 겉모습 일부를 드러내고 있다.

 

주택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연면적은 427.98㎡(129.5평) 규모다. 김 회장은 이곳 부지 771.5㎡(233.4평)를 1982년 매입했고 1984년 건물을 완성했다. 인근 토지시세가 3.3㎡(1평)당 3500만원 가까이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지 가격만 8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30년 가까이 이 주택에서 살고 있는 김 회장은 제약업계의 살아있는 역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약국에서 시작해 보령제약그룹을 일궈냈다.

 

김 회장은 1957년 종로5가에서 보령약국을 개업했다. 보령약국이라는 이름은 김 회장의 출생지인 충청남도 보령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종로 중심지에 있는 약국이어서 두산 창업주인 박두병 회장 등 명사들이 이곳을 자주 들렀다고 전해진다.

 

약국이 성장하자 김 회장은 1963년 보령약품을 세웠다. 이후 용각산과 겔포스 등의 성공으로 승승장구 성장한다.

 

현재 보령제약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주)보령이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김 회장의 지분은 전혀 남아있지 않지만 김 회장은 팔순이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일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지분0%의 강력한 지배권에 황혼경영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후계 구도 또한 아들이 없어 장녀인 김은선 제약부문 회장의 아들인 외손주를 3세 후계구도로 세우는 지분구조가 보인다.

 

서래마을에 있는 선데일 빌라는 6층 12세대의 건물로 2007년 지어졌다. 복층형으로 구성된 선데일 빌라의 전용면적은 255㎡(77.1평) 선이다.

 

명사들이 많이 사는 선데일 빌라의 1개 호실을 조양래(76) 한국타이어 회장의 둘째딸인 조희원(46)씨도 보유하고 있다.

 

조씨는 지난해 10월 이곳 빌라를 매입했다. 당시 매입가는 21억3000만원이었다. 전용 기준 3.3㎡(1평)당 2762만원 꼴이다. 조씨는 조양래 회장의 딸이라는 것 외에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다. 한국타이어에서 직책을 맡은 바도 없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씨의 한국타이어 지분은 3.57%다. 지난해 설립된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도 마찬가지로 3.57% 보유하고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조씨는 보유지분을 통해 지난해 한국타이어로부터 21억7000만원을 배당받았다. 지난해 보유주식의 현금배당액이 많은 여성 주식부호 중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손꼽히는 주식부호인 조씨의 보유 지분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타이어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의 최대주주는 조양래 회장이다.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가 될 예정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 15.99%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에 이어 큰 아들인 조현식(43)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 5.79%,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41) 한국타이어 사장이 7.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딸인 조희경(47)씨와 조희원씨도 각각 2.72%와 3.5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업부문을 분할해 설립한 한국타이어의 지분 역시 동일한 비율로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보유한 한국타이어의 지분이 4.6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9월1일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새로운 한국타이어(주)를 설립하고, 기존의 회사는 사명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바꿨다. 아직 보유 지분이 적어 지주회사 체제로 완전히 전환된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된 자회사의 경우 주식의 20%, 비상장 자회사의 경우 40%를 보유해야 한다.

 

지주회사체제로 완전히 전환하기 위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한국타이어의 최대주주도 조양래 회장에서 자녀들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는 것이다. 조희원씨의 지분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배경이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한국타이어의 새로운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의 결과를 알 수 있다. 경영에 참여한 두 아들과 참여하지 않는 두 딸의 재산상속 비율도 이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