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가오슝시장 선거에서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친중 성향의 국민당을 누르고 압승을 거뒀다.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가오슝시장 선거에 천츠마이 민진당 후보가 67만1804표(70.03%)를 득표해 승기를 쥐었다. 리메이전 국민당 후보는 24만8478표(25.9%)를 얻어 패배했다.

 

타이완뉴스는 민진당의 유례없는 압승으로 국민당은 약 2년에 걸쳐 차지했던 시장직을 내놓게 됐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15일(현지시간) 홍콩의 혼란스런 정국과 중국과의 긴장관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치러진 주요 시장 보궐선거에서 타이완의 제1야당인 친중파 국민당이 대패했다고 보도했다.

 

천 당선자는 환호하는 지지자들 앞에서 “선거 결과는 한 가지를 증명해 준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승리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선거는 올해 6월 주민 소환으로 직을 잃은 한궈위 전 가오슝시장의 공석을 메우기 위한 보궐선거로 진행됐다. 한 전 시장은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에 도전했다가 대권에 신경을 쏟느라 시정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파면됐다.

 

이날 천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1994년 이래 가오슝 시장선거 중 가장 높다. 천 후보는 개표 작업이 이뤄지는 내내 리 후보를 3배가량 차이로 압도하며 선두에 서 있었다.

 

천 후보는 승리가 확정되자 당선 연설을 통해 경제와 고용, 교통 문제, 대기 오염 등 4가지 의제를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이날 선거 결과를 민주주의와 가오슝의 승리라고 규정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천 후보는 오는 2022년 12월까지 한 전 시장의 잔여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가오슝시는 1970·80년대 타이완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였다. 2018년 국민당에서 한궈위 전 시장이 당선되기 전까지는 민진당의 텃밭이었다.

 

천 당선자는 이번 선거가 홍콩과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민진당 소속인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선거 전날인 14일(현지시간) 천 후보 지지연설에서 중국이 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