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에 대한 자금지원에 나선다.

 

대한항공이 16일 오후 서울시 중구 소재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에 대한 9억5000만달러(약 1조1215억원) 상당의 자금 대여안을 심의·의결했다고 17일 밝혔다. 9억달러는 한진인터내셔널의 차입금 상환에 활용된다. 5000만달러는 호텔산업 경색에 따른 운영자금 충당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진인터내셔널은 9억달러의 차입금이 이달 중 만기도래 예정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호텔·오피스 수요 감소 등 시장 상황이 악화해 리파이낸싱(재융자)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우선적으로 일시적인 금전 대여를 제공하기로 했다.

 

3억달러는 이달 말 대한항공이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이를 다시 한진인터내셔널에 대출한다. 대한항공은 대출금을 전달하는 구조로 사실상 대한항공의 유동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대한항공은 미국 현지 투자자와 한진인터내셔널 지분의 일부 매각과 연계해 브릿지론 협의 중이다. 브릿지론은 단기차입 등에 의해 필요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대출을 말한다. 10월 중 3억달러는 브릿지론을 확보해 상환받을 예정이다.

 

또 다른 3억달러는 내년 호텔·부동산 시장 위축 해소 및 금융시장이 안정화 되는 시점에 한진인터내셔널이 담보대출을 받아 이를 돌려받는다는 계획이다.

 

한진인터내셔널은 198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회사다.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윌셔 그랜드 센터를 재건축해 운영 중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2009년 4월 LA 윌셔 그랜드 호텔을 최첨단 호텔·오피스 건물로 변모시키는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8년간 총 10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월셔 그랜드 센터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이런 만큼 한진그룹도 매각보다는 자금 수혈 쪽에 방향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이 코로나 사태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유상증자, 기내식 사업 매각 등으로 급한 불은 끈 측면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양호 회장은 2017년 6월 당시 윌셔 그랜드 센터 개관 행사에서 “윌셔 그랜드 센터의 개관은 개인적인 꿈의 정점이자 LA와의 약속을 완성한 것이다”며 “LA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