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엄마·며느리 여성몸매 수영으로 가꿔요”

[태평백화점 수영 주부모임]서초구 방배동·동작구 사당동 ‘중장년 수영’ 주부들

오문일 기자(mio@skyedaily.com)

기사입력 2013-08-12 00:02:33

수영은 올림픽 정식 종목인 스포츠 종목이기도 하지만 현대인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생활운동이라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하다. 숙달방법이 단순해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는 수영은 꾸준히 할 경우 근육이나 심폐발달에 매우 좋을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남성들 보다는 여성들이 수영을 꾸준히 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본다. 일단의 강남 주부들이 모인 ‘태평백화점 수영모임’도 건강을 챙기면서 취미와 친목을 함께 도모하는 여성 모임이 중 하나다. 이 모임에는 베테랑 수영선수 못지 실력을 갖춘 활기찬 중장년 주부들이 참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태평백화점은 서초구와 동작구 경계를 가르는 도로인 동작대로 중간 정도의 지하철 4·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총신대 입구역)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중고가형 상품 구색이 좋아 강남주부들과 중서민들이 함께 많이 찾는 ‘태평백화점’ 6층에는 시설이 좋기로 이름난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에는 인근 방배동의 부촌 강남주부들과 사당동의 주부들이 각별히 많이 찾고 있다. 이들 중 매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사이에 수영을 잘하는 ‘마스터반 주부’들이 모여 수영을 즐긴다. 이들 주부들은 매일 한 시간씩 수영을 즐겨 하면서 지(智)·덕(德)·체(體)를 갖춘 아름다운 여성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수영에 매료돼 정신적, 신체적으로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 활력 있게 생활하고 있는 ‘태평백화점 수영 주부모임’을 취재했다.

▲ 태평백화점 수영 주부모임 회원들은 인근 강남의 부촌인 서초구 방배동과 서민적 분위기의 동작구 사당동 주부들이 함께 어우러진 모임이라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중장년 주부들이 모인 이 모임은 수영을 중심으로 화기애애하고 돈독한 동호회로 활기찬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수영장에서 모인 회원들 모습(위)과 월례회 활동 모습. 아래 사진 맨 뒷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이성자 동호회 회장. ⓒ스카이데일리

휴가 시즌을 맞은 전국 주요 해수욕장에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피서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해수욕장 하면 으레히 드넓은 백사장, 각종 물놀이 기구, 비치파라솔 등이 연상되지만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여성의 아름다운 몸매다.

남성들은 해수욕장에 가면 여성들의 몸매감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젊은 여성들은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각양각색 원색의 ‘섹시 비키니’(bikini)를 입고 몸매를 자랑하면서 수영이이나 썬텐(suntan)을 즐긴다.

브래지어와 팬티가 분리된 비키니 수영복은 젊고 아리따운 꽃 같은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젊은 시절 여성이면 누구나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싶어 하는 것은 여성 특유의 아름다움에 대한 매료이기에 그런 자체가 싱그럽다.

방배동·사당동 중장년 늘씬 수영 주부들 모여

수영을 좋아하고 잘 하는 일단의 중장년 주부들로 구성된 강남의 한 수영모임도 비키니 수영복은 아니라고 해도 나이 같지 않게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면서 수영을 즐기고 있어 시선을 끈다. 이들에게 ‘원피스 수영복’은 비키니 못지않게 늘씬함을 웅변해 주고 있는 옷이다.

▲ 태평백화점은 동작구 사당동에 있지만 서초구 방배동 주민들이 많이 애용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 6층에 시설이 좋기로 이름난 수영장이 있다. 사진은 어스름한 저녁 시간대의 태평백화점 전경. ⓒ스카이데일리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소재한 태평백화점 6층 수영장에 거의 매일 정기적으로 다니는 이들 여성들의 수영실력은 전문가를 뺨칠 정도다. 이 모임의 이름은 수영장이 있는 장소를 따서 ‘태평백화점 수영 주부모임’(이하·태평수영)이다.

태평수영 회원들은 인근 강남의 부촌인 서초구의 방배동과 서민적 분위기의 동작구 사당동 주부들이 함께 어우러진 모임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회원들은 오로지 수영을 즐기면서 건강도 챙기고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방배동과 사당동이 절대 따로 겉돌지 않는다.

오히려 대단히 끈끈하게 얽혀 있다고 회원들은 이구동성 말한다. 40대 후반의 한 회원은 “태평수영은 어떤 모임 보다 자매 같은 애정을 갖고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회원 간에 정이 돈독히 쌓여 있다”며 “수영장을 찾고 싶게 만들 만큼 서로 간에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성자(57·방배동) 회장은 “수영을 통해 자연스럽게 매일 만나고 별도의 월례회를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며 “누구나 불편함이 없는 애정 어린 모임이 되도록 만들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4명 전원이 ‘마스터반’ 속해 수영 베테랑

▲ 회원들은 모두 ‘마스터반’에 속해 있어 자유형, 평형, 접형, 배형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사진은 수영장에서 회원들 모습(위)과 야외 행사 모임. ⓒ스카이데일리

태평수영의 회원들 나이는 40대 후반에서 60대 중반까지 이뤄져 있다. 나이층으로 봐서 ‘어머니 모임’이라고 불릴 만 하다. 하지만 모임은 여느 젊은 여성들 모임 못지않게 활력 넘치게 운영된다.

회원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10까지 수영을 즐기면서 사실상 거의 매일 보다시피 한다. 따라서 ‘9시 모임’이라고도 하는 태평수영의 회원들은 전원이 ‘마스터반’에 속해 있다. 이미 초·중·고급반을 거쳐 온 수영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수영을 전 회원이 모두 잘한다.

젊은 남성 강사들이 기본 교육을 하고는 있지만 회원 대부분이 별도의 교육은 이제 필요가 없다. 회원들은 자유형(freestyle), 평형(breaststroke), 배영(backstroke), 접영(butterfly)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고 있다. 회원들은 왕복 25미터 거리를 10번 이상은 자유롭게 헤엄칠 정도로 체력 또한 좋다.

매일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15명의 회원들이 수영장에 나온다. 이들은 각자 수영을 하면서 화기애애한 친목을 도모하기도 하고 수영이 끝난 뒤에는 사우나를 즐기며 커피도 마시면서 소위 ‘주부들만의 이야기 꽃’을 피운다.

태평모임은 한 달에 한번은 수영장 밖에서 모임을 갖는다. 전원이 식사를 하면서 또 다른 우의를 쌓기 위해서다. 월례 모임만큼은 거의 전원이 참석해 출석률이 대단히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회원들은 소개한다.

‘무이자 계 모임’ 함께 해 우의 더욱더 돈독

태평모임은 친목도모를 위해서는 참석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월례회에서 간단한 ‘계 모임 행사’를 한다. 1회 참석당 10만원의 회비를 모아 240만원을 만든 뒤 두 사람을 추첨으로 뽑아 각 100만원씩 곗돈 형식으로 주는 것이다.

추첨을 할 때는 화투 24장을 준비하고 그 안에 ‘광’ 두 장을 섞어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번 곗돈을 받은 회원은 24명 회원 전원이 모두 받을 때까지 추첨에 참여할 수 없다. 곗돈 수령자들이 모두 한 바퀴 돌려면 만 2년이 딱 걸린다.

하지만 처음 탔던 회원과 마지막 곗돈 수령자 모두 이자를 받지 못한다. ‘무이자 계’인 만큼 엄밀히 ‘계’라고 하기 어렵기에 회원들의 참석률을 높이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곗돈을 나눠주고 남은 40만원으로 식사 값을 내고 남으면 회비로 적립한다. 곗돈을 받은 회원들은 기분이 좋으면 한 턱 쏘기도 한다. 태평모임은 이처럼 재미로 하는 계 모임을 통해 회원들 간의 벽을 없애고 친목을 두텁게 하고 있다.

태평모임은 또 정기적으로 수도권 인근으로 야외 나들이 행사를 갖는다. 이들은 야외행사를 통해 오랜 시간 같이 동행하면서 더 살가운 인생 보따리들을 상호 풀어놓으며 교감을 한다.

이때만큼은 시부모, 남편, 아이들을 잊고 자신들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힐링을 취한다. 이를 통해 가정에서 더욱 현명한 아내, 엄마, 며느리가 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뜻이 맞는 회원들은 야외행사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해외여행을 같이 한다. 최근 유럽이나 터키 등으로 여행을 다녀온 회원들이 있다. 또한 회원들 간 소규모 번개모임을 통해 끈끈한 유대감을 알차게 엮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