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전과 18범이었던 조두순은 8세 여자아이를 성폭행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러나 재판부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조두순의 주장을 받아들여 감형, 결국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과거 조두순은 수감 생활 중에도 교도소 동기에게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등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두순에 대해 재심을 통해 무기징역에 처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와 6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참여자들의 분노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재심은 불가능하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 한 번 판결이 난 사건은 다시 다루지 않는다는 법의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조두순은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범죄심리학자로서 여러 범죄 분야 중에서도 성범죄자에 대한 연구를 가장 많이 한 교수가 바로 이수정 교수다. 이수정 교수는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석사까지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심리측정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심리학과 박사 학위를 땄다. 현재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경기대학교 대학원 범죄심리학과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교수로 재직하면서 법무부 교정행정자문위원, 대법원 양형위원회 전문위원, 경찰청 평가위원·과학수사자문위원, 여성가족부 정책위원, 청소년보호위원 등 공익활동을 해왔을 뿐만 이나라 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알리기도 했다.

이수정 교수는 2000년 초부터 지금까지 20여년간 출연하고 있는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그것이 알고싶다’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각종 범죄 사건·사고의 발생 원인, 범죄자의 심리 등을 파악해 깊이 있게 설명해주는 이수정 교수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외에도 tvN ‘어쩌다 어른’, KBS ‘대화의 희열’, tv조선 ‘사건파일24’ 등 다수의 프로그램 출연한 바 있다.

이수정 교수는 조두순 사건에도 큰 관심을 가졌다. 그는 조두순의 짧은 형량에 대해서 “그 당시엔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없던 시절로 12년이 최고형이었다”며 더 높은 형량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조두순 사건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조두순 사건 전후로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국민의 의견처럼 “미성년자를 상대로 하는 범죄들에 대한 처벌 수위도 터무니없이 낮다”며 더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아 국민적 공감을 얻기도 했다.

이수정 교수는 2019년 영국 BBC가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올해의 여성 100’ 중 리더십 부문에 선정되며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기도 했다. 당시 그는 선정된 100인의 여성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BBC는 이수정 교수에 대해 “범죄심리학과 교수로 한국에서 화제가 된 수많은 살인 사건을 분석해오고 있다”며 “스토커 규제법 소개에 힘쓰는 등 법안 마련에도 힘써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수정 교수는 작년 7월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에 이어 그해 10월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에 합류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인터넷에선 악플이 쏟아졌다. ‘TV에 자주 비치더니 결국 정치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 등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이수정 교수는 이에 선을 그었다. 그는 “앞으로도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