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감독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영화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공작’ 등의 영화를 연출했다. 성공한 영화감독으로 거듭났지만 그는 본래 영화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잘 알지도 못했다.

그가 영화학과로 들어간 계기는 그저 우연이었다. 윤종빈 감독이 영화과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왠지 공부 안 하고 놀 수 있을 거 같아서’ ‘예쁜 여자가 많을 거 같아서’ 딱 두 가지였다. 그렇게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윤종빈 감독은 재학 시절 2004년 단편영화 ‘남성의 증명’으로 미쟝센 단편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영화감독으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윤종빈 감독은 이듬해 대학교 졸업작품으로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를 만들었다. 그는 극 중 관심병사 허지훈 역으로도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군대의 부조리와 사회 곳곳에 스며든 군대식 권력 관계를 그려낸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는 부산영화제에서 PSB 관객상을 비롯해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국제영화 진흥기구상 등을 받았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되는 등 세계로 뻗어나가며 대학생이 만든 졸업작품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다.

‘용서받지 못한 자’로 단숨에 영화계가 주목하는 감독이 된 윤종빈 감독은 이후 ‘비스티 보이즈’(2008),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을 연출하며 영화감독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렸다.

윤종빈 감독의 작품들은 군대 내 폭력(용서받지 못한 자), 호스트 바(비스티 보이즈), 조직폭력(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같은 우리 사회의 특정 집단의 어두운 부분을 주 소재로 삼아 어두운 부분을 사실적으로 묘사해내는 것이 특징으로 고정 팬이 생겼다.

그가 만든 영화의 또다른 특징은 대부분 배우 하정우가 출연한다는 점이다. 학교 선후배 사이이자 자신의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주연을 맡았던 하정우와의 인연으로 ‘공작’을 제외하고 윤종빈 감독이 데뷔 후 연출한 모든 작품에 하정우가 출연했다. 이로써 하정우는 윤종빈 감독의 페르소나(영화감독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표현하는 배우)로 불리기도 했다.

또한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한국형 첩보영화 ‘공작’은 2018년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티에리 프리모 집행 위원장으로부터 이례적인 극찬을 받았으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기도 했다.

한편 윤종빈 감독은 차기작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연출을 맡았다. 올해 상반기 촬영에 돌입할 ‘수리남’은 윤종빈 감독이 2018년 ‘공작’ 이후 선보이는 신작이다. 남미에 위치한 국가 수리남에서 마약왕이 된 한국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도 하정우가 출연할 것으로 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한 ‘수리남’은 CJ ENM이 기획에 참여한 프로젝트로 400억원대 제작비가 투입된다. 당시 10부작을 고려했으나 6부작으로 최종 정리됐으며, 소재가 소재인 만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조율을 맞췄다. 윤종빈 감독의 3년 만의 신작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