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각각의 국가를 세운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던 1950년 6월 25일, 북한 김일성은 남침을 감행하며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킨다. 북한으로는 중국과 소련군이 개입하고, 제대로 된 탱크 한 대 없었던 한국군은 그대로 밀려 낙동강까지 후퇴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때 전투병력을 보낸 16개 국가를 포함해 32개국 유엔군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공산제국주의와 싸우는 한국을 돕기 위해 참전하게 되고, 3년이라는 기나긴 전쟁 끝에 남북한은 휴전하게 된다.

 

남북한 전쟁사를 짤막하게 소개한 이유는 최근 대한민국에서 김성주(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가 판매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전범이자 동족을 살해한 흉악범의 이야기가 버젓이 대한민국의 출판업계를 통해 국민들에게 전해진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문재인 정권이 진보적이라 해도 여전히 전쟁 중인 적국의 수장, 그것도 실제 김일성의 이름을 가로채 역사왜곡과 날조를 일삼은 김성주의 자작극인 자서전을 그대로 가져다 국민들에게 뿌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진보세력은 백범 김구선생을 항일혁명을 이끌어온 구국의 영웅으로 추앙해왔다. 하지만 이들이 이번 김성주의 자서전을 들고 나오며 자신들이 그토록 존경해왔던 백범 김구를 어떻게 난도질 하고 있는지 단편적 이야기를 통해 소개하려 한다.

 

1948년 4월 백범 김구 선생은 평양을 방문한다. 김규식과 함께 북행길에 나선 백범은 평앙에서 김성주‧김두봉과 ‘4김 회담’을 열어 “독립을 좀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분단이 고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남이건 북이건 ‘단독정부’ 수립만은 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도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북한 김성주는 그러한 백범의 생각을 역으로 이용한다. 백범의 평양 도착에 때를 맞춰 북한 단독정권 수립을 위한 ‘남북조선 제 정당 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어 백범과 김규식을 이 행사의 ‘들러리’로 만들어 버린다. 이에 김구 선생은 상당히 화를 냈고, 끝내는 김성주의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렇게 ‘4김’ 모임은 김구 선생이 묵던 여관에서 열리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김구 선생이 바라던 의도가 아니었다.

 

이 자리에서 백범은 김성주에게 남한에 대한 전력지원과 옹진반도에 대한 농업용수 공급을 계속해줄 것을 요청했고, 김성주는 승낙하는 시늉만 보인다. 이후 김구 선생이 귀환하자마자 북한은 전기도 농업용수도 모조리 끊어버린다.

 

북한은 현재까지 백범의 평양방문 중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렇게 주장한다. 당시 평양을 방문 중이던 김구 선생이 김일성을 만난 자리에서 상해와 중경에서 그가 이끌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새(國璽)’를 바치면서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한 늙은이에 불과하니 이제 나에게는 고향인 황해도에서 능금밭이나 하나 주어 여생을 보내게 해 주고 앞으로 나라 일은 김 장군이 도맡아 챙겨달라”고 청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북한의 주장은 놀랍게도 바로 ‘김일성 저작집’에도 담겨져 있다. 김성주의 일대기를 담은 ‘세기와 더불어’에도 이 내용은 어느 정도 녹아 있다. 바로 이게 북한이 한반도를 둘러싼 해방정국의 역사를 어떻게 왜곡 날조했는지를 보여주는 신랄한 증거다.

 

김구 선생은 임시정부를 이끄는 과정에서 공산주의자들에게 너무나도 괴로움을 당한 나머지 <백범일지>에 이런 말을 남기셨다.

 

“공산주의자들과는 아무것도 더불어 함께 할 수 없다”

 

우리는 김구 선생의 이 말씀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진보좌파의 만행을 똑똑히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또 이들의 어긋난 신념으로 인해 이 땅에서 얼마나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김성주의 거짓에 가려 ‘하찮은 늙은이’로 전락되는지 밝혀내고 왜곡과 날조의 대가를 반드시 받아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