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준 크리스티 코리아 대표이사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가나아트센터(구 가나화랑)에서 해외전시 도록을 번역하는 일을 했다. 그것이 인연이 돼 대학교를 졸업한 후 가나아트센터에 취업하게 되면서 미술품 관련 일에 발을 들였다.

그는 1989년 가나화랑에 입사해 1999년까지 가나화랑 국제부 부장으로 일했다. 그는 국제부 부장으로 일하며 재스퍼 존스, 로이 릭턴스타인, 게오르그 바젤리츠, 장 드뷔페, 조르주 브라크 등 해외 유명화가들의 국내 전시를 통해 글로벌 현대미술의 흐름에 한발 앞서 국내 미술시장에 소개했다.

또 아트바젤, FIAC 등과 같은 국제 아트페어 참가를 주도했으며 오수환, 오치균, 고영훈 등 한국작가의 해외 개인전 기획 및 프랑크푸르트, 모스크바, 파리 등에 한국현대미술그룹전 기획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을 해외시장에 소개하는 데도 힘썼다.

이학준 대표는 1999년 서울경매(현 서울옥션) 창립 멤버로 미술품 경매시스템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한국에도 제대로 된 미술품 전문 경매회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1999년 열린 제5회 경매부터 2008년 10월 제112회 홍콩 경매에 이르기까지 100회가 넘는 경매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경매 전문가로서도 이름을 날렸다.

이 대표는 서울옥션에서 총괄이사 및 영업본부장, 상무이사, 전무이사 등을 거쳐 2008년 10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가 취임한 2008년은 서울옥션 창립 10주년이자 코스닥 상장 외에도 홍콩법인 설립 및 홍콩 첫 경매의 성공적인 개최 등을 통해 글로벌 경매회사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한 시기였다.

이학준 대표는 2017년 1월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사인 크리스티의 한국지사인 크리스티 한국사무소(현 크리스티 코리아)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이학준 대표는 ‘국내 최고 미술품 경매사에서 잔뼈가 굵어 경매 매커니즘을 잘 알고 다양한 한국 미술과 소통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옥션에서 미술품 경매 경험을 쌓은 그는 한국 미술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미술시장 규모 확대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2000년 설립된 크리스티 한국사무소의 대표이사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이학준 대표가 취임한 후 크리스티 한국사무소는 크리스티 코리아로 사명이 바뀌었다. 이는 크리스티의 한국지사로서 더욱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학준 대표는 취임 소감으로 “크리스티는 한국 미술이 단색화로 글로벌화 단계로 올라선 만큼 적극적으로 한국 미술을 해외 무대에 알리고, 추후 제2의 한국 미술품의 열풍을 이끌 작가를 발굴, 국제 무대에 소개하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아트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등락을 거듭하는 부동산·주식·가상화폐 등과 달리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미술품에 대한 관심 상승, 젊은 수집가들의 유입으로 인한 미술시장 저변확대 등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한국 미술을 향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5월 24일 열린 크리스티 코리아 홍콩 경매 ‘이브닝세일-20세기와 21세기 미술 경매’에서 ‘물방울 작가’로 잘 알려진 김창열의 1978년 작인 ‘CSH 1’이 추정가의 두 배에 달하는 985만홍콩달러(약 14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한국 미술을 세계에 소개하는 크리스티 코리아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