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에서 100년만에 최악의 폭우가 쏟아져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60명을 넘어섰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14∼15일 독일 서부와 벨기에·네덜란드 접경 지역을 강타한 폭우와 홍수로 현재까지 독일에서만 141명이 숨지고, 벨기에에서는 2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서부 라인란트팔츠주 아르바일러에서 최소 9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는 43명이 희생됐다. 내무부 장관은 라인란트-팔라티나테 주에서 60명가량이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상자도 최소 670명 이상이다.

 

실종됐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이들도 수백명에 달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현지 당국은 실종자 수와 관련해 중복 보고나 혼선, 통신망 문제 등에 따른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수위로 접근할 수 없는 곳도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에르프트슈타트 피해 지역을 방문해 구조대원과 가진 회의에서 “많은 사람이 전 생애에 걸쳐 쌓아온 모든 걸 잃었다”며 “피해 보상 규모는 몇 주가 지나야 파악 가능할 듯하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18일 홍수 피해 지역인 라인란트-팔라티나테 주의 마을 슐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벨기에 위기 센터는 이날 오후 홍수로 자국에서 27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연락이 닿지 않는 103명을 실종 추정자로 분류했다. 다만 현지 당국은 이는 휴대전화 분실이나 배터리 방전으로 연락이 닿지 않거나 신분증 없이 병원으로 이송된 경우 등 여러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대원들은 실종자 수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방관, 공무원, 군인 등은 도로 전체를 덮은 잔해더미를 제거하는 대규모 작업에 착수했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피해 규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몇몇 건물은 철거가 필요할 정도로 손상됐다. 가스, 전기, 통신 등 복구 작업도 진행 중이다.

 

독일의 경우 재건에 수십억 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벨기에에서는 피해 지역의 수위가 점차 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본 리에주주의 경우 구조 작업은 사실상 끝났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홍수 피해를 본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이틀간 수만명의 주민이 대피하기도 했으나 이날 오전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한편 대피했던 주민들은 서서히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슐트 마을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AFP 통신에 “몇 분 만에 파도가 집 안으로 밀려왔다”며 “지난 48시간은 악몽 같았다”고 말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