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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공간의 시간들이 든 가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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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용준 기자(jyj@skyedaily.com)

기사입력 2013-12-21 04:22:17
























 ▲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스카이데일리
 
심성 닮은 이심전심 아름다운 글꼴들
작고 소박한 아름다움 없는 진솔한 간판들
매료됨 없이 시선을 잡은 옹기종기 가게들
가로수길은 연인들 묶는 도로였다
 
팔리고 안 팔리고 상관없이 뒷짐 진채
혼의 예술 예술의 혼 자기의 넋 넣어
상술에 지친 나그네 멀리 미쳐서 좋아
그 길에 그 어귀에 모여들었다
 
없는 여백 쫒아 이상을 찾는 소품 공방
작디 작은 큰 예술 상상의 나라 마구 쫒아
연인들의 사랑을 받는 은행나무들 어우려
가로수길은 여백의 미를 담았었다
 
이젠, 상술이 넘친 자본의 거대한 힘
치솟는 임대료·보증금 소리새 힘 없이
금로수길로 변한 삭막한 아침 가로등
 
추위가 몰고 온 여백이 을씨년스럽게 차
머물 발길도 시선을 줄 곳도 손 맞잡기도
어색한 공간의 시간들이 들어섰다
 
서울 강남 신사동 ‘추억의 영동교’
로마의 휴일, 호텔 나이트 흠씬 젖은 향수
춤에 삭여 먹고 노래한 강남 홀리데이
그 것을 머금은 추억조차~
 
미의 미는 추함에 차라리 없어진
가로수길 예술의 춤사위 펄럭 드리워 좋아
유럽풍, 이태리풍 딱딱한 의자의 폭신한 고풍
홀연히 밀려난 아쉬운 뒷골목 풍경들
 
가로수길에 가고싶다
향취에 젖은 그 길을 되찾고 싶다
돈의 힘이 넘쳐 외로운 그 길을 다시 아프게 걷는다
강남의 힘, 상술의 어지러움 혼돈스럽다
 
[글/사진=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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