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70조 시장 ‘나라장터의 두얼굴’

도표로 본 ‘이슈 인 뉴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14-01-18 00:02:37

▲사업은 영업이 전부라고 하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팔지를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제품력은 단순히 품질이 좋은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마케팅과 영업’이 시너지를 냈을 때 호평을 받는 기준이 일반화 됐다. 경쟁력 있는 상품에는 곧 마케팅과 영업력이 결부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마케팅과 영업을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일는 모든 기업들이 예외없이 배수진을 치고 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안정적인 판로로 꼽혀온 곳은 ‘관납’과 ‘군납’이 대표적이다. 두 곳은 특성은 다르지만 공공성 측면에서는 같은 사업영역에 있다. ▲관·군납은 거래를 뚫기가 매우 어려운 거래처로 인식돼 왔다. 갑중의 갑이라는 공무원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온갖 로비와 뒷거래로 얼룩진 관·군납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진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오히려 한번 거래를 시작하면 가장 안정적인 매출처로 손꼽혀 온 양면성을 띠었다. 관·군납이 어렵지만 수많은 기업들이 사생결단 납품, 용역, 서비스 등을 하기 위해 줄을 대는 것은 당연했다. 결국 정부는 공공조달업무의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금 이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정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 싸이트 ‘나라장터’의 이름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KONEPS)이다. 조달청은 나라장터 홈페이지를 ‘대한민국이 만든 전자조달 세계 대표 브랜드’라고 소개할 정도로 자긍심이 크다. ▲지난 2002년 나라장터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수요기관과 공급업체들 간에 이른바 ‘대면접촉’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발주정보를 쉽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고 입찰신청 등도 한번 등록으로 계속 이용이 용이하게 됐다. 정부 관납의 근본적인 문제였던 복잡성과 불투명성이 상당부분 개선이 된 것이다. 전자정부 11대 과제중 하나로 추진된 나라장터가 국제사회에서도 잇단 호평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나라장터에 대한 주요 글로벌 평가는 ▷UN 전자정부 평가 ‘전자조달 Best Practice Model’ 선정 ▷OECD ‘더이상 개선이 필요 없는 수준’ 평가 ▷UN/CEFACT(1)(UN전자문서표준화기구) ‘나라장터 전자조달절차의 국제표준’ 반영 ▷국내 공공기관 최초, BSI IT서비스관리(ITSM) 국제인증인 BS150002)인증 획득 ▷OECD＆ITU의 M-Gov 보고서에서 모바일 전자정부 사례 중 세계 4대 모범사례 선정 등이 그것이다. ▲나라장터는 이제 명실공히 공공조달 단일창구라는 ‘싱글 윈도우’(Single Window) 기관의 명성을 쌓았다. 4만4000여 공공기관과 22만여 조달업체가 참여하는 거대시장이다. 거래규만 한해 60~80조원에 이른다. 나라장터는 이제 전 세계에서도 보기드문 대형 관납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온라인 싱글 윈도우를 개통하면서 공공부문 1조4000억원, 기업부문 연 6조6000억원 등 연간 총 8조원 상당의 조달거래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까지 보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업체들이 높은 ‘공무원 나리’들과 굳이 접촉을 해야 할 이유도 줄어든 것이 큰 개선사항으로 꼽힌다. 지난해 나라장터의 거래규모는 72조7000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정부예산의 21%에 달하고 서울시 예산의 세배에 이르는 거대한 예산이다. 다시말해 ‘부패의 잠재요소’가 되기에 넘치는 돈이다. 하지만 중소기업과의 거래가 73%에 이른다고 하니 긍정적 시선이 쏟아진다. 중소기업 매출액이 1418조원에 달해 전체 기업매출의 35%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나라장터는 불황기 중소기업에 숨통을 터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하겠다. 그런데 왠일일까. 공사, 물품, 서비스 등 주요 부문 상위권에는 적지 않은 대기업들이 싹쓸이 하고 있다. 사업특성도 있겠지만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알짜에서는 밀린다”고 푸념하고 있다.

▲ 2013년도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 거래규모가 2012년(67조3806억원) 보다 8% 증가한 72조75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도 정부예산 342조원의 21%, 서울시 예산 23조5069억원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 최대 계약금액은 전체 161만건 중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하고 현대건설(주)이 수주한 ‘낙동강 살리기 22공구(달성, 고령지구)’ 사업비 3371억원이었다. 가장 많이 발주한 기관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1.2조원)으로 조사됐다. 상위 10개 기관이 총 8조원을 조달해 전체 거래실적의 10.8%를 차지했다.

▲ 분야별로는 시설공사가 35조2001억원, 물품은 24조2501억원, 서비스는 12조1847억원, 비축원자재 6402억원, 외자 4837억원 등을 각각 보였다. 최대 납품·수주기업 공사분야에서 대림산업(주)이 1조1194억원을 수주해 조달시장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뒀고, 중소기업으로는 동광건설(주)이 926억원을 계약해 수위를 차지했다.

▲ 물품 분야에서는 현대제철(주)이 3601억원, 중소기업으로는 (주)우인메디텍이 801억원을 납품 또는 수주해 최대 계약업체가 됐다. 나라장터를 이용하고 있는 공공기관은 총 4만6773개로 전년 대비 1718개가 증가했다. 이중 지방자치단체는 전체의 41.9%인 30조4640억원을 조달했다. 국가기관은 15조6341억원(21.5%), 기타 공공기관은 26조6608억원(36.6%) 등을 조달했다.

▲ 서비스 분야에서는 차기복권수탁사업자로 선정된 (주)나눔로또 컨소시엄이 2814억원 상당의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서비스 조달은 전년 대비 14.6%가 증가하면서 공공조달이 서비스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장터에 등록된 조달기업은 2012년말 보다 2만4342개사가 늘어난 총 26만7963개사로 집계됐다. 전체 등록기업의 96.2%(25만9827개)인 중기업이 73%를 납품 또는 수주했다. 대기업은 17.9%, 중견기업은 9.1%로 각각 조사됐다. 규모별 등록 기업수는 대기업 871개, 중견기업 2047개, 중소기업 26만5045 (비영리법인 등 5218개사 포함) 등이다.

▲ 자료:조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