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새천년NHK 사건은 뭘까

조정진 기자(jjj@skyedaily.com)

기사입력 2022-02-25 09:20:07

‘설화(舌禍)’로 유명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사고를 쳤다. 이번엔 자기 혀로 자신의 과거 불미스러운 일을 소환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비난한답시고 “검사 시절, 룸살롱 가서 술 먹고 골프 치고 이런 것 잘했지 않았느냐”고 했다가 “5·18 전야제 때 광주에서 여성 접대부와 함께 술판을 벌인 장본인”이라며 되치기를 당했다.

22년 전 5월17일 밤 광주 새천년NHK 가라오케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위키백과에 ‘2000년 5·18 전야제 술파티 파문’으로 정리된 개요는 ‘5·18 20주년 전야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광주로 몰려든 386세대 정치인들이 유흥주점에서 다수의 여성 종업원을 대동하고 술을 마셔 논란이 된 사건’이다.

현장에는 우상호·송영길·김민석·이종걸·정범구·김태홍·이상수·김성호·장성민 등 당시 386을 대표하는 정치인과 박노해 시인, 문용린 교육부 장관, 한상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 노성만 전남대 총장, 오수성 전남대 5·18연구소장 등이 있었다. 사건 직후 박 시인은 낙향했고, 문용린은 장관직을 사퇴했다.

사건을 외부로 알린 이는 임수경 19대 국회의원이다. 미국 유학 중 귀국해 5·18 전야제 사회를 맡게 된 임 전 의원은 정범구의 초대로 현장에 들렀다가 놀라 386커뮤니티 ‘제3의힘’ 게시판에 올렸다. 우상호로부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듣고 격분한 상태였다. 다음은 게시물의 일부다.

“386의 기반은 바로 5월의 광주입니다. 광주를 떠나서는 386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가씨 나오는 술집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5월의 광주에서는 그래서는 안 됩니다. 그 커다란 가라오케에 그들이 유일한 취객이었다는 것이 말해 주듯이 광주 사람들은 5·18이 되면 먹고 노는 일을 자제합니다.

망월동 참배를 위해 광주에 내려왔다는 사람들이, 386을 내세워 국회의원 선거전에 나와 그것을 기반으로 당선되었다는 사람들이, 낮에는 망월동에서 광주의 영령을 추모하던 사람들이 그렇게 광주의 정신을 밟아버렸습니다. 만약 5·18 유족이 이 사실을 안다면, 그들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저는 감히 주문합니다. 386의 이름을 더 이상 들먹이지 말던가, 망월동 참배가 아닌 놀러왔다고 하던가, 한때나마 그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음을 자랑스러워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믿음도 희망도 걸 곳이 없음에 앞이 캄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