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칼질해도 ‘수백조 혈세’ 퍼주기

공무원연금 칼질해도 ‘수백조 혈세’ 퍼주기
여당 개정안, 향후 10년간 47조원 줄였지만 124조원 국민부담 지속돼

김인희 기자(i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4-10-28 16:15:36

정부가 지난해 세금으로 보전한 공무원연금 적자액이 1조9982억원으로 집계되면서 공무원연금법 개혁이 이슈로 떠올랐다. 공무원연금 적자 원인은 적게 내고 많이 받는 불균형한 수급구조와 급속한 고령화 등 인구 환경적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연금의 수입은 공무원이 납부하는 기여금과 국가 및 지방단체의 부담금으로부터 발생된다. 이를 통해 퇴직급여 및 유족급여가 지급되는데, 기여금과 연금부담금으로 당해 급여비용을 충당할 수 없을 때에는 그 부족분을 정부가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구조다. 공무원 연금제도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재정적자가 가시화되면서, 국민 부담 경감을 목표로 1995년·2000년·2009년 개혁이 추진됐다. 과거 세 차례의 개혁은 기여율과 지급률 등의 미세조정에 그쳐 공무원연금 충당부채는 2013년 기준 484조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2013년 동안 정부는 공무원연금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약 12조2000억원을 부담했고, 향후 10년간 추가로 약 53조원의 보전금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7일 정부는 2016년부터 재직 공무원의 연금 납입액을 단계적으로 41% 올리고, 수령액은 34% 삭감하는 제도개혁 시안을 공개했고, 새누리당은 이보다 더 하후상박 식 개혁을 골자로 하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내놨다. 스카이데일리가 새누리당이 발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내용을 자세히 살펴봤다.

▲ 새누리당은 27일 열린 최고의원 회의에서 공무원연금의 재정안정화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개혁태스크포스팀장인 이한구 의원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2080년까지 보전금이 1287조원이 나가야 하는데 당의 안을 동원하면 보전금은 836조원이 나가게 돼 442조원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스카이데일리

새누리당은 27일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공무원연금의 재정안정화와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새누리당 공무원 연금개혁안의 3대 핵심내용은 국가재정안정화, 직급별 하후상박 설계,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제고다.

우선 저출산·고령화와 저성장의 기조 속에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지 않기 위해 국가 재정 적자를 감축하고자 했다. 또 공무원 연금의 소득재분재 기능을 도입해 대다수를 차지하는 하위직급 현장공무원의 부담을 줄이고 상위직급이 고통을 분담하는 하후상박의 소득재분배 구조를 최초로 도입했으며, 국민연금을 받는 일반국민과의 형평성을 위해 2016년 신규임용 공무원은 국민연금과 동일한 기여율·지급율 체계를 적용했다.

2016~2027년까지 정부 총 재정부담 현행 제도 대비 27.7% 감소

▲ 자료: 새누리당 ⓒ스카이데일리

새누리당은 자당의 개정안이 정부 제시안보다는 정부 보전금 및 총 재정 부담에서 더 큰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개정안을 따를 경우 현 정부는 정부 현행 제도 유지 시 발생하는 8조원보다 4조2000억원 감소한 3조8000억원, 차기정부는 현행제도 유지 시 발생하는 33조원보다 20조3000억원 감소한 12조7000억원의 보전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2016년부터 2027년까지 12년 동안 총 보전금은 46조1000억원이 되는데, 이는 현행 93조9000억원 대비 50.9% 감소한 수치다. 또 2016년부터 2027년까지 기존 정부안에 비해 1조5000억원의 추가적인 재정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 자료: 새누리당 ⓒ스카이데일리

연금부담금, 퇴직수당, 정부보전금을 합한 총 재정부담의 절감 효과는 현 정부의 경우 현행 제도 유지 시 발생하는 총 20조2000억원보다 6조3000억원 감소한 13조9000억원, 차기정부는 현행제도 유지 시 발생하는 총 64조1000억원 보다 19조7000억원 감소한 44조4000억원의 총 재정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7년까지 12년동안 총 재정부담은 123조5000억원으로 이는 현행 170조8000억원 대비 27.7% 감소하게 되며, 2016년부터 2027년까지 정부안에 비해 4조4000억원의 추가적인 재정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새누리당은 내다봤다.

소득재분배 기능 반영해 상위직은 더 깎고, 하위직은 덜 깎는 하후상박 구조 도입

현 공무원 연금제도는 소득비례연금으로 하위직급과 고위직급간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전혀 없고 고위직일수록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2013년 기준 공무원 연금 소득상한은 804만원으로 국민연금 소득상한액 407만원보다 매우 높으며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공무원 연금에는 없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7월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40년 가입자의 소득 대체율을 60%수준에서 2028년까지 40%로 인하하는 특단의 개혁을 단행했으나 공무원연금은 아직까지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새누리당 개정안은 소득재분배 기능을 반영해 상위직은 더 깎고, 하위직은 덜 깎는 하후상박의 구조를 도입해 현장의 소방, 경찰, 일반 행정 공무원들의 연금을 최대한 보호하도록 설계됐다. 또 연금수급자에 대해서도 재정안정화 기여금 도입 시 연금액 수준에 따른 하후상박 구조를 도입했다.

새누리당 개정안에 따르면 재직·신규 공무원의 퇴직연금액은 최근 3년간 모든 공무원 평균소득 값과 공무원 개인 전체 재직기간 평균소득값을 각 50%씩 반영해 결정하도록 했다. 또 공무원 연금액 산정 및 기여금 납부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월액의 상한액은 현행 ‘전체 공무원 기준소득월액평균액’의 1.8배(804만원)에서 1.5배(670만원)으로 인하된다.

연금수급자인 퇴직공무원은 2015년 이전 퇴직자(현재 연금수급자)의 연금액의 수준에 따라 재정안정화 기여금을 각 상위 4%, 중위 3%, 하위 2%씩 차등 부과하고 퇴직시점에 따라 각 0.075%씩 차감해 상위연금수급자에 대한 재정안정화 기여금 제도를 더 길게 유지하도록 했다. 재정안정화 기여금은 연금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연금액의 일정 비율을 재정안정기금에 납입하는 것이다.

또 고액연금자의 추가적인 비용분담을 위해 평균연금액(약 219만원) 2배 이상 수급자(438만원)의 경우 10년간(2016년~2025년) 연금액이 동결된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개혁태스크포스팀장인 이한구 의원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현재 제도가 그대로 가면 10년뒤 연금 적자액이 커져 공무원 연금을 못 받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80년까지 보전금이 1287조원이 나가야 하는데 당의 안을 동원하면 보전금은 836조원이 나가게 돼 442조원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