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한전석(滿漢全席)은 108개 요리가 나온다. 3일간 먹는다. 사용되는 재료가 광범위하고 산해진미가 모두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속설에 대해 만한전석은 만석(滿席)과 한석(漢席)을 합한 것으로, 요리 수가 108가지로 고정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108가지 요리라고 하는 것은 단지 만한전석의 대표 요리일 뿐이다.

 

만한전석의 만(滿)은 동북지방, 한(漢)은 중원, 전(全)은 중화, 석(席)은 요리예술(厨藝)을 뜻한다. 108가지 대표요리 중 54가지는 만족 요리에 속한다.

 

식재료는 300여 가지에 달하지만 재료를 일 년 열두 달 항상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절마다 재료가 달랐다고 한다. 요리법은 무려 1000가지가 넘는다.

 

또한 만한전석은 중화대륙에서 나는 식재료 중 가장 좋은 것을 엄선하여 사용한다. 일례로 ‘원숭이머리버섯’은 2.5냥짜리를 써야 하며, 잉어는 ‘싱카이후’(興凱湖)에서 잡은 1근 2냥짜리 잉어를 쓴다.

 

아울러 만한전석에서 말하는 용(龍)은 새우 등 해산물을 말하는 것이고, 봉(鳳)은 가금류, 호(虎)는 돼지고기를 지칭한다.

 

소위 기린(麒麟)이라고 하는 것은 소와 사슴을 뜻한다.

 

이처럼 보통의 식재료를 사용하지만 요리하는 법은 매우 까다롭다.

 

예컨대 돼지고기는 108가지 부위로 나누어 사용하는데, 각각의 부위를 요리하는 방법과 첨가하는 조미료가 모두 다르다.

 

현재 비슷하게나마 만한전석을 할 수 있는 요리사는 중국에 1000명이 안 된다고 한다. 그나마 제대로 하는 요리사 수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한전석은 요리 방법이 복잡해 웬만한 실력 있는 요리사라 할지라도 최소한 6개월 이상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계속하여 연마하지 않으면 만한전석의 정수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한다.

 

한마디로 만한전석같은 비물질 문화유산은 중화민족의 DNA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중화민족의 문화유산을 보호하지 않으면 크게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9일, 지난 1월 고승덕 새누리당 의원이 “2008년(7월 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300만원이 든 돈봉투가 의원실에 전달됐으며 봉투 안에는 ‘박희태’'라고 적힌 명함이 들어 있었다”고 폭로한 뒤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버티던 박 의장이 37일 만에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했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62일 앞둔 시점에서 그의 사퇴는 총선 정국을 뒤흔들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또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까지 연루돼 있어 불똥이 청와대로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늦은 감은 있지만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은 “의장실 돈봉투 사건에 대한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며 “이번 사건은 또 다른 권력 게이트로 검찰이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면 특검을 통해 게이트 진상을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그에게는 날카로웠던 검사와 대변인의 자취를 찾을 수 없어 슬프다”라며 “고명진씨와 일면식도 없다고 숨었던 김효재 정무수석의 거짓과 가면도 이제 벗겨졌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도 “측근에 대한 수사 중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끝까지 의장직 사퇴를 거부하다 검찰 수사의 칼날이 좁혀오자 그제서야 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불명예 퇴진하게 된 최초의 현직 의장이 됐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그가 전격 사퇴함에 따라 오는 5월 29일까지의 잔여 임기를 채울 후임 의장에 누가 될 것인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렇다. 그의 소식을 접하다 보니 갑자기 중국의 만한전석이란 단어가 생각난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국내외 요리계에 부는 속성풍이 무척 상심스럽다.

 

요리를 배운지 반 개월도 안 된, 열 몇 살 밖에 되지 않은 요리사가 과연 제대로 된 요리를 할 수 있겠는가.

 

빨리 배우고, 빨리 만들고, 빨리 유행 타고.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모두 패스트푸드화, 프랜차이즈화하고 있다. 무척 안타깝다.

 

전통 있는 특색 음식점, 매일 한정된 양이지만 제대로 된 요리를 내는 음식점이 점점 사라져 가는 아쉽기만 하다. 이런 추세라면 만한전석 같은 중국의 자랑스런 음식문화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 아닌가.

 

그의 급작스런, 조속한, 대책없는 사퇴가 기자를 헛갈리게 만든다.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아무리 조조익선(早早益善)이라 할지라도, 무언가 잘못된 형국임에 틀림없다. 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