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사활 카지노 대부 후계 ‘기대반 우려반’

1조3천억 사활 카지노 후계 ‘기대반 우려반’
[열전! 창조경제 명암<172>]-파라다이스그룹…계열사 잇단 매각 ‘무리수’ 여론

김신 기자(s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5-01-09 01:05:18

‘카지노 대부’로 불렸던 고 전락원 회장이 설립한 파라다이스 그룹은 지난 2004년 2세 경영에 돌입했다. 고 전 회장이 7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아들인 전필립 회장이 그룹을 물려받은 것이다. 당시 카지노 황태자에서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는 평판을 받은 전 회장은 그룹의 주력 분야인 카지노·호텔 사업을 주축으로 삼는 한편 사업 다각화를 동시에 시도했다. 이후 지난 2011년에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변의 이목을 끌었다. 파라다이스 그룹은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역 개발에 나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파라다이스 그룹은 해당 사업부지 내에 총 1조3000억원(1단계)을 투입해 대규모 복합 레저 단지인 ‘파라다이스시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단계 공사까지는 총 1조9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에 따르면 대지면적 20만3031㎡(약 6만1450평)의 사업부지 내에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비롯해 ‘한류’를 접할 수 있는 K-플라자, 국제회의가 가능한 컨벤션 시설, 실내형 테마파크, 레스토랑, 고급형 스파, 특1급호텔 및 부띠그 호텔 등이 들어서는 내용이 골자를 이뤘다. 이를 위해 파라다이스그룹은 일본의 세가사미 홀딩스와 손을 잡고 각각 55%, 45%씩 출자해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설립했다. 사업은 한·일 합작 형태로 실시되는 셈이다. 계획 단계부터 주변의 상당한 관심을 받아 온 파라다이스시티는 지난해 10월 마침내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했다. 토목공사를 마친 후 호텔, 카지노, 컨벤션, K-플라자, 스파, 부띠크 호텔 등의 순으로 건설을 실시해 오는 2017년 상반기 중 오픈할 계획이다. 이처럼 파라다이스시티가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하면서 부동산 업계 및 레져업계, 관광업계 등 관련 업계의 시선은 영종도를 향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사업 자체가 대규모의 개발사업인데다 카지노·호텔 사업으로 잔뼈가 굵은 파라다이스그룹이 사활을 걸고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파라다이스그룹을 이끌고 있는 전필립 회장 또한 해당 사업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그런데 최근 들어 주변의 기대와 관심의 시선은 점차 우려의 시선으로 변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다이스그룹이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잡음들이 새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파라다이스그룹의 행보와 이에 대한 업계와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최근 몇 년간 파라다이스 그룹은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한 계열사 매각을 추진했는데, 바로 이 점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정 대규모의 사업에 그룹 전체의 역량을 집중하다가 자칫 사업이 위기에 빠지면 그룹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파라다이스 본사 ⓒ스카이데일리

특정 대규모 사업 관련 자금 마련 위한 계열사 매각에 ‘우려감 증폭’

최근 카지노·호텔업 등을 영위하는 파라다이스그룹의 행보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내는 여론이 일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룹 경영과 관련, 그룹의 수장인 전필립 회장의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 및 레저업계,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 2011년 이후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비롯한 각종 레저 시설이 들어설 대규모 복합 레저 단지인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개발 사업을 추진해 관련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아 왔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파라다이스그룹은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한 계열사 매각을 추진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만 6개의 계열사를 팔아치웠다. 이로 인해 파라다이스그룹 계열사 수는 15개에서 9개로 감소했다.

지난해 9월에는 소방용 기구 제조 및 판매와 소방시설 시공을 맡고 있던 ‘파라다이스 산업’을 송원그룹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약 260억원(596만1400주) 가량이었다. 당시 공시에 따르면 계약일은 지난해 9월 24일, 대금지급 완료일은 두달 후인 같은 해 11월 24일이었다. 이 거래로 파라다이스 산업이 보유했던 있던 극동정밀, 레데코, 파라다이스 인더스트리도 함께 넘어갔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12월 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4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약 한달 후인 지난해 10월에는 케냐 나이로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사파리 호텔(Paradise Safari Park Ltd)’과 ‘카지노(Paradise Inv.& Dev. Kenya Ltd)’를 현지 기업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파라다이스가 각각 99.99%, 84.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두 회사의 자산규모는 총 197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정확한 매각대금은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계열사 매각 행보에 대해 파라다이스그룹의 주력 사업인 카지노·호텔 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행보로 보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파라다이스시티 개발 사업의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내다본 것이다. 1단계에서 투입되는 사업비만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파라다이스그룹의 자금 상황은 파라다이스시티 사업비를 전부 충당하기에는 한참 모자를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3분기 말 까지 파라다이스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파라다이스의 유동자산은 7092억원에 불과했다. 유동자산은 해당 기업이 1년 내 현금화 시킬 수 있는 자산을 말한다.

레져업계 “반일감정, 한일합작 사업 파라다이스시티에 불똥 튈 수도” 여론

▲ 최근 레저 업계 일각에서는 파라다이스시티 사업에 대해 기대도 크지만 마냥 장밋빛 전망만을 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반일감정, 해당 사업과 관련된 업계의 경쟁 심화 등이 그 이유다. 사진은 파라다이스카지노가 위치한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호텔 ⓒ스카이데일리

여기에 한 가지 사업을 위해 그룹 전체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혹여나 그룹의 역량이 집중된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지적은 사업 자체에 대해 무조건 장밋빛 전망만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 때문에 불거져 나왔다. 그 배경에 업계 일각에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반일감정, 해당 사업과 관련된 업계의 경쟁 심화 등이 거론됐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레저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아베 총리의 잇따른 망언과 우경화 행보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반일감정은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반감은 파라다이스시티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가 한국의 파라다이스그룹과 일본의 세가사미홀딩스와 손을 잡고 추진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라다이스시티를 추진하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의 지분 구조는 파라다이스 55%, 세가사미홀딩스 45% 등이다. 즉, 한·일 합작 사업이라는 이유로 파라다이스시티에 대한 반일감정으로 인한 비난 여론이 전가돼 개장 이후에도 국민들의 호응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여론이 레저업계에 일고 있다.

영종도 내 파라다이스시티와 유사 시설 착공도 ‘악재’ 우려

▲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올 하반기 파라다이스시티와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미단시티(Midan City)에 외국인카지노가 포함된 대규모 복합리조트가 착공에 들어간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파라다이스시티와 유사한 또 하나의 대규모 복합 레저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경쟁 심화로 인해 자칫 수익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산에 위치한 파라다이스호텔 ⓒ스카이데일리

영종도 내에 파라다이스시티와 유사한 또 하나의 대규모 복합 레저 시설이 들어서는 사실 또한 파라다시스시티 성공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가까운 거리에 유사한 두 시설이 들어서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수익성이 감소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올 하반기 파라다이스시티와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미단시티(Midan City)에 외국인카지노가 포함된 대규모 복합리조트가 착공에 돌입한다.

앞서 국내에 처음으로 진출한 외국계 카지노 자본 리포&시저스(LOCZ)는 구랍 29일 미단시티개발과 토지 매매 계약을 맺었다. LOCZ가 매입한 토지 규모는 총 8만9171㎡(2만6974평) 규모로, 매입금액은 1100억원 가량이다. LOCZ는 지난해 7월 토지매매 가격의 10%인 1000만 달러를 이행보증금으로 예치한 바 있다.

LOCZ는 미단시티 내에 1단계로 8000억 원을 투자해 5∼6성급 호텔 등 760실의 숙박시설과 외국인 카지노, 연회장, 극장, 상업, 컨벤션 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어 2022년 2단계까지 1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호텔과 상업, 엔터테인먼트 등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건립한다.

이와 관련, 레저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계획대로라면 인천 영종도에는 3∼4년 이내에 외국인카지노가 포함된 2개의 대규모 복합리조트가 들어서게 되는 셈”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두 개의 리조트 간에 경쟁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명한 사실은 파라다이스시티 입장에서 유사한 업체와의 경쟁은 호재가 아니라는 점이다”며 “이로 인해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계열사를 매각하며 파라다이스시티 사업에 올인 하고 있는 파라다이스그룹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전필립 회장에게 좀 더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