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 1조7500억원 ‘헛돈’ 우려된다

도표로 본 ‘이슈 인 뉴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12-03-02 19:53:21

▲대학생들의 등록금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자 정부가 올해 그 해결책의 일환으로 꺼내든 대책이 바로 ‘국가장학금’ 제도다. 이른바 ‘대학생 등록금 완화방안’이다. 정부가 저소득 가정의 대학생 학비를 지원하기 위해 책정한 ‘국가장학금’ 예산은 무려 1조75000억원에 달한다. 언뜻 보아서는 저소득 가정의 대학생들이 학비 부담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갖게 한다. ▲하지만 실상은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연소득 1238만원의 1분위(국가장학금 1유형 수령자)에 해당하는 대학생의 경우 일반장학금을 받을 당시 전액 지원을 받았으나 국가장학금 제도 하에서는 지원은 받지만 135만9000원의 등록금을 내야 한다.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 대학생들의 하소연이다. ▲대학에 자율권을 주어 장학금을 지급하는 국가장학금 2유형은 더 심각하다. 정부는 2500억원을 대학에 풀었지만 정작 학생들은 고작 1만원 안팎을 더 받는 그야말로 ‘생색내기 껌값’을 받을 경우가 적지 않다고 볼멘소리다. 대학들은 예산을 적게 받아 어쩔 수 없다며 발뺌하고 있지만 정부는 2500억원이 작냐며 큰 소리 친다. ▲그런데 최근 놀라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스카이데일리가 글로벌 대학순위 600위 안에 드는 17개 대학을 기준으로 삼아 국가장학금 신청자 자료를 입수해 비교·분석한 결과 10개 명문대학의 35.8% 학생이 한 달 소득 1천만원에 가까운 최고소득층 자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대상이 될 가능성이 없는 부자학생들이 장학금을 신청한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10개로 나눠진 소득분위 구분은 국민건강보험료 부과체계에 따른 환산소득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거의 정확하다고 한다. 저소득 가정의 대학생 장학금은 줄고 최고위층 부자들의 명문대 장악률은 늘고 있다. 1조7500억원이나 되는 천문학적 국가예산이 자칫 ‘헛돈’으로 낭비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 한국장학재단은 건강보험료를 근간으로 기초생보자외 10개 소득분위를 나눠 국가장학금을 지급한다. 5~7분위 학생은 저소득층로 볼수 없지만 학생들의 등록금을 경감할 수 있는 차원에서 지급된다. <자료:장학재단>

▲ 일반장학금 수혜 학생이 국가장학금을 받을 경우의 사례. 국가장학금 제도가 도입되면서 오히려 장학금 수혜가 크게 줄었다. <자료:한겨례>

▲ 각 대학별 월소득 923만원 이상(10분위 소득가정) 가정의 대학생 비율. 주요 명문대학의 최고 부유층 자녀들의 비중이 4년제 대학 전체 평균 보다 두배 가까이 높다.

▲ 글로벌 기준으로 본 국내 주요대학들의 최고 소득층(10분위) 대학생 비율. 상위 10위권 대학의 비율이 35.8%에 달한다. <대학순위는 평가기관별로 달라질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