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역삼동 와이비엠강남센터는 국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40m 떨어져 있다. 와이비엠강남센터의 소유주는 ‘와이비엠개발’인데 와이비엠홀딩스에 속해 있는 회사이다.

와이비엠홀딩스는 와이비엠개발 등의 자회사를 소유하며 부동산 임대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와이비엠홀딩스의 주식은 민선식 일가가 소유하고 있어 결국 이 빌딩은 민선식 일가의 건물이라 봐도 무방하다. 민선식은 우리나라 영어교육 시장의 개척자인 ‘와이비엠’의 창업주 민영빈의 아들이다.

1975년 ‘와이비엠개발’의 전신인 신성개발주식회사가 현 와이비엠강남센터의 부지를 매입했다. 이 빌딩의 토지면적은 1321.8㎡(약 400평), 연면적은 1만2605㎡(약 3813평)다. 빌딩은 지층과 지상 13층으로 이뤄져 있다.

이 빌딩에는 편의점, 카페, 와이비엠어학원 등이 혼재해 입점해 있다. 1층과 지층의 일부(1406㎡)를 사용하고 있는 한 매장의 경우 월 임대료가 1억5000만원에 달해 이 빌딩의 임대수익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복 미소빌딩원장은 “와이비엠강남센터 건너편이 진짜 강남상권의 메인도로”라며 “이곳은 건너편보다는 3.3㎡당 시세가 조금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와이비엠강남센터의 토지가격은 3.3㎡당 4억원이고 건물가격은 연면적 기준 3.3㎡당 200만원이다”며 “이를 더하면 현재 이 건물의 시세는 1665억원 정도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와이비엠의 한 계열사가 소비자 계약해지 요구를 해 주지 않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서울에 사는 학부모 이모씨는 영어학습을 위해 1년 계약, 88만원을 지불했으나 두 달 뒤 마음이 바뀌어 계약해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업체측에서는 ‘회원 맞춤별 교육’이라며 환불을 거절했다.

대구에 사는 김모씨도 자녀의 영어교육을 위해 1년 계약을 맺었으나 한 달 후 자녀의 상황이 바뀌어 어쩔 수 없이 해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업체 측에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환불을 해주지 않았다.

이 두 건의 사례뿐만 아니라 전남 순천, 경북 예천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환불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소비자들을 설득하는 시간이 지연 돼 환불거절처럼 보였다”며 “회사 내규에 따른 조치였다”고 밝혔다.

결국 지연 환불 사례가 언론을 통해 세간에 알려지자, 앞서 밝힌 4건의 사례 모두 환불 또는 업체 설득에 따른 교육진행으로 해결됐다.

교육 기업 와이비엠의 역사는 현 와이비엠의 대표인 민선식의 부친 민영빈으로부터 시작된다. YBM은 창업자 민영빈 회장의 영문 이니셜이다. 그는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분단 뒤 월남을 한 실향민이다. 그는 1961년 와이비엠의 전신이 되는 시사영어사를 세우며 국내 영어교육시장을 이끌었다.

민씨의 자서전 ‘영어강국 코리아를 키운 3·8따라지’를 보면 1945년 민씨는 형으로부터 앞으로는 영어 공부를 잘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는 편지 한통을 받았다. 민 씨는 돈이 없어 스스로 학비를 벌어가며 영어 공부를 했다.

고학으로 고려대에 편입한 그는 영자신문을 만들며 영어 공부에 열중했다. 졸업 뒤 ‘코리아 헤럴드’의 기자로 일하다 1961년 시사영어사를 세웠다. 회사출범과 동시에 그는 국내 최초 영어학습 월간지인 ‘시사영어연구’, ‘현대영어세미나’, ‘영어세계’등을 각각 발행하며 국내 영어교육을 이끌었다.

1970년대는 국내 영어 교육 시장에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시기였다. 민영빈은 문법중심으로 영어 교육 시장에 듣기와 말하기 위주의 영어학습법을 도입했다. 시사영어사는 1970년 미국 정부가 외국인을 위해 만든 영어 교재 ‘잉글리시 900’을 수입해 큰 성공을 거뒀다. 대한민국 최초의 본격적인 오디오 영어학습 교재였다.

이후 1982년 와이비엠은 미국에서 토익을 단독으로 도입하고 회사 형태를 주식회사 형태로 바꿨다. 이듬해 국내 최초로 강사 전원이 미국인으로 구성된 ELS학원을 열기도 했다. 현재 이 학원은 역삼동 빌딩에 입점해 있다.

1991년 민영빈 회장의 아들인 민선식이 대표로 취임했다. 민선식 대표가 취임 이후로도 와이비엠은 발전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1990년대에는 주니어 영어전문학원, 영어유치원, 외국인학교 등을 만들어 영어 조기 교육 시장을 개척했다.

 

2000년대에는 온라인 교육 사업에 과감히 투자를 하기 시작해 동영상 강의 시장에 합류했다. 현재 와이비엠은 국내외 150여 개의 지점을 가진 거대학원 기업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