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옆 풍납 사람들 “1억 더 내면 1억 더 비쌀까”

잠실 옆 풍납 사람들 “1억 더내면 1억 더 비쌀까”
분담금 실익 놓고 설왕설래 속 ‘주차장 좁히자’

정성문 기자(mooni@skyedaily.com)

기사입력 2015-04-07 02:05:44

서울 송파구 잠실아파트 지구 내 풍납우성아파트와 삼용아파트는 올림픽대교와 이어지는 강동대로와 인접해 있어 자가용을 이용한 교통이 편리한 곳이다. 단지 앞으로 성내천이 흐르고 올림픽공원과도 가까운데다가 아산병원이 지근거리에 위치해 생활환경도 훌륭하다. 주변으로 다수의 초·중·고교가 포진해 교육 입지 또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두 아파트는 2001년 재건축 정비사업체 선정을 시작으로 14년여 동안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시행인가 승인을 얻은 이곳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5년 상반기 중 재건축 첫 삽을 뜰 예정이었다. 그러나 높은 분담금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이 반발하면서 분담금을 낮추는 쪽으로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준비 중에 있어 재건축이 완료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전망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높은 조합원 분담금으로 재건축 사업이 주춤하고 있는 풍납우성아파트를 찾아갔다.

▲ 풍납우성아파트와 풍납삼용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이 한창이다. 통합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이 아파트는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높은 분담금으로 인해 조합원들이 난색을 표하면서 현재는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준비 중에 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1984년, 1988년 각각 입주를 시작한 풍납우성아파트(4개동 495세대)와 삼용아파트(1개동 50세대)는 서로 이웃해 있다. 이런 이유로 두 아파트는 풍납우성아파트라는 이름 아래 한 몸이 돼 통합재건축에 나섰다.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한 풍납우성아파트는 2009년 조합설립인가, 2010년 시공사(현대산업개발) 선정을 거쳐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냈다. 사업시행계획대로라면 이 아파트는 용적률 299.71%를 적용받아 재건축 이후 총 7개동(최고 35층), 697세대의 풍납 올림픽 아이파크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장밋빛’ 계획은 현재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높은 분담금에 부담을 느낀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 측에 불만을 표출하거나 집을 팔고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은 분담금을 조금이라도 낮춰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업시행변경인가 준비에 착수했다.

조합 측이 지난해 7월 조합원들에게 보낸 분양신청 안내문에 따르면 평당 공사비를 415만으로 적용했을 경우 전 세대가 67.01㎡(분양면적, 21평)로 구성된 삼용아파트 1채를 소유한 조합원이 51㎡(전용면적, 22평)를 분양받으려면 약 1억27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한다.

풍납우성아파트도 별반 다르지 않다. 104.18㎡(분양면적, 31평) 소유자가 75㎡(전용면적, 31평)를 분양받기 위해서는 약 1억3400만원을 부담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향후 시공사 본 계약 시 일반분양가 결정 등에 따라 분담금은 바뀔 수 있겠지만 조합원들이 기존과 거의 같은 평수로 옮겨 타려면 대략 1억2000만원~1억4000만원 정도가 필요한 것이다.

사업성 두고 인근 부동산관계자들 전망 엇갈려

풍납우성아파트 사업성 전망에 대한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견해는 둘로 나뉜다.

A부동산관계자는 “재건축 이후 풍납우성은 성내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잠실파크리오와 비슷한 시세가 될 것”라고 말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현재 잠실파크리오 108~109㎡는 대부분 8억원대 초반에 매물이 나와 있다”며 “풍납우성 104㎡의 실거래가는 대략 5억원 정도인데 여기에 분담금을 더하더라도 최소 1억원 이상은 남는다”고 설명했다.

▲ 이 아파트는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재건축에 시동을 걸었다. 2009년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이듬해 시공사 선정을 끝마쳤다. 현대산업개발에 의해 기존 545세대에서 재건축 이후 697세대로 탈바꿈 할 예정이다.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풍납우성아파트로 이사 왔다는 한 주민은 “언뜻 보기에는 풍납우성이 다소 외지다고 느낄 수 있으나 실제로 살다보면 생활하는데 거의 불편함이 없다”며 “분담금이 조금 높은 감은 있지만 주변에 녹지가 많고 교통과 학군이 좋아 학부모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곳이라서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거들었다.

반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B부동산 관계자는 “잠실파크리오는 2호선 잠실나루역과 8호선 몽촌토성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인데다가 7000세대에 가까운 대단지여서 프리미엄이 붙어있다”며 “풍납우성은 지하철을 이용하려면 버스를 타야하는 번거로움고 있고, 풍납동과 사실상 잠실에 속하는 신천동은 시세차이가 있어 재건축이 완료된다 해도 풍납우성은 잠실파크리오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자신을 풍납우성아파트 조합원이라고 밝힌 이 관계자는 “투자목적으로 2년 전에 아파트 한 채를 더 매입했지만 사업성이 부족해 보여 최근 손해를 감수하고 급매로 다시 되팔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재건축 조합 김택식 총무는 “풍납우성의 사업성은 뛰어나다”고 단언했다. 그는 “일각에서 분담금이 높다고 얘기하는데 정확한 기준 없이 떠들어대는 것”이라며 “분담금은 사람마다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고 어느 재건축 현장에서나 약간의 잡음은 일 수 밖에 없다 ”고 강조했다.

분담금 부담 덜기 위해 지하주차장 줄이는 설계변경

현재 조합 측은 분담금이 높다는 일부 조합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설계변경 이후의 사업시행변경인가 획득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조합 측이 내놓은 해결책은 지하주차장 설계변경이다. 용적률 변경 없이 기존 4만3159㎡였던 지하 연면적을 5188㎡ 줄여 지하주차장 조성에 투입되는 공사비를 절감시키겠다는 것이다. 조합 측은 이 설계변경안을 채택할 경우 사업기간이 약 6개월 가량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안에서는 총 주차대수가 1051대로 세대당 1.5대의 주차가 가능했지만 설계 변경안에 따르면 총 주차대수는 165대가 감소한 886대로 줄어 세대당 주차대수는 1.27대가 된다.

이에 대해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지하공사는 지상공사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3.3㎡당 450~500만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안다”며 “설계변경안대로 진행될 경우 약 70~80억원 정도 공사비를 아낄 수 있는데 이 금액을 총 세대수로 나눠 계산해보면 세대당 약 1300~1400만원 가량 분담금이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요즘은 한 가구에 차 2대씩은 기본으로 갖고 있어 공사비를 줄이려다가 재건축 이후 주차난이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