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의 정규직 평균 임금이 전업주부 가사노동에 준하는 임금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나 맞벌이를 통한 부가가치가 별 효용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26일 LG경제연구원의 ‘한국 맞벌이, 가사노동 시간이 부족하다’라는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여성 정규직 평균 임금은 156만원인 반면 전업주부 가사노동의 임금은 이 보다 5만원이 많은 161만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가사일 만을 하는 주부가 직장에 다니는 여성보다 연 60만원의 실질적인 임금가치 노동을 더한다는 분석이다. 고소득자가 아니라면 굳이 맞벌이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남·녀간의 임금격차가 여전히 심해 최근까지도 전업주부의 노동가치가 전체 여성들의 임금가치 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여성 평균 임금은 미국과 비교해 많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우 가사서비스 노동 가치가 2243달러(약 255만원), 여성 정규직 임금자는 2638(약 300만원)달러로 각각 평가됐다. 이는 미국 여성들이 우리나라 여성 보다 직장에 다닐 동기유발 요인이 더 크다는 것을 반영한다.

또한 미국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임금노동시간이 1시간 짧고 가사노동시간은 1시간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우리나라 맞벌이 비율이 43.6%인 반면 미국의 맞벌이 비율은 65%로 훨씬 높았다.

아울러 남녀 임금격차는 우리가 38.9%(남자임금 대비 여성임금이 낮은 비율)로 미국의 19.8%에 비해 2배 차이가 났을 뿐만 아니라 OECD 국가 평균 15.8% 기준에 비해서는 2.5배를 보였다.

다시 말해 한국 여성의 임금은 남성에 비해 크게 떨어져 경제활동 참여율과 출산율이 낮아지는 등 다양한 부대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조사한 2인 이상 근로자 가구를 대상으로 맞벌이 가정의 소득내역을 보면 맞벌이는 월 소득 495만6434원, 외벌이(비맞벌이)는 370만2240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맞벌이 소득이 높았지만 반대로 지출경비는 맞벌이 액수에 비례해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로시간이 길어 가정에서 해결하지 못한 가사노동 일부를 시장에서 지출하는 것에 기인하고 있다.

가장 많은 지출을 보이는 것은 외식비와 학원비가 차지했다.

맞벌이의 경우 외식비는 37만6266원, 학원비는 22만7037원을 각각 지출해 외벌이에 비해 약 9만원과 7만원 가량이 각각 많았다.

지출 총액은 맞벌이 71만4651원, 외벌이 52만2557원을 각각 보여 약 20만원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LG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외에 가사서비스, 초등교육, 복지시설, 의복서비스 등 모든 부문에 있어 맞벌이 가정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LG경제연구원은 맞벌이를 선택한 여성들은 장시간 근로와 가사 노동으로 이중부담을 겪고 있으며, 남편에 비해 일하는 시간도 긴 것으로 분석했다.

맞벌이 여성은 직장과 가정에서 일하는 시간이 총 9.7시간을 일하며 맞벌이 남편은 8.5시간으로 약 1.2시간을 여성이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감에 따라 육아와 가사의 부담은 주부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외벌이 주부는 총 7시간으로 가정관리에 4.6시간, 가족돌보기에 2.4시간을 각각 투자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가사노동의 가치를 비용으로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외벌이 가구는 한 달 평균 161만원, 맞벌이 가구는 91만원의 가사노동을 하고 있어 약 70만원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맞벌이 가구의 한달 소득은 496만원으로 외벌이 가구보다 34% 많지만 보고서는 맞벌이 가구의 가사노동 시간이 부족해 70만원을 소득에서 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효용 감소를 감안한 맞벌이 가구의 실질 소득은 외벌이 가구에 비해 15%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가사노동을 고려해 소득격차가 15%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맞벌이 여성이 사회진출로 인해 실질적인 소득 수준이 크게 높지 않아 효용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