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은 알코올성 음료와 과즙 혹은 비알코올성 음료, 각종 향미료 등을 혼합해서 만든 술이다. 사람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재료의 혼합 비율이 달라지는 만큼 그 종류만 수천 가지에 달한다. 특히 각양각색의 형태와 다양한 빛깔을 지녀 ‘눈으로 마시는 술’로 불린다.

독특한 맛도 매력적이지만 물감을 탄 듯한 아름다운 색깔 때문에 칵테일은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여심을 흔드는 칵테일이 최근 강남역 일대에서 주류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모습이다.

‘B-lab’은 지난 2012년 강남역 여명길 이면도로에서 문을 연 무제한 칵테일전문점이다. ‘B-Lab’ 진판민 대표는 지난 2002년부터 국내외 다수 바텐더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칵테일 주조 전문가로, 홍대에 이어 강남역에 B-Lab을 오픈했다. ‘B-Lab’이라는 명칭은 Bar&Beverage(바와 음료)의 알파벳 B와 끊임없이 연구하겠다는 의미의 Laboratory(연구소)의 합성어다.

진 대표는 “세계맥주전문점과 위스키바의 중간이 칵테일바라고 생각했다”며 “20대의 젊은 층의 문화코드에 맞춰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칵테일바는 국내에서 1990년대 후반 웨스턴 바를 시작으로 대중화됐는데 당시 현란한 칵테일쇼와 이전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주류라는 점이 사람들에게 어필하면서 우후죽순 생겨났다”며 “그때만 해도 남성들을 주 고객으로 한 모던바가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홍대, 강남, 노원, 의정부 등에 ‘B-lab’ 매장을 잇달아 낸 진 대표는 20대 초중반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15000원에 ‘무제한’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내걸었다. 또 바의 고급화를 지양하기보다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카페형 분위기로 꾸며 20대 여성을 중점적으로 겨냥했다.

‘B-lab’에서는 대중적인 칵테일을 기본으로 하되 각종 대회에서 인정받은 주조기술로‘B-Lab’만의 칵테일을 만들어 골라 마시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총 36가지 칵테일의 주문이 가능하다.

최근 ‘B-lab’은 남성 손님들의 비율이 대폭 늘어났다. 종업원을 통해 마음에 드는 이성에 쪽지를 전달하는 ‘썸남·썸녀 만들기’ 이벤트를 진행한 효과다.

‘B-lab’ 관계자는 “이 이벤트가 여성들보다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었던 남성들을 많이 끌어들였다”며 “피크타임은 저녁 9시 무렵인데 강남역의 경우 학원을 마친 후 외부에서 유입되는 20대들이 많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무제한 칵테일바 ‘판도라’는 전형적인 클럽의 형태를 띤다. 판도라의 경우 성별에 따라 입장료에 차등이 있으며 남자는 2만원, 여자는 1만원을 내고 무제한으로 모든 주류를 이용할 수 있다.

‘판도라’는 포켓볼, 다트 등 오락거리가 구비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곳은 클럽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큼 비슷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춤만 추지 않을 뿐 자유롭게 헌팅이 이뤄지고 합석 또한 비일비재하다.

처음 ‘판도라’를 찾았다는 한 직장인은 “20대 초반 젊은 여성들이 많아 클럽으로 가기 전에 파트너를 물색하는 장소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판도라’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은 “‘판도라’와 ‘B-Lab’ 둘 다 가봤는데 ‘판도라’가 헌팅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라면 ‘B-Lab’은 이성들의 시선을 가볍게 즐기는 정도”라면서 “‘판도라’에서는 입장할 때에 손목에 야광도장을 찍어줘 사실상 미니클럽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두 군데 모두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칵테일 마니아들에게도 인기가 있다”며 “헌팅에는 전혀 관심 없이 칵테일을 계속 리필하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