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금연 없는 승진 없다” 선언

앞으로 담배를 피우는 삼성전자 직원들은 사실상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는 등 재계에서는 가장 강도가 높은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감수해야 한다.

17일 삼성에 따르면 권오현 삼성전자일 부품사업(DS) 부문  부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흡연자들은 임원 승진, 해외주재원 선발, 해외 지역전문가 선발 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식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흡연자는 사실상 임원 승진이 어렵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DS 부문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금연 서약을 받는데서 한발 더 나아가 부문 내 팀장과 그룹장 등 임원들 중 흡연자는 담배를 끊을 때까지 매월 흡연 여부를 검사까지 할 방침이다. 

이번 금연조치는 권오현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실행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연 트렌드에 발맞춰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인 금연 정책으로 나온 정책일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금연여부를 검사까지 하는 대기업은 웅진그룹에 이어 삼성전자가 두번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웅진은 임직원을 상대로 불시에 소변검사와 모발검사를 통해 금연 여부를 확인한 사건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 같은 금연정책으로 웅진은 금호아시아나, 포스코에 이어 국립암센터로부터 금연 대상을 수상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평소 ‘워크 하드(Work Hard)’보다는 ‘워크 스마트(Work Smart)’를 강조해 왔다. 보통 생산 라인의 경우 공장 밖에 흡연 구역이 설치돼 있어 흡연자들의 업무시간 활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DS 부문은 지난해부터 전 사업장을 강제 금연 사업장으로 지정해 아예 회사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번 조치의 대상자는 반도체 사업부 32000명과 LED  사업부 2500명 등 DS 부문에 소속된 전 직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삼성이 세계적인 금연 추세에 맞춰가자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쾌적한 업무 분위기 조성과 더불어 임직원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금연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번 금연정책을 단계적으로 전 사업장에 적용시켜 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오일뱅크 등 몇몇 대기업들도 흡연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밝힌 전례가 있다.

 

또 포스코는 지난 2009년 정준양 회장의 취임과 함께 ‘흡연자 제로(0) 기업’을 선언했었다.

웅진그룹의 경우는 사내 금연 캠페인을 실시, 이달 초 정기인사에서 흡연자에 대한 승진을 실제로 보류시켰다. 6개월 후인 8월 흡연 여부를 재검토한 뒤 승진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에 따른 조치다.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대산공장 등 전국 사업장을 금연 사업장으로 선언했다.

 

이 회사는 최근 1800여명의 전 임직원들에게 본인과 가족 대표가 공동으로 서명한 금연 공동서약서를 받고 흡연 적발 시 서면 경고를 포함, 승진과 직책 보임 제한, 해외 주재원 선발 시 감점 부여 등의 방법으로 인사에 반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