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대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성동구 옥수동을 잇는 한강다리다. 편도 2차선 도로와 더불어 다리 가운데로 서울 지하철 3호선이 지나다니는 복합교량이다. 대표적인 부촌 가운데 한 곳인 강남구 압구정동을 잇는 이 다리는 1985년 준공됐다.

동호대교의 건설 배경은 1970년대 본격화된 강남 개발로 인한 늘어나는 교통량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건설 직후에는 금호대교로 불렸으나 전체 한강 교량 이름 정비를 기점으로 동호대교로 명칭이 변경됐다.

최근 동호대교는 2013년 실시된 정밀안전진단 결과 상태등급 C등급을 받고 안정성 및 내구성 확보를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교량 보수공사는 이용자의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진행한다. 동호대교는 공사중인 보행로에 공사자재가 2년째 방치돼있다. 이로 인해 미관은 물론 시민의 안전까지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리 안전을 위해 보수공사를 하는 것까진 괜찮은데 공사를 하는 동안에 방치된 공사자재들로 미관상 보기에도 안좋고 위험해보입니다”

동호대교 보행로에서 만난 김성철(남·48)씨의 소감이다. 기자가 찾은 동호대교 보행로 곳곳에는 공사 후 나온 파편들과 시멘트 덩어리 등이 담긴 하얀색 포대자루를 포함해 공사 자재들이 널려있다.

포대자루가 위치한 곳에는 어김없이 바닥이 파여있고, 그 가운데 부분은 손바닥 크기의 구멍이 뚫려있다. 심지어 그 구멍으로 다리 아래 흐르는 한강이 훤히 들여다보여 아찔할 정도였다. 하얀색 포대자루는 공사 현장을 임시방편으로 막아놓은 것으로 추정됐다.

또 차로와 보행로를 사이를 가르는 방호울타리 주위로는 녹슨 철판과 낡은 쇳덩어리, 교체부품 등이 방치돼 있다. 이는 보수공사를 하면서 기존 부품들을 교체하고 남은 잔해들과 향후 교체될 부품들로 보여졌다.

해당 잔해들과 부품들의 재질은 언뜻 봐도 단단해보였는데 차량들이 통행하는 차로로 돌출되기라도 한다면 위험이 예상됐다. 인근 공사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공사가 동호대교 배수로 공사라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동호대교가 2013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상태등급 C등급 평가를 받아 시설물의 구조적·기능적 결함에 대해 적기에 보수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중인 공사는 교면방수 및 포장 개량과 신축이음 교체 158m, 콘크리트 단면 및 표면보수 2777㎡(약 840평) 등이다.

동호대교는 지난해 5월부터 6월까지 두 달, 올 1월부터 2월까지 두 달을 제외한 약 20개월 동안 공사가 시행됐다. 현재 공사는 지난 3월부터 시작돼 오는 12월 완료될 예정이다.

최근 한강 다리는 강을 건너는 교량의 기능적 측면 외에 미적·문화적 측면까지 더해져 시민들에게 하나의 문화 인프라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한강대교는 전망카페, 반포대교는 달빛무지개분수를 만들었고 광진교는 ‘걷고싶은 다리’로 조성됐다.

다른 다리와 달리 동호대교는 문화적 면이 적다. 게다가 공사까지 늘 진행중이여서 인근 시민들의 불만이 컸다.

동호대교 북단 옥수동에 거주하는 40대 남성은 “그동안 동호대교 보수공사 기간이면 다리를 새로 짓고도 남았을 것 같다. 끝나질 않는다”며 “다른 다리는 카페니 공원이니 잘해놨던데 동호대교는 오히려 공사자재들만 방치돼있어 흉물스럽다”고 지적했다.

자전거로 라이딩을 즐긴다는 이승원(남·32)씨는 “동호대교는 계단이 너무 많은데 엘리베이터나 자전거도로가 없어 조금 돌아가더라도 잠수교나 한남대교를 이용한다”며 “동호대교는 공사는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정작 시민들이 필요한 부분은 놓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가 진행중인 현장 점검을 통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요소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동호대교를 지나는 자전거 이용자와 관련해서는 “한강교량에 마련된 엘리베이터 등은 주로 전망대나 카페가 있는 교량에 설치된 것으로 동호대교에 설치예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