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도로 완성된 광진교 리모델링 작업이 시민들의 호평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지난 2009년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광진교 걷고 싶은 다리 만들기’를 추진했다. 약 2년여의 공사 기간을 거친 2011년, 광진교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시 및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걷고 싶은 다리’ 사업이 완료된 후 광진교는 차량 통행의 역할보다 보행자의 편의가 극대화됐다. 기존 4차로였던 차로는 2차로로 축소된 반면, 보행로의 폭은 10m로 확대됐다. 폭 2.5m의 자전거 전용도로도 신설됐다.

보행자의 편의를 고려한 만큼, 다리를 찾은 이들이 즐길 공간도 함께 마련됐다. 교량 위에는 1921㎡(약 581평)에 달하는 녹지조경이 조성됐고 다리 중간 교량 하부에는 546㎡(약 165평) 규모의 전망대가 설치됐다.

‘광진교 8번가’로 불리는 전망대에는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지는 공연장과 미술 및 공예작품을 전시하는 전시관이 마련됐다. 또 ‘광진교 8번가’의 바닥 일부를 투명한 강화유리로 제작해 발 아래로 흐르는 한강을 바로 위에서 볼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을 가능케 했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날씨의 광진교에서는 새롭게 마련된 보행로와 자전거 전용도로 위를 지나다니는 시민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여타 한강교량과 달리 보행로의 폭이 10m에 달해 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더 할 나위 없어 보였다.

보행로 옆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함께 곳곳에 화단도 조성돼 있었다. 보행로 자체가 하나의 공원과도 같은 인상을 줬다. 시민들의 반응 또한 기자와 별 반 다르지 않았다.

광진교 보행로에서 조깅을 하던 오지연(34)씨는 “녹지공간이 잘 조성돼 있고 한강을 바라보는 전망이 좋아 광진교를 자주 편”이라며 “다리위에 화장실과 식수대, 벤치 등이 마련돼 있어 다리 자체가 하나의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등산복 차림으로 보행로를 지나던 송복열(65)씨는 “광진교 남단에 거주하고 있는데, 지금은 다리 건너편에 있는 아차산에 갔다 오는 길”이라며 “보행로가 잘 갖춰져 있어 다리를 건너는 순간에도 마치 등산을 하는 기분이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광진교 중간쯤의 교량 하부에는 전망쉼터가 갖춰져 있다. 프랑스의 ‘비라켐 다리’, 일본의 ‘레인보우 브릿지’등과 같은 교각하부 전망구조물인 전망쉼터는 ‘광진교 8번가’로 불린다. 이곳은 공연장과 전시장으로 각각 이용되고 있다.

전시장은 일정에 맞춰 각기 다른 주제의 전시가 열리는데, 현재는 ‘남한산성 사계절 이야기’라는 전시가 한창 진행 중이다. 전시장 반대편에 위치한 공연장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30분마다 상영하는 ‘금요명화감상회’를 비롯해 매월 첫째주부터 넷째주까지 토·일요일마다 다양한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전망쉼터가 서울시에 의해 꾸준히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서울시가 광진교에 갖는 관심의 정도를 새삼 느끼게 할 만한 대목이라는 게 대다수 시민들의 시각이다. 서울시는 매년 2월 ‘광진교 8번가’의 문화예술사업 운영을 위한 대행업체를 선발하고, 선발 업체는 1년간 이 곳에서 이뤄지는 문화예술 프로그램 전반을 운영한다. 비용은 서울시가 지급한다.

올해는 ‘썬앤아트’라는 업체가 선발됐다. 이 업체는 약 6000만원을 받고 지난 4월14일부터 오는 10월31일까지 약 6개월 간 ‘광진교 8번가’의 문화프로그램을 책임진다. 썬앤아트 관계자는 “광진교8번가에서는 각종 문화행사 외에도 사랑하는 연인들의 프로포즈를 위해 공연장을 무료로 대관하는 행사도 진행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