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초구 내곡동의 능안마을과 안골마을은 내곡공공주택지구와 바로 붙어있다. 마을 인근에는 자족용지가 설정이 됐고 마을 내부에도 많은 회사들이 이전해 오는 등 상권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단독주택단지는 공급을 필요로 하는 상업지구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곳은 개발을 제한하던 그린벨트가 얼마 전 해제됐다. 서초구는 지난 2006년 ‘다중주택 관리방안’과 ‘불합리한 건축물의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제정해 능안마을과 안골마을들 10개 마을 총 44만㎡의 지역을 개발제한구역로 묶어서 개발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올해 3월 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역의 건축행위를 제한하던 두 방안을 모두 폐지하기로 했다.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취락마을에 대해서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및 해제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돼야 하고,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건축행위가 가능하다.

2006년 제한을 할 때는 그린벨트 해제지역의 무분별한 건축으로 인한 기반시설 부족과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였다. 8년이 지난 현재는 해당 마을 주변에 보금자리 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기 때문에 관리방안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골마을의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능안마을 앞 ‘서초더샵포레아파트’ 건너편 내곡동 184-1번지 일대에 공공시설 용지가 있다”며 “저 용지로 염곡치안센터와 내곡동 주민센터가 이전하거나 문화센터 등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내곡동 주민센터의 임규진 소통담당관은 “내곡동 주민센터가 이전한다는 말은 헛소문”이라면서 “현재 주민센터가 이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염곡 치안센터 관계자 역시 “이전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H공사 담당자는 “내곡동 184-1번지는 자족용지로 분류가 돼있다”고 말했다. 해당 부지는 총 3056㎡(약 924평) 면적이다.

자족용지란 주거외에 지구내에서 필요한 자족기능을 할 수 있는 시설들에 대해 건축허가가 허용된 용지로써 택지개발 촉진법 시행령 등 근거해서 지정된다. 공사측 담당자는 “도시형 공장이나 벤처기업 집적 시설 또는 유통 등 일반 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는 땅이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지 결정 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일대에 더 많은 회사나 업무시설이 들어올 경우 부족한 상업시설의 공급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족용지 주변은 ‘서초더샵포레아파트’와 ‘서초포레스타 2단지’ 그리고 능안마을로 둘러싸여 있었고 헌릉로 건너편에는 안골마을이 자리하고 있었다.

내곡공공주택지구로 건설된 ‘서초더샵포레아파트’는 총 26개동 1264세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년 8월에 입주를 시작했다. ‘서초포레스타 2단지’의 경우 총 13개동 1077세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올해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두 단지를 합치면 총 39개동 2341세대다.

 

실제로 지난 10일 점심시간 쯤에 찾은 능안마을은 점심을 먹기 위해 회사에서 나오는 직장인들로 웅성웅성 댔다. 단독주택과 회사 건물이 반반쯤 섞여있는 마을은 상업지구와 주거지구가 반쯤 섞인 듯 기묘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양재시민의 숲역 인근에 위치한 중국요리 전문점 ‘보성각’의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이곳 근처로 짜장면 등 배달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하면서 “이쪽은 회사들이 많아 수요가 충분한데 식당 등의 공급이 없는 편이라 우리 식당같이 멀리서 배달을 시켜먹는 편이다”고 말했다. 양재시민의 숲역에서 이곳까지는 자동차로 약 5~10분 정도 소요된다.

점심시간이 되자 능안마을에 위치한 모 회사 건물에서 나온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서울시립 어린이 병원 쪽으로 급하게 발길을 옮겼다. 그들은 “회사 인근에 카페나 편의점은 여러 곳 있지만 식당이 없어서 병원에 있는 구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을 앞에는 카페라든가 편의점, 미용실, 부동산 등이 있었다. 편의점 옆에 위치해있던 부동산의 관계자는 “그 마을 전체가 1종 및 2종 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카페나 편의점, 옷가게 등 간단한 가게는 차릴 수 있지만 식당 등 무언가를 크게 만드는 가게는 차릴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을 앞에 위치한 카페의 관계자는 “예전에는 인근 회사에서 오던 직장인들이 전부 우리 카페로 와서 장사가 잘되는 편이었는데 내곡공공주택지구의 개발로 인해 아파트 인근에 경쟁 카페들이 들어서 매출이 약간 줄어든 면도 있다”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능안마을에 위치한 25평 정도 규모의 상점이 권리금 5000만원에 보증금 3000만원, 월세 300만원에 나온 것이 있다”면서 “인근에 카페 등 부지로 쓸 수 있는 점포가 많지 않아 멀리 있는 ‘내곡프라자’같은 상가빌딩을 제외하고는 이게 유일한 매물”라고 했다.

능안마을 앞에 있는 육교를 건너 안골마을로 넘어가자 약간 다른 모습이 보였다. 헌릉로의 건물에는 회사, 식당, 부동산 등 가게들이 있었고, 안쪽으로는 단독 주택들이 있었다. 회사와 단독주택이 섞여있는 능안마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점심때여서 그런지 안골마을에 위치한 식당과 카페에는 점심을 먹으려고 모인 직장인들로 꽉 차 있었다. 식당 관계자는 “이 일대에는 회사가 많아 수요가 많은데 비해 식당 등 공급이 부족해 늘 이 가득하다”면서 “최근 내곡공공주택지구가 생겨 더더욱 수요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안골마을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 마을의 토지소유자는 모두 마을의 주민”이라면서 “안골마을 쪽에는 100평 정도의 주택이 평당 1500만원에 나온 것은 있지만 상가 매물이 나온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