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구 신사동 소재의 한 건물이 매각됐다. 우리나라 디자인계에 한 획을 그은 故 앙드레 김의 사옥으로 유명한 자흥빌딩이다.

자흥빌딩은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앙드레김 아뜰리에 사옥으로 사용됐다. 2014년 가짜 백수오 파문을 일으킨 N기업이 180억원에 이곳을 매입을 했다. N기업의 경영악화로 인해 자흥빌딩은 2015년 중순 매물로 나왔다. 이 빌딩은 지난달 190억원에 아트상품 브랜드인 육심원에 매각됐다.

이 빌딩은 향후 호텔로 개발된다고 알려졌다. 자흥빌딩은 호텔이 들어오기는 좋은 곳이지만 임대용 건물로는 입지 여건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자흥빌딩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이다. 지하철역에서 직선거리 500m지만, 오르막에 있어 체감거리는 이보다 멀게 느껴진다. 특히 오르막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어 도보 접근이 조금 불편한 곳이다.

건물이 코너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상 1층이 실제로는 지하 1층으로 보이는 것도 수익용 건물로는 단점이다. 건축법상 지하층은 면적의 50%가 지면 아래에 위치해야 하는데, 자흥빌딩은 건물 정면을 기준으로 우측은 그 조건을 충족하지만 좌측은 고저차가 있는 평지 상황이기 때문에 층의 상당 부분이 지상으로 노출돼 있다.

반은 지하처럼 보이고 반은 지상층처럼 보이는 구조다. 이는 면적 자체에는 손해가 없지만, 건물 외형과 임대료면에서는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자흥빌딩은 호텔로 이용할 경우 1층을 손해 보는 자흥빌딩의 단점은 큰 단점이 아니다. 4층 이하의 저층 건물은 한 층의 차이가 크지만, 그 이상 되는 건물은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가능한 수준까지 건폐율을 줄여 지상 층을 늘리는 방법을 사용할 경우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가장 큰 단점인 오르막 경사 꼭대기에 있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변한다. 이 빌딩을 고층으로 신축할 경우 한강과 남산의 조망이 가능하다. 특히 도산대로도 건물 양쪽으로 모두 내리막 경사이기 때문에 신사역에서부터 영동대교 남단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이런 조망권은 일반 오피스 임대에는 큰 메리트는 아니지만 호텔에는 강점으로 작용한다.

자흥빌딩은 지리적으로 가로수길과 가깝고, 한남대교를 이용할 경우 강북에 있는 유명 관광지를 편리하게 갈 수 있다. 앙드레김 빌딩이 있던 자리고 아직도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호텔로 이용할 경우 신사동의 랜드마크로 홍보 효과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