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촌치킨’으로 유명한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의 창업주 권원강 회장을 둘러싼 이런저런 잡음이 일고 있어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1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권 회장의 사익 추구 행위가 ‘과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지금까지 쌓아 온 명성에 흡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구설수는 권 회장이 주력 기업인 교촌에프앤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사업 혹은 기업을 따로 분류해 사기업화 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권 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과거 고액 배당 논란이 불거진 이후 더욱 본격화 되고 있는 정황이 알려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배당 논란이 다시 여론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정적인 사업 부문을 사기업화 시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교촌에프앤비 내부에서는 사업 부문 및 계열사간 지배구조 등 일대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다. 교촌에프앤비가 지분의 100%를 보유했던 종속기업이 관계기업으로 전환되는가 하면, 교촌에프앤비 내 특정 사업 부문은 따로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돼 기업 형태로 전환됐다.

우선 닭고기 등 축산물 판매업을 영위하는 계림물산은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교촌에프앤비의 종속기업으로 분류돼 있었다. 당시 계림물산 지분 100%를 교촌에프앤비가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계림물산은 교촌에프앤비의 관계기업으로 탈바꿈 했다.

국내 유명 회계법인 소속 전문가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지배기업(교촌에프앤비)의 보유 지분이 과반 이상인 경우 종속기업으로, 그 이하일 때는 관계기업으로 각각 분류하는 게 일반적이다. 즉,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전환됐다는 것은 계림물산 지분의 절반 이상이 제3자에게 넘어간 것으로 풀이됐다.

이런 가운데 교촌에프앤비로부터 계림물산 지분을 넘겨받은 주체는 또 다른 특수관계자(기업, 개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촌에프앤비 감사보고서 상에 명시된 계림물산에 대한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100%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란 투자기업이 피투자기업에 대해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을 의미한다. 직접 보유한 지분이 20%에 불과하더라도 특수관계자 소유 기업 등 간접 지분까지 합쳐 100%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통상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은 100%로 표기한다.

교촌에프앤비는 또 지난해 6월 기존 소스 제조 및 생산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 방식으로 따로 떼어 내 비에이치앤바이오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기존 교촌에프앤비의 지분 100%를 보유했던 권원강 회장은 비에이치앤바이오의 지분 또한 100%를 보유하게 됐다. 특정 사업 부문이 오너 사기업으로 탈바꿈 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계림물산과 비에이치앤바이오가 지난해 주력기업인 교촌에프앤비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았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계림물산과 비에이치앤바이오가 매출액 대부분을 내부거래로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우선 계림물산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276억원 중 218억원이 교촌에프앤비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내부거래율이 약 78.7%에 달하는 셈이다. 비에이치엔바이오(오산, 경산)은 약 60억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교촌에프앤비와의 거래로 발생시켰다.

비에이치엔바이오의 경우 전체 매출액이 파악되지 않는 관계로 내부거래율 또한 확인할 수 없긴 하지만 기존 교촌에프앤비의 일부 사업 부문이 분리됐다는 점을 감암하면 내부거래율이 높은 수준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에이치앤바이오가 지난해 새롭게 등장한 권 회장의 사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멀쩡한 사업 부문을 사기업 형태로 전환시켜 배를 불리고 있는 사례에 해당된다”며 “이는 교촌에프앤비의 또 다른 관계기업인 케이앤피푸드의 경우와 유사한 사례로, 전형적인 오너의 사익 추구 행위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일각에서는 이번에 교촌에프앤비로부터 계림물산의 지분을 넘겨받은 주인공이 권 회장 아니냐는 추정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정확한 지분구조가 파악되지 않지만 권 회장이 줄곧 대표이사를 역임해 온 케이앤피푸드(교촌에프앤비 지분 100%)는 지난 3년간 100%에 가까운 내부거래율을 보여 왔다. 특히 그 규모는 매 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97억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권 회장이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기업 혹은 사업 부문의 사기업화에 박차를 가한 시기가 공교롭게도 교촌에프앤비를 통한 고배당 논란이 불거진 후라 더욱 주목된다는 지적이 있다. 앞서 2013년 권 회장은 순이익 보다 많은 금액의 배당금을 챙겨 비판여론에 직면한 바 있다.

관련업계 및 금감원 등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 2013년까지 총 125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겼다. 그 추이는 2009년 50억원, 2010년 30억원, 2011년 0원, 2012년 30억원, 2013년 15억원 등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인 50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같은 기간 교촌에프앤비의 순이익은 권 회장에게 지급한 배당금 액수에 못 미칠 때가 많았다. 심지어 30억원의 배당금을 뿌린 2010년 당시 교촌에프앤비는 24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2013년 배당금 및 실적이 발표된 2014년 초 고배당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교촌에프앤비는 고배당 논란으로 한 차례 곤욕을 치른 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사업 부문 및 기업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변화의 움직임이 발생하자 관련업계와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배당 논란을 피하기 위해 개인 곳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