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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연기 필요하다면 과감히 벗어 던져야죠”
“노출연기 필요하다면 과감히 벗어 던져야죠”
영화의 숨결로 승화시킨 파격 베드신…‘닥터’ 주연 발판 ‘사돈의 팔촌’ 내공 연기
정성문 기자(mooni@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05-13 03:03:31
▲ 배소은은 12일 개봉한 영화 ‘사돈의 팔촌’의 주연을 맡았다. ‘사돈의 팔촌’은 말년 휴가를 나온 20대 청년이 사촌 여동생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스카이데일리
“영화는 관객을 만나야 제 맛이라고 생각해요. 3년 전에 찍은 영화가 이제야 빛을 보게 되니 너무나 기분 좋아요. 이번 개봉을 발판으로 더욱 열심히 활동해야죠”
신인 배우 배소은(29)은 12일 개봉한 독립영화 ‘사돈의 팔촌’에서 주연을 맡았다. ‘사돈의 팔촌’은 미묘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영화에서 배소은은 사촌 오빠와 어릴 적 추억을 공유하며, 사랑의 감정에 빠져드는 ‘아리’ 역할을 소화했다.
“사촌 간의 사랑은 금기시 돼 있지만, 어릴 때 그런 거 있잖아요. 1년에 한두 번씩 명절이나 가족 행사에서 사촌 오빠들 만날 때 설레는 기분 말이에요. 또 다음에 만나면 어떻게 변해 있을까 하는 그런 느낌의 영화에요”
‘사돈의 팔촌’은 신예 장현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전원이 한국예술종합대학(이하 한예종) 출신이다. 배소은은 데뷔작의 섹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청순하고 귀여운 매력을 드러내 보였다.
“3년 전에 찍은 영화지만 촬영 현장이 눈에 선하게 그려져요. 영화 배경이 주로 집이었는데, 장 감독 어머니가 끼니마다 챙겨주셨어요. 다른 영화 현장에서는 끼니 거르기가 허다한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재미있게 영화를 찍었어요”
독립영화 특성상 촬영 후에도 개봉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음향 지원, 색 보정을 거쳐 뒤늦게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1000만원 이하의 예산으로 영화 한편을 찍다 보니, 촬영 당시에도 애로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비가 오는 골목에서 뛰어야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블록버스터 영화 같으면 살수차를 부르면 끝나는 일이지만 저희는 그렇지 못했어요. 그래서 빨리 비가 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며 영화를 찍었죠”
영화 ‘사돈의 팔촌’은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2015’ 경쟁부문에 출품, 상영 당시 매진을 기록했다. 영화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주목 받은 작품인데 영화관 뿐아니라 18일부터 케이블 TV VOD에서도 만나볼 수도 있다.
▲ 배소은은 2013년 개봉한 영화 ‘닥터’로 데뷔했다. 가수 김창완의 아내로 출연한 그는 영화속에서 내연남과 파격적인 노출신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스카이데일리
대학 입학을 목표로 다닌 연기학원서 난생 첫 칭찬 받으며 재능 발견
‘사돈의 팔촌’은 12일 서울 CGV 압구정을 필두로, 논현동 독립전용 영화관 인디플러스, 부산 CGV 서면, 대구 오오극장 등 약 전국 12개 극장에서 개봉됐다. 러닝타임은 103분이며, 예매가격은 7000원~1만원 사이다.
개봉일에 이어 13~15일, 18일 등 5차례에 걸쳐 스태프와 관객이 만나는 대화의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학창시절에 학교 지각도 안 하고 꼬박꼬박 다니는데, 성적은 영 신통치 않은 학생들이 있잖아요. 그런 부류 중에 하나였어요. 딱히 끼가 많았던 것도 아니었죠. 그러다 우연히 고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이 성적으로는 대학에 못 간다며 예체능 쪽을 찾아보라고 했어요”
담임 선생님의 조언을 놓고 부모님과 상의해보고 난 뒤, 연기학원에 등록하기로 했다. 연기가 재미가 있다거나 뜻이 있어서 학원에 다닌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오로지 대입이 목표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연기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어요. 학원 다닌 지 2달쯤 됐을 때, 월말마다 우수 학원생을 뽑는 콘테스트가 있었어요. 전 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데, 3등 안에 들면 학원비가 면제됐어요”
그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도 칭찬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연기학원에서는 잘한다고 칭찬도 많이 받고, 콘테스트에서는 2등상을 받았다. “당시 학원비가 비쌌는데, 학원비가 면제돼 저보다 어머니가 더 좋아하셨어요”
단지 대학 입학이 목표였던 배소은에게 새로운 목표가 하나 생겼다. 연기학원에서 자기만의 소질을 발견한 이후의 일이다. 평범한 여고생에서 여배우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재미있다’라는 느낌보다는 내가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생겼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예종 연기과에 입학했고 그 곳에서 배우가 되는 초석을 닦게 되었어요”
뒤늦게 연기에 뛰어든 그에게 한예종 동료들은 ‘넘사벽’이었다. 연기를 잘하는 친구는 물론이거니와 춤과 노래 등 끼로 똘똘 뭉친 친구가 태반이었다.
“연기학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연기를 잘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대학에 들어가서 많이 놀랐죠. 연기를 잘하는 친구들이 널려 있었어요. 특히 저는 노래도 춤도 잘 못추는데, 주변에는 연예인 못지않게 끼가 다양한 친구들이 많았어요”
남들보다 모자란다고 해서 멈출 그가 아니었다. 노래에 자신이 없었던 배소은은 성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또 모자란 춤 실력을 채우기 위해 맹연습에 돌입했다.
“춤은 어느 정도 배우다 보니깐 조금 되는데, 노래는 진짜 잘 안 늘었어요. 사실 음치에 가까웠는데, 성악을 좀 배우고 나서 지금은 많이 나아졌죠”
춤과 노래에만 매달린 게 아니다. 연기력을 키우기 위해 연극 무대에도 뛰어 들었다. 관객과 바로 바로 소통 가능한 연극이야말로 진정한 연기라고 생각했다.
“연극을 했다고 말하면 연극 배우들한테 욕먹을 것 같아요. 남들한테 내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대학로 소극장의 몇몇 작품에 출연을 했어요. 연극은 관객과 소통하는,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구요”
▲‘사돈의 팔촌’의 영화 포스터. '사돈의 팔촌'은 ‘사촌이 아니라 사돈의 팔촌이었으면 좋겠다’라는 대화 장면에서 따온 영화 제목이다. [사진=서울독립영화제]
2012년 배소운은 연극 ‘도둑놈 다이어리’를 포함해 몇몇 작품에 출연했다. 그러다 2013년 영화 ‘닥터’를 통해 정식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첫 영화였던 ‘닥터’에는 신인 여배우가 감당하기에는 큰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 ‘닥터’는 아내의 불륜 현장을 목격한 후, 사이코패스로 변해가는 성형외과 의사의 내면을 그린 영화다. 산울림 가수 김창완이 의사 역을, 배소은은 아내 역을 맡았다. 극 중에서 내연남을 유혹하며 파격적인 노출신을 선보였다.
“감당하기에는 큰 짐이었지만, 어차피 거쳐야 할 관문이었기 때문에 ‘나는 할 수 있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죠. 그리고 무사히 촬영을 마쳤어요”
과감한 베드신을 찍어야했지만 영화 ‘닥터’를 통해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노출신은 그에게 통과의례 같은 관문이었다.
“지금 그때를 돌이켜 보면 극 중 역할을 즐기기보다는 어떻게든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던 거 같아요. 다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영화 개봉 후 신인 여배우의 파격 노출신이 화제가 됐다. 이어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누드톤 드레스로 다시 한번 대중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연기보다 노출로 스포트라이트를 먼저 받아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저에게 관심을 가져 준다는 사실 자체가 고마웠어요. 다시 노출신 섭외가 들어와도 마다하지는 않을 거에요. 앞으로 노출신을 찍게 된다면, 전체 스토리와의 상관 관계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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