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경마 승부조작에 가담한 경마 관계자와 조직폭력배 등을 적발해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용일)는 전·현직 기수와 마주 등 33명을 마사회법 위반혐의로 기소하고 달아난 6명에 대해 기소 중지했다고 22일 밝혔다.

비리에 연루된 이들 중 기수는 말을 긴장시켜 출주를 늦추거나 고의로 고삐를 당겨 뒤에 따라오는 말의 진로를 방해하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비리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경마브로커와 조직폭력배가 관여한 승부조작 첩보를 입수하고 2012년 서산지청 기록, 2014년 제주지검 기록, 2015년 안양지청 기록을 모두 분석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경마장 기수들은 동료 기수 A씨를 통해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총 1억450만원을 수수하고 18경기의 승부를 조작했다. 비리에 가담한 이들은 한 경주 당 우승 확률이 높은 3~4필의 경주마 중 1~2필을 제외하고 나머지 2~3필에 베팅해 적중률을 높였다.

또한 금품을 받은 기수는 말을 긴장시켜 놓고 출주를 늦추는가 하면 경주 도중에 고의로 고삐를 당겨 뒤따라오는 경주마의 진로를 방해했다. 또 추진동작을 작게 해 배당권 밖에 속하는 3착 이하로 늦게 들어오기도 했다.

특히 A씨는 과거 승부조작에 관여해 마사회법 위반으로 구속기소 돼 처벌을 받았지만 출소 후 다시 승부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료뿐만 아니라 조직폭력배와 사설경마장 운영자도 가담했다. 이들은 기수들에게 승부조작 대가로 각각 1억6540만원, 1억2050만원을 건넸다.

조직폭력배는 승부조작 정보를 활용해 직접 사설경마를 하거나 정보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담했다. 사설경마장 운영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영업장에서 마권을 구매한 이들의 배당금 지급 위험을 줄이고 다른 사설경마장에서 적중률이 높은 마권을 사들였다.

승부조작엔 조교사와 말 관리사, 마주도 있었다. 조교사 B씨는 마주 C씨와 말을 공동소유하면서 2014년부터 3395만원의 상금을 받으며 C씨에게 자신이 관리하는 경주마 30필의 정보를 제공했다.

조교사 C씨는 지난 2014년 조교사협회가 선정한 ‘최고 조교사’로 뽑혔으며 2015년엔 한국마사회가 시상하는 ‘다승 조교사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검찰은 이번 수사로 불법마주와 대리마주, 위탁관리 조교사 등 6명을 최초로 적발했다. 불법마주와 조교사들은 서로 친분을 쌓아 불법마주가 조교사에게 경마정보를 제공받고 2억원 상당의 사설경마도박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적발된 기수 중엔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경마비리에 가담했지만 경국 범죄에 이용만 당해 받은 돈까지 돌려준 기수도 있었다”며 “신고 당할까 두려워 승부조작에 계속 이용당하는 기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경마비리에 대한 정보수집활동을 강화하고 한국마사회에 적극적인 수사의뢰를 요청해 경마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