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포켓몬고’ 게임으로 전 세계적가 몸살을 앓았다.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포켓몬고는 국내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아 유저들의 원성이 높았던 게임이다.

게임 발매 얼마 후 속초에서 포켓몬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속초는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아 피서지로도 각광받는 곳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게임도 하고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속초로 향했다.

포켓몬이 많이 출현한다는 속초 해수욕장 인근에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로 가득했다. 해수욕을 즐기는 이들까지 더해져 속초 해수욕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백사장은 빨간 파라솔로 뒤덮혔다. 넓지 않은 백사장 전체에 파라솔이 시루 속 콩나물처럼 빽빽했다. 파라솔 간 간격이 좁아 사람 하나 지나가기도 힘들었다.

임대 업자들이 파라솔로 백사장을 모두 점령한 상태였다. 개인 파라솔은 백사장 내 칠 수 없었고, 파라솔을 치려면 바다와 동떨어진 곳에만 가능했다. 피서객들은 울며겨자먹기로 평상을 포함한 파라솔 이용료 3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현행법상 피서용품을 대여하는 자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허가를 받아 해수욕장 이용자를 상대로 영업을 할 수 있다. 불법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탈리아는 우리와 같이 삼면이 바다로 이뤄진 나라지만 해수욕장 사정은 우리와는 다르다. 평상까지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에도 해수욕장에는 비치배드와 파라솔이 쳐져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한국처럼 별도의 비용을 내야한다. 그러나 개인이 파라솔을 치거나 피서용품을 이용한다고 해서 누구 하나 제지하는 이가 없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골자는 해수욕장 피서객들도 직접 파라솔과 비치베드 등 피서용품 설치·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반도는 전국 방방곡곡 아름다운 해수욕장들로 넘쳐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바다를 내 마음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데 의문점이 생긴다. 해수욕장 파라솔 문제는 비단 속초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매년 반복될 것이다.

한 철 장사로 일 년을 먹고살아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해수욕장은 공유재다. 공유재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휴가철 바가지 근절을 위해서라도 시급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