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에 걸쳐 안방극장을 공략하고 있는 이덕화(64) 일가가 살고 있는 곳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고급주택단지다. 이곳은 지하철 2호선 방배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이 채 안 걸리는 역세권 지역이다.

11일 부동산 업계 및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덕화는 지난 1982년 해당 토지를 매입했다. 1995년 건물을 새롭게 올리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주택은 토지면적은 244㎡(약 74평), 연면적은 469.2㎡(약 142평),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이덕화는 본인 명의로 이곳을 소유했다.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이덕화의 주택은 집주인처럼 품격이 있어 보였다. 벽면을 캔버스 삼아 담쟁이넝쿨이 한 폭의 그림을 완성시켰다. 마당에 있는 단풍나무는 새빨갛게 물들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집 근처에서 만난 한 주민은 “‘아빠를 부탁해’에서 나온 그 집이 맞다”며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지나가면서 이덕화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덕화는 자신이 출연했던 프로그램을 통해 거주중인 주택 내부를 공개한 적이 있다. 원목가구로 꾸민 베이지 톤의 거실, 나무가 곳곳에 심어진 정원, 한쪽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트로피, 낚시용품으로 가득한 방 등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택 시세와 관련해 방배동 B부동산 관계자는 “실거주민이 많은 방배동은 주민 이동이 잦지 않고 현재 매물도 없는 상태다”며 “이덕화 집 시세는 평당 3500만~4000만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시세를 감안할 경우 26억원에서 30억원의 가치가 예상된다”며 “현재 매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실제로 거래가 이뤄진다면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 1972년 이덕화는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재학시절 TBC 13기 공채 탤런트로 출발했다. 데뷔작 ‘하얀 장미’로 주목을 받았다. 이덕화는 1976년부터 연이어 제작된 영화 ‘진짜 진짜 미안해’, ‘진짜 진짜 잊지 마’에 출연하며 하이틴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덕화는 ‘진짜 진짜’ 시리즈에서는 임예진과 호흡을 맞췄다. 당시 이 영화로 임예진 역시 현재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는 문근영 급의 인기를 누렸다.

1970년대 하이틴 스타였던 그는 1980년대에 들어와 대한민국 최고의 드라마 작가로 불리는 김수현이 집필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남성적 매력을 발산했다. MBC 드라마 ‘사랑과 진실’, ‘사랑과 야망’에 연이어 출연하며 국민배우 반열에 올랐다.

특히 사랑과 야망에서는 태수 역할을 맡은 그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지금도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의 드라마로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다.

1980년대 이덕화는 당대 최고의 엔터네이터였다. 그는 1981년부터 1990년까지 10년간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부탁해요’와 ‘여러분의 덕화에요’는 지금도 많은 이들이 따라하는 이덕화의 단골 멘트다.

이덕화하면 1990년대 ‘쌍방울 트라이’ 광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기존 속옷 광고와는 차별화된 이미지 광고로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한 광고였다.

이덕화는 중년을 지나면서 주연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자 현대극보다는 사극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MBC 드라마 ‘춘사 나운규’, KBS 드라마 ‘한명회’ 등에 출연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1994년 드라마 한명회를 끝으로 돌연 연예계를 은퇴한 이덕화는 정계 진출을 시도했다. 그는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 신한국당 후보로 경기도 광명시 갑 선거구에 출마했다. 그러나 그해 선거에서 낙선을 하며 연기자로 컴백했다. 그는 간간이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1998년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에 출연한 그는 세종문화회관 24회 공연 전석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는 어머니를 외면한 채 출세만 쫓는 불효자 박진호 역을 연기했다.

악극에서 흥행신화를 기록한 이덕화는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2001년 대하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윤원형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며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덕화는 1999년부터 17년 동안이나 ‘하이모’의 대표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이덕화는 1987년 ‘사랑과 야망’에 출연하면서 김수현 작가의 권유로 가발을 처음 사용했다. 한 번도 대중에게 가발을 쓰지 않은 민머리 모습을 보인 적 없던 이덕화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기념 연예인 친선축구 대회에 나와 헤딩을 하다가 민머리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대머리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이덕화의 명작인 2005년 MBC 드라마 제5공화국 주인공 캐스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전두환’ 역할을 맡아 가발을 착용하지 않은 채 촬영했다. 이덕화의 당시 연기는 진짜 전두환이라고 착각할 만큼 활약을 펼쳐 중장년 세대로부터 드라마가 아닌 리얼리티라는 극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