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 이순신 장군과 율곡 이이 선생을 배출한 덕수이씨 가문이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 빌딩 2채를 소유했다.

덕수이씨부원군파종회(이하·부원군파)와 덕수이씨춘당공파종중(춘당공파)는 영등포동6가에 위치한 건물 한 채를 각각 33%, 66% 보유했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4번출구 인근에 위치한 해당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다.

해당 건물은 대지면적 130.9㎡(약 39평), 연면적 234.01㎡(약 71평)이며 지난 2003년 6월 두 종파가 함께 구입했다. 1층에는 잡화점이, 2층에는 두 종파의 사무실이 각각 위치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해당 건물의 가치를 15억원 안팎으로 추산했다.

또 다른 종파인 덕수이씨수사공파종중(이하·수사공파)은 당산동4가에 위치한 신일오피스텔 전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 인근 주택가에 자리한 해당 건물은 총 15개의 호실로 이뤄져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건물은 지난 2002년 7월 완공됐다. 수사공파가 매입한 시점은 지난 2006년 3월이다. 당시 전 호실을 보유하고 있던 김 모씨로부터 15개 호실을 전체를 매입했다.

이 빌딩은 지하층 없이 지상 6층 규모로 대지 면적 267.8㎡(약 81평), 연면적 861.75㎡(약 261평)이다. 정성진 대표에 따르면 현재 시세는 약 15억원 안팎이다. 두 건물의 가격을 합치면 총 30억원에 달한다.

본관 덕수는 황해북도 개풍군 덕수리다. 덕수이씨 시조는 고려 고종 때 중랑장 벼슬을 지낸 이돈수다. 고려사에 따르면 이돈수는 1218년 거란군이 고려를 침입했을 때 출정해 물리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돈수의 손자 이소는 충렬왕 때 통정대부 지삼사사를 역임했다. 이소의 장남 이윤운은 광주부사·수원도호부사 등을 지냈다. 충렬왕으로부터 덕수부원군이라는 직함을 얻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이윤운의 자손들은 부원군파라 스스로 칭하게 됐다.

이윤운의 증손자 이양은 조선개국 후 순천도호부사·철원부사·공조참 등을 지냈다. 그의 호가 춘당공인 탓에 후손들은 스스로를 춘당공파라 일컬었다. 또 이양의 증손자 이의석의 셋째아들 이울은 1496년 무과에 급제한 후 경상좌도 수군절도사를 역임했는데 마찬가지로 수사공파가 탄생했다.

이의석의 넷째아들 이천수의 아들은 이원수다. 그는 1577년 신인선을 부인으로 맞이했는데 그녀가 현재 5만원권 지폐에 등장하는 신사임당이다. 이들 부부는 4명의 아들을 뒀다. 그중 셋째가 율곡 이이로 5000원짜리 지폐의 주인공이다.

아홉 번 과거에 급제해 ‘구도장원공’이란 별명을 얻었던 이이는 1000원권에 등장하는 퇴계 이황과 더불어 조선시대 최고의 유학자로 꼽힌다. 임진왜란을 앞두고 십만양병설을 주장했던 그의 통찰력은 유명한 일화다. 사후에는 영의정으로 추증되기도 했다. 또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서 맹위를 떨친 충무공 이순신 장군도 덕수이씨다.

2015년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덕수이씨는 총 5만8513명이다. 문(文)·무(武) 등 다방면에 걸쳐 높은 업적을 이뤄낸 후손들인 만큼 다방면에서 재능을 뽐내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개그맨 이홍렬이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MBC 일요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에 출연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영화계에 짧은 시간 큰 획을 긋고 요절한 배우 故이은주도 덕수이씨 일원이다.

연기력하나로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은 배우 이미숙, 1990년대 아이콘으로 불렸던 ‘까만콩’ 배우 이본, 아나운서 이승현 등도 덕수이씨다.

지난 2009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2010년 G20 정상회의 기획조정단장을 맡은 금용관료출신의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과 이주열 한국은행총재도 덕수이씨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