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4대 미인 중에 한 명으로 ‘서시(西施)’라는 여인을 꼽는다.

본명은 ‘시이광(施夷光)’이다. 그녀는 본래 중국 절강성의 아주 작은 마을에 살았는데, 그 마을의 서쪽에 살았다고 해서 ‘서시(西施)’라고 불렀다.

또 ‘동시(東施 )’라는 ‘동쪽에 사는 시(施)씨 성(姓)을 가진 추녀’도 있었다. 미녀인 ‘서시(西施)’와 상대되는 가공의 인물이다.

그런데? 원전에 의하면 ‘서시(西施)’는 ‘협심증을 앓고 있어서 늘 가슴이 아파 얼굴을 찌푸리고 다녔다(西施病心而顰其里)’고 전해진다.

어느 날 ‘같은 마을에 사는 못난 여자가 이를 보고 매우 아름답다고 생각하여(其里之醜人見而美之)’ 그녀도 ‘집으로 돌아와 가슴을 붙잡고 얼굴을 찌푸리고 다녔다(歸亦捧心而顰其里)’고 한다. 그럼 과연 그녀는 누구일까? 바로 ‘동시’이다. 

그녀의 이러한 모습을 보자 마을에 사는 부자들은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처자식을 이끌고 그녀를 피해 다녔다. 

그녀는 서시가 ‘가슴을 붙잡고 얼굴 찡그리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만 알고, 얼굴 찡그리는 것이 왜 아름다운지 그 까닭은 몰랐다(彼知顰美而不知顰之所以美)’고 전해졌다.  

그렇잖아도 못생긴 ‘동시(東施)’가 얼굴까지 찡그리며 다니는 것을 본 동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가까이 하기를 더욱 꺼린 것이다.

 
이런 일화에서 생긴 고사성어가 바로 ‘동시효빈(東施效顰)’이다.

 

원래 의도와는 정반대로 ‘더욱 추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남의 흉내를 내다 오히려 더 추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또 열자(列子)를 보면 ‘의심암귀(疑心暗鬼)’라는 고사성어도 있다. 

유래는 ‘…어떤 나무꾼이 평소 아끼던 소중한 도끼를 잃어버렸다. 분명 누군가 훔쳐갔다고 생각하자 아무래도 이웃집 아이가 수상쩍어 보이기 시작했다. 길에서 마주치면 왠지 슬금슬금 피하는 것 같고, 안색도 어둡고, 평소와 다르게 말도 더듬거리는 것 같았다.

나무꾼은 ‘저 녀석이 내 도끼를 훔쳐간 게 틀림없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는 지난번 나무를 하러 간 곳을 다시 가보니 도끼가 그대로 있었다.

이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이웃집 아이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아이의 얼굴이 밝아 보였다. 말투도 또박또박하고, 자신에게 친근감마저 보였다.

그의 선입견은 곧 ‘고정관념’이 돼 버렸다. ‘선입견’에서 시작되는 ‘고정관념’은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을 자신의 입맛대로 해석하고 재단하는 필터(filter)가 되고 만다. 그 이외의 모든 가능성과 창의성은 배제되고 마는 것이다…’라고 알려진다.

결국 ‘의심하는 마음을 품으면 있지도 않은 귀신이 나오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뜻이다. 원말은 ‘의심생암귀(疑心生暗鬼)’이다.

 

이와 유사한 성어로 ‘쓸데없는 의심을 품고 고민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배중사영(杯中蛇影)’과 ‘절부지의(竊斧之疑)’가 있다.

며칠 전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에 자리한 ‘홍승애 풍기인견’의 홍승애ˑ계호명 공동대표를 만났다. 두 대표가 이렇게 화두(話頭)를 던지면서 인터뷰를 시작한다.

“삼베는 베라고도 한다. 삼실로 짠 피륙이다. 모시는 저마포 , 저포라고도 한다. 또한 무명 또는 면포는 목화로부터 얻어진 면으로 짠 직물이며, 옥양목은 평직으로 짜서 표백한 면직물이다. 명주는 견사(絹絲)를 이용해 짠 직물로 비단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인견(人絹)이란 무엇일까?

홍 대표는 “누에가 입에서 뱉는 액체가 공기를 쐬고 굳어진 것이 명주실이다. 명주실로 짠 천이 비단이다. 예로부터 가장 아름답고 귀한 옷으로 여겨졌다. 이런 명주를 누에로부터 얻지 않고 화학의 힘을 빌려 만든 것이 ‘인조견사(人造絹紗)’이다”라고 먼저 설명한다.

이어 남편인 계 대표가 “비단 옷에 대한 갈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높아만 갔다. 많은 이들이 명주와 같은 아름다운 실을 만들 수는 없을까 고민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후 프랑스의 화학자 H.샤르도네가 착안해 마침내 ‘콜로지온(Collodion)’이라는 물질을 찾아내 약품 처리했다. 바로 이것이 최초의 인조견사(人造絹紗)이다”라고 덧붙인다.

그렇다. 인견은 자연섬유로 ‘비스코스 레이온(Visecose Rayon)’이라고도 한다. 누에를 대신하여 사람이 비단을 만들어 보겠다는 발상으로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비단과 인견은 엄연히 달랐다. 비단은 누에고치로 만든 동물성 섬유라 따뜻했지만, 인견은 펄프를 원료로 한 식물성 섬유라서 부드러우면서도 나무의 찬 성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또 인견은 일반적으로 구김이 잘 생기고 형태의 안정성이 좋지 않았다. 장시간 고온에 방치되면 황변(黃變)되기 쉬워, 면보다 일광에 쉽게 손상되는 등 내구성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지언정 매끄럽고 광택이 좋아 정전기 발생이 없다는 이유로 그동안 안감 소재로만 사용된 채 제대로 바깥세상으로 나와 보질 못했다.

그랬던 인견이 이제 본격적으로 세상 밖으로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열풍의 시발점은 어디일까? 당연 국내 인견직의 메카(Mecca)인 경북 풍기지역이다.

아닌 게 아니라 사실 풍기인견은 순수 자연섬유로 가볍고 시원하며, 몸에 붙지 않고, 통풍이 잘되어 일명 ‘에어컨 섬유’, ‘냉장고 섬유’, ‘웰빙 섬유’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 2008년 이후 공산품으로는 전국 최초로 한국능률협회인증원으로부터 5년 연속으로 ‘특산명품 웰빙 인증’을 받았다.

 

게다가 지난 2009년에는 전국 소비자들이 직접 뽑은 ‘대한민국 퍼스트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대표적 ‘웰빙 섬유’이기도 하다.

이뿐이 아니다.

 

경북 영주시는 지식경제부 공모 사업인 ‘풍기인견 명품화사업(RIS)’과 풍기인견의 우수성 홍보 등 인견 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 왔으며, 국내 행사는 물론 세계시장의 진출을 위해 수년간 다양한 친환경 패션 박람회에 참가를 했다.

또 해외 각국과의 수출상담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풍기인견의 본격적 수출을 위한 첫 걸음을 본격적으로 내딛고 있는 것이다.

날로 발전을 거듭해 자연섬유로 만든 ‘여름옷의 대명사’로 ‘웰빙 명품 옷’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풍기인견.

 

이제 풍기인견은 최근 특허청의 엄격한 심사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을 받았다.

 

상표권을 공식 인정받게 됨으로써 상표의 독점적 사용권리 확보는 물론 브랜드 가치 고양, 인견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인견업체의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함일 것이다.

인견의 메카인 풍기에서 인터뷰를 마치니 ‘홍승애 풍기인견’의 여러 상품들이 기자에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땀 흡수가 빠르다. 정전기가 거의 없다. 촉감도 차고 상쾌하다. 또 통기성이 좋아 땀띠를 예방한다.

 

식물성 자연섬유로 피부가 여린 갓난아기에서부터 알레르기성 피부, 아토피성 피부 등 피부가 약한 이들에게 매우 좋다. 또한 연로하신 노인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효도 상품이다.

 

나무의 특성 때문에 천의 성질이 차서 몸에 열이 많은 분들에게도 아주 좋다. 아울러 같은 천연소재 셀룰로오스 섬유인 모시나 삼베 등 다른 여름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라고.

 

오랜만에 가진 싱그러운 인터뷰였다.

지금, 한창 동겨울이 오고 있지만 이렇게 적고 싶다. 사자성어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 ‘옛 것을 익히고 그것으로 미루어 새 것을 안다’는 뜻 아니겠는가? 

이 말도 떠오른다. ‘면학(勉學)의 서(書)’ 의 주인공인 고(故) 무애(无涯) 양주동의 작품에 떠오르는 문구이다.

고인은 무사독학(無師獨學)했던 스스로 소년 시절의 경험담을 들려주어 딱딱할 수 있는 이야기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는 등 탁월한 문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표현에 있어서 난해한 한자어를 적절히 구사함으로써 현대 수필에서 맛보기 힘든 중후한 멋을 풍긴다.

 

차치(且置)하고.

고인은 올바른 독서 방법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먼저 고서와 신서의 비율을 같게 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리고 많이 읽되 자세하게 읽는 즉, 다독(多讀)과 정독(精讀)을 겸하는‘박이정(博而正)’의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독서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발견하기까지는‘애씀의 땀’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독서를 통해 진리를 탐구하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괴롭고 힘든 과정을 겪다 보면 그 속에서 독서의 진정한 취미와 즐거움을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남의 스승이 된 사람은 고전(古典)에 대한 박식(博識)만으로는 안 된다. 즉 고전을 연구하여 거기서 현대나 미래에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도리를 깨닫는 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예기(禮記)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다.

 

‘기문지학(記問之學. 피상적인 학문)’은 ‘남의 스승이 되기에는 부족하다(記問之學不足以爲師矣’라고. 그렇다. 공자가 노자에게‘옛 것을 널리 알면 오늘날의 일도 알게 된다’고 설파(說破)한 것처럼.

이미 적었듯이 ‘이고위감(以故爲鑑)’ 그리고 ‘학후고훈(學于古訓)’이란 말도 있다.

 

소중한 표현이다. 둘 모두 ‘옛 것을 거울로 삼는다. 즉 옛 성현의 말씀을 거울로 삼아 행동하다’라는 진정한 의미이다.

경상도 풍기에서 간만에 ‘우리의 옷감’ 인견을 접하니 느낌이 진정, 마냥 새롭기만 하다. 이른바 대선 정국에 소중한 성어임에 틀림이 없다. 어인 일일까? 짜증난다. 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