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끝없이 외계 생명체를 찾아 왔다. 지구상의 생명체와는 다른 생명이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라는 믿음과 그 지적 호기심이 인류에게는 여전히 강열하다. 그럼에도 우주 어딘가에 있을 법한 외계 생명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최근 외계 생명체의 신비를 벗겨줄 제2의 지구가 별견돼 전 세계 과학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열광적인 수준이다. 제2의 지구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뿐만 아니라 지구환경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인간과 유사한 생명의 존재 가능성까지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큰 지구환경과 유사한 제2의 지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행성의 이름은 행성을 발견한 우주망원경의 이름을 따 ‘케플러-22b’로 명명됐다.

‘케플러-22b’는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알맞은 섭씨 22도의 표면온도를 갖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주목 대상이다. 더구나 대기권에 구름층이 형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의 대양처럼 액체상태의 바다가 있다는 것도 놀랍다. 토양과 바위도 풍부하다고 한다.

이 정도쯤 되면 외계 생명체 수준이 아니라 인간과 유사한 생명체도 살 수 있을 법한 상상이 든다. 나아가 지구환경이 극도로 악화됐을 때나 핵전쟁 등의 세계대전이 났을 때 피난갈 수 있는 행성이라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물론 외계 생명체는 지구 환경과 달리 극저나 극고의 온도 또는 물이 없어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가령, NASA가 발사한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에 원시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확인됐는데, 생명의 근원인 액체는 물이 아닌 메탄인 것으로 드러났다. 타이탄에 생명체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생명의 물이 바로 메탄인 것이다.

인간이 이주를 하거나 희망을 하는 행성은 물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온도가 기가 막히게 맞아야 한다. 이번에 발견된 제2의 지구는 이런 점에서 흥분을 시키기에 충분하다. 단순히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하는 차원을 앞서 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환경과 유사한, 실제로 인간이 살 수 있는 제2의 지구가 발견됐다고 해도 문제는 그 행성으로 갈 수 있느냐의 문제가 걸린다. 인간의 수명을 길게 잡아 100년으로 잡았을 때 최소한 이 기간 안에 도달해야 지구환경과 같은 행성의 발견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케플러-22b’는 안타깝게도 광속으로 600년을 달려가야 하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인간이 이주하거나 피난처로 사용할 행성은 될 수 없다.

‘케플러-22b’를 지구 제2의 고향으로 만들려면 이동수단 개발이 필수적이다. 인간에게 의미가 있는 그 우주선은 반드시 광속도의 6배 이상으로 달려가야 한다. 우주선에 승선하고 사후에 도달해서는 의미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까지 절대원리로 받아들여지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광속 이상의 속도는 불가능하다. 광속의 속도를 내려면 무한대의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현재 지구의 모든 학문을 동원해도 광속도 이상의 우주선 개발은 불가능하다. 광속도 이상 그 자체가 현대과학의 모든 원리를 바꾸는 것이고, 아울러 그것이 우주원리에서 어긋난다.

‘케플러-22b’는 이처럼 발견 자체로 만족해야 할 상황이다. 인류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를 발견한 NASA는 대단한 위상을 확보하면서 전 세계 과학자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왜 그럴까.

미국은 발견 그 이상의 의미를 두기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외계 생명체, 특히 지구환경과 비슷한 행성을 찾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수많은 인재와 천문학적인 돈을 끝없이 쏟아 붇고 있다. 언뜻 보기에 아무런 현실적 이득이 없어 속된 말로 ‘미친 짓’이다. 미국의 이런 ‘이상한 투자’는 지금 이 순간도 진행형이다.

이번 제2의 지구 발견만 해도 수많은 우려곡절을 겪었다. 올해 2월부터 과학자들은 케플러 천체망원경으로 1000개가 넘는 ‘제2의 지구’ 후보감을 발견했다. 후보 행성의 수가 2326개에 달했다. 한 개 후보행성을 찾는 것도 지극히 어려운 일인 점을 감안하면 NASA의 노력은 차라리 눈물겹다.

NASA는 이들 후보 행성 중 10개만이 지구와 크기가 비슷한 것도 결국 알아냈다. ‘케플러-22b’는 행성의 위치상으로 생명체가 거주하기에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도 역시 밝혀냈다. 이 행성의 공전주기 조차 290일로 지구와 유사한 것을 발견했다. NASA의 이 같은 눈물 나는 노력은 왜 필요한 것일까.

미국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단연 우주개발 선진국이다. 미국은 수없이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려댔다. 화성 탐사선은 물론 토성과 목성 등에도 무인 우주선을 보냈다. 미국의 국익에 전혀 상관이 없는 일들에 막대한 국민혈세를 들여 하고 있는 것이다.

제2의 지구 발견 이상으로 우리가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대상은 NASA와 그 예산을 투입하는 미국, 그리고 이에 동조하는 미국 국민이라는 것이다. 우주개발은 미국이 세계의 지도국 위치에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구상의 최첨단 과학기술이 모두 미국의 손에 있다는 자존심의 상징이 또한 우주개발이다.

외계 생명체 탐사는 단순히 지적 호기심 차원을 넘어 국가 패권과 직접적 관련성을 갖는 것이라는 점에서 더 중요하다. 현대과학의 총아가 깃들어 있다. 인간의 본능인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전 인류의 지도자급 위치를 점하게 된다. 이것이 미국의 우주개발에 대한 보이지 않는 성과다. 재2의 지구 발견은 그래서 미국을 바라보기 무섭게 한다. 과학자들에게 무한 예산을 퍼 붇고 있는 미국의 미래는 그래서 계속 밝을 수밖에 없다. 제2의 지구를 찾아가지 못하면 발견 그 이상의 의미가 없지만 그것을 찾는 과정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가장 소중하게 다가오는 개인과 국가의 파워이자 미래권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