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 성필규, 컴퓨터 트레이딩 수익률 ‘쾌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富동산 > 일반

[우리동네 명사들(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성필규 PK투자자문 회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14 18:04:56

‘주식시장의 승부사’ ‘시스템 트레이딩의 전설’로 불리는 성필규 PK투자자문 회장은 전주에서 태어났다. 서강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투자론’ 강의를 접하면서 주식시장에 발을 들였다.

1994년 군 제대 후 복학해 전세보증금과 아버지에게 받은 종잣돈,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모아 약 500만 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학교 인근에 있는 증권사에서 계좌 개설 후 여유 있을 때마다 주식을 사고 팔아 쏠쏠한 이익을 챙겼다.

1990년대 말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성 회장은 졸업한 서강대의 상징물인 조류 ‘알바트로스’라는 필명으로 증권 커뮤니티와 개인 블로그에 당일 수익과 과정을 빠짐없이 적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에 재미를 느껴 주식투자를 지속했으며 1998년 졸업하자마자 전업투자자의 길로 들어섰다.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성 회장은 “학창시절 제가 생각해도 주식투자를 꽤 잘했다. 졸업하는 시점이 외환위기 직후로 IT종목들이 상승세를 타고 폭발을 시작하는 단계였다”며 “지금 생각하면 그런 시장은 다시는 오지 않겠지만 당시는 첫 상한가를 기록한 IT 종목을 따라서 사기만 해도 돈을 벌던 시절이었다”라고 회상했다.

2000년대 초에는 선물옵션에 뛰어들었다. IT 관련 종목이 너무 상승해 버블 붕괴가 우려되던 시점이었다. 주가가 빠지는 시기에 무얼 해야 할까 고민하다 선물옵션에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투자를 잘한다고 소문난 그도 완벽할 순 없었다. 가장 크게 망했던 2004년 5월10일은 최악의 날이었다. 앞서 작전 세력에 휘말려 두 번 파산한 후 이날 장중 12억8000만 원의 손실로 세 번째 파산을 경험했다.

실패를 뒤로하고 컴퓨터를 이용한 시스템 트레이딩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시스템 트레이딩은 매매 조건을 컴퓨터에 입력해 놓고 조건에 맞으면 저절로 매매가 이뤄지는 거래 방식이다.

한경 주식투자 대강연회에서 그는 “감정을 제어한 원칙 매매가 결국 승리한다. 이에 가장 적합한 것이 시스템 트레이딩이다”라며 “시장은 탐욕과 공포의 두 가지 심리에 의해 움직인다.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기계적인 매매(시스템 트레이딩)가 리스크 관리에 최적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시스템은 금융 위기가 전 세계를 덮친 2008년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해 성 회장은 한 달 만에 2배가 넘는 수익을 냈다. 특히 2006년부터 몇 년간 연속 수익을 낸 기록은 개인 투자자로서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성과로 꼽힌다.

전업투자자로서 실전 투자에서 큰 수익을 거두며 ‘재야의 젊은 고수’로 불린 그는 2010년 ‘필규’의 알파벳 이니셜을 따 PK투자자문을 설립해 제도권에 뛰어들었다.

그가 운영한 파생상품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을 기초자산으로 기초자산의 가치변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다. 누군가 벌면 누군가 잃는 제로섬 게임으로 위험성이 매우 높지만 상품의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빠르게 내다본다면 이길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자신이 만든 트레이딩 시스템을 활용해 PK투자자문에서 자문한 절대수익형 사모펀드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고액 증권방송 강사로 활동했으며 냉철한 종목 분석과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는 강의로 매회 조기 마감되는 인기를 누렸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