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카카오 ‘쩐의 전쟁’에 개미 참전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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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SM 경영권 분쟁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10 00:02:30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의 경영권 확보를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의 ‘쩐의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최근 하이브가 SM 주식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고, 카카오가 같은 시도에 나섰지만 이 역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들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할수록 SM의 주가가 연일 상승하는 바람에 개인 소액투자자(개미)들의 묻지마 투자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이브는 이달 1일까지 12만 원에 진행한 공개매수에서는 SM 지분 0.98%밖에 매입하지 못했다. 앞서 하이브는 주당 12만 원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SM 지분 14.8%를 취득했다. 이로써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지분과 공개매수 지분을 합쳐 SM 지분 15.78%를 확보하게 됐다.

법원은 SM이 카카오를 대상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판정했다.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SM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다. 이에 카카오는 7일 공시에서 이달 26일까지 최대 1조2500억 원을 투입해 SM 주식 833만3641주를 주당 15만 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총 39.9%의 지분으로 SM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문제는 SM 경영권 분쟁이 주식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브가 SM 주식 공개매수에 실패한 원인으로 SM의 주가가 12만 원을 상회한 점이 꼽힌다. 카카오가 7일 SM 주식을 주당 15만 원에 공개매수한다는 공시가 뜨자 전날 13만100원이던 주가가 다음 날 14만9700원까지 올랐고, 8일 장중 16만 원을 돌파했다. 주가상승의 흐름이 과열된 가운데 대차잔고 역시 상장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SM 대차잔고는 7일 기준 7660억 원으로 전날인 6일 5525억 원 대비 1000억 원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금융투자협회 통계상 잔고가 집계된 2010년 이래 역대 최대치다. 주가가 8만 원대이던 2월 초 대차잔고가 1628억 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동안 5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대차잔고는 대차거래로 빌린 주식의 잔고를 말한다. 대차거래란 기관이 주식을 빌리는 거래로, 늘어난 만큼 주식 차입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대차를 통한 차입 주식이 공매도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관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 대차거래로 주식을 빌려야 한다는 점에서 공매도가 쏟아질 위험도 커지게 된다.

여기에 주가가 급격하게 오르자 단기 차익을 기대하는 신용융자 거래도 몰렸다. SM의 신용융자 잔고율은 지난달 28일 105만4001주에서 전날 119만4614주로 13.34% 올랐다. SM의 신용거래 잔고율은 5.01%로, 코스닥 평균 신용거래 잔고율인 2.31%의 두 배를 넘는다. 개인 투자자가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동안 공매도 거래량도 늘었다. 전날 기준으로 SM의 공매도량은 10만3112주였고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4.02%였다.

경영권 분쟁 탓에 단기간에 급등한 종목에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신용융자 거래 비율이 높은 종목은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반대매매 추세가 급격하게 일어 주가 하락 속도를 가속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거래가 몰리는 종목은 공매도 세력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투자자들은 지금 당장 시장에 뛰어들기보다 당분간 관망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