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독일은 저출산 문제 어떻게 극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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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 국가 장기 플랜의 필요성

이건혁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7 00:02:30

어느 나라든 공통적으로 가진 사회 문제들이 있다. 어제와 오늘의 유행어가 다를 만큼 변화의 시대 속 거론되는 문제는 세대 갈등부터 해묵은 지역 갈등까지 다양하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고령화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는 경제·사회적으로 앞서 나간 유럽 지역 국가들부터 경제 발전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어느 시점에 이른 국가들의 주요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저출산 문제를 먼저 마주했던 국가들 속에서 긍정적인 씨앗들이 싹을 틔우고 있다. 그 한 예가 캐나다로, 2021년 인구수가 3699만1981명으로 2016년보다 180만여 명이 늘었다. 해결책은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해당 기간 늘어난 인구 중 80%가량이 이민자였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고급 인력을 우대하며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이민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국내에서 인력이 부족한 특수기술직·고급 인력을 겨냥해 우대한 것이다. 심지어 캐나다 대학 졸업 후 1년 이상 근무하면 영주권을 부여하거나 외국 벤처기업 창업주를 대상으로 영주권을 발급하는 정책을 펴기도 한다.

온라인 이민 지원 시스템으로 영주권 발급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캐나다는 앞으로 2024년까지도 캐나다 인구의 1% 규모인 370만 명의 이민자를 추가로 수용할 계획이다.

대서양 건너 독일은 장기적 가족 정책을 통해 인구 반등에 성공했다. 독일은 2000년대부터 ‘일하는 여성’을 공략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고학력·고소득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사실에 집중한 것이다.

이를 위해 독일은 남성의 육아 참여를 독려했다. 남성의 육아 휴직도 필수적인 요소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 자연스럽게 육아를 분담하도록 한 것이다. 독일 남성의 육아휴직자 비율은 2006년 3.5%에서 2013년 34% 수준까지 끌어올려졌다. 1995년에 합계출산율이 1.24였던 독일은 2020년에는 1.53까지 올라간 상태다.

그러면 이쯤에서 우리나라는 어떤지 짚어 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합계출산율 0.78을 기록하며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3년부터 완고하게 꼴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국가가 방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만 약 280조 원을 투입했다. 역대 정부들도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1987년 이후 대통령 취임 전보다 취임 후 합계출산율이 높아진 정부는 없었다, 오히려 관련 지표들은 나빠지는 모양새다. 혼인 건수도 줄고 혼인 연령 시기는 늦춰지고 있다.

다시 캐나다와 독일로 돌아가 보자. 캐나다는 시기에 따라 이민 정책의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다. 독일은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공통점은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꾸준히 사회 분위기를 바꿔 나간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깊이 있는 고찰과 사회적 합의보다는 입맛 따라 달라지는 정책으로 효과를 보기도 전에 뒤엎는 일이 다반사다. 물론 그런 정책을 유지했다고 효과가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 맹목적으로 출산하면 어떤 혜택을 주겠다는 방식으로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

저출산 문제는 대표적 예시일 뿐이다. 1970년대부터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한 온갖 정책이 쏟아져 나왔음에도 사교육비가 매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되풀이되는 사회 문제가 많다. 그런데도 되짚어 보려는 노력이 없는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씁쓸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가 당장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따져서 각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토론이 시급한 때다.

이건혁 g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